[김근동 위원의 바이오산업 에세이8] 바이오 산업계가 사용하는 용어 이해하기 
[김근동 위원의 바이오산업 에세이8] 바이오 산업계가 사용하는 용어 이해하기 
  • 편집국
  • 승인 2019.11.20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근동 위원
김근동 위원

"바이오산업계가 사용하는 용어는 언어 자체의 뜻만 아니라 그 용어가 함축하고 있는 내용을 알려주는 표현이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형의 참여정부 시절에 '황금박쥐'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미래의 신수종산업 육성에 관련한 정권 실세들의 이름을 따서 만든 말이다. 

'황금박쥐' 중에서 황은 서울대학교의 황우석 교수를 말했다. 줄기세포(stem cells) 라는 용어를 대중화시켰다. 금은 청와대의 김병준 정책실장을 말했다. 미래 한국을 먹여 살릴 차세대 산업 발굴을 지휘했다. 

박은 청와대의 과학기술비서관이었던 박기영 교수를 말했다. 생물학자로서 바이오기술의 육성을 기획했다. 쥐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ICT 융합산업을 현장에서 이끌었다. 

황우석 교수와 박기영 과학기술비서관은 황무지나 다름 없었던 한국의 바이오산업계에서 사용하는 일부 용어를 국민들이 알기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보급하는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 

당시만 해도 일반인이 병원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후에도 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기가 힘들었다. 의사가 처방하는 병이나 약이 모두 외국어인 영어로 되어 있었다. 

환자는 병원과 의사를 무서워 했고 자기 몸의 병을 의사가 어떻게 치료하는 지를 잘 몰랐다. 일반인은 보건 의료 제약 분야의 바이오산업계가 사용하는 용어를 알 수 없었던 것도 하나의 요인이었다.  

이럴 때 황우석 교수가 척추장애로 누워 있는 환자를 찾아 줄기세포로 치료하게 되면 병이 나아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라며 용기를 줘 세상을 놀라게 했다. 

도대체 줄기세포란 무엇일까? 각종 언론매체는 줄기세포라는 용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인체의 각종 장기세포의 예를 들었고 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 불치병을 치료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등으로 바이오산업에의 관심도를 높였다. 

이 때부터 한국 바이오산업계가 외국어를 번역(원어와 함께 표기)해 독점적으로 사용해 왔던 용어가 비로소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하게 되었던 것이다. 

최근에 들어와 제2차 한국 바이오산업의 붐이 도래하고 있다. 이 분야의 연구개발에 참여해 유망한 연구과제와 그 방향만 제시해도 주목을 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 

바이오기업은 증권거래소의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신기술  연구개발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 마련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 특례로 상장된 바이오기업의 주가는 미래 가치를 기대해 크게 상승했다. 

투자가들은 자기가 주식을 구입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동향에 주목하게 된다.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기업의 경우 중간에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가는 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때 바이오산업계가 사용하는 온갖 용어를 듣게 된다. 임상 3상 실험의 준비가 어떻게 되어 간다든지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을 준비했거나 실패했다는 등의 설명을 듣게 된다. 

하지만 바이오산업계가 사용하는 용어를 봐서는 실제로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인지, 정부기관의 승인을 받기 위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알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외국의 어떤 면역항암제 신약의 경우 미국과 그리스에서 실시한 임상실험의 결과가 달랐다. 미국 FDA에 등록 신청시 유리한 미국의 임상실험 결과를 제출해 승인을 받는다. 

대조군(비교대상)인 무슨 제약과 비교 실험했더니 면역세포 T레그(세포)에 있는 PD-1이나 CTLA-4를 조절해 암세포를 치료하는 "유의미한 결과"(애매한 표현)를 얻었다지만 실제 환자 치료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았던 그리스의 임상실험과 유사했다.

위와 비슷한 개념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한국의 어떤  제약회사는 미국 FDA 신청을 앞둔 사전 준비 단계에서 위의 용어를 사용해 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했지만 당시 일반인들은 용어에 함축된 내용을 몰랐다.

최근 바이오산업계가 신약 효용 발표시 자주 사용하는 용어인 병용요법에 대해 선진국 환자 치료의 현장에서 나오는 입증 데이타를 통해 다시 보자. 원래 이 용어의 의미는 신약에다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하면 유효성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항암제 치료를 한 미국 및 일본 암환자의 데이타에서는 단일 항암제 투여-항암제 병용 투여-항암제 교체 투여 순으로 생존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항암제 병용요법이 환자 사망율을 낮추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치열한 신약개발과 관련해 이렇게 잘못되거나 반대 현상이 일어나는 데도 바이오산업계가 사용하는 용어에 내포된 옳바른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 결과는 환자의 더 많은 희생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한국의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하고 넘고 가야할 숙명이라는데 기인한다. 

지나친 공포감을 주는 "암"이라는 말을 "종양"이라는 용어로 통일하거나 "신약"을 "창약(새로 창조한 약)"이라고 한다든지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병용요법"이란 용어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바이오산업계가 실행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