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온전한 것 찾기 힘든 재취업(전직)지원서비스법, 이대로는 안 된다
[이슈] 온전한 것 찾기 힘든 재취업(전직)지원서비스법, 이대로는 안 된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11.29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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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등장할 시행령·시행규칙에 현장 목소리 반드시 담겨야
수정 없이 진행된다면 전직지원장려금 실패 전철 밟을 수도
법 테두리 밖 위치한 취약계층 보듬을 수 있는 후속대책 필요
사진제공 노사발전재단
내년 시행되는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이 풍요로운 인생 이모작을 가능케 해줄 수 있을까. 현재대로라면 쉽지 않아보인다. 사진은 전직을 꿈꾸는 금융권 퇴직자들의 교육 현장. 사진제공 노사발전재단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 법률 일부 개정안’, 일명 '재취업(전직)지원서비스법'의 시행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풍요로운 신중년 인생 이모작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준 재취업지원서비스법에 대한 시선이 발표 초기와는 달리 곱지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 2001년 등장했던 전직지원장려금제도의 재림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

전직지원장려금 제도는 제도 자체의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결과 제도 시행 10년만인 2010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누구보다 앞서 전직지원의 중요성을 설파해온 한국전직지원협회 윤종만 회장은 이 과정을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다.

윤회장은 “까다로운 신청요건과 후불제 비용환급 형태, 과도 행정 절차나 문서 요구 등 고용조정 실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시행되는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이 전직지원장려금 제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장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과거의 실패 요인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불행히도 전직지원장려금 때의 그 분위기와 유사한 기류가 감지된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 대상이 너무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향후 발표될 시행령 내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안대로 추진된다면 재취업 지원 서비스의 적용대상은 상시근로자 1000인 이상 사업장이 될 게 유력하다. 법안 자체가 기업의 부담능력과 실행가능성을 고려하여 대규모 사업체를 대상으로 시작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업체 가운데 근로자가 1000인 이상 사업체가 0.03%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임시일용직 근로자를 제외하고 상시근로자만 보면 그 비율을 더 낮아지는 상황. 이대로라면 법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는 거의 없다는 말이 된다.

때문에 기준점을 하향 조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조차도 500인 내지는 300인이 기준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기준을 완화한다 해도 수혜자의 폭은 여전히 좁을 수밖에 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사업장의 85%는 5인 미만 사업체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법은 무용지물에 다를바 없다. 정말 지원이 필요한 근로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취업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가 전무한 것도 문제다. 최근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라 플랫폼 종사자나 특수고용형태 종사자가 크게 늘고 있다. 근로기준법조차 보호하지 않는 취약계층이지만 이들의 경우는 아예 논의 대상에서도 빠져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시행령에 담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고종사나·플랫폼 노동자는 논의조차 없어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은 기본적으로 고령자의 고용촉진을 장려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현재의 안은 지원대상의 연령 하한을 55세로 추정하고 있다. 50세를 기준으로 하자는 목소리도 들려오지만 그렇다고 해도 실효성 확보에 대한 우려를 떨칠 수는 없다.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49세임을 감안한다면 40세 혹은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실효성이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자발적 퇴직자들의 경우도 논란거리다. 현재 추진되는 법안은 비자발적 퇴직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자발적 퇴직자의 상당수가 문자 그대로 자발적 퇴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임을 고려한다면 이들에 대한 고려도 뒤따라야 한다. 

자발적 퇴직자라고 해도 퇴직 후의 재취업과 노년 보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책대상을 비자발적 퇴직자로 한정하는 것 역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아직 초기 형태의 법안임을 고려한다고 해도 현재의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이 보여주는 내용들은 허점투성이, 그 자체다. 이 부분은 향후 발표될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서 상당수 보완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현재 이와 관련된 다양한 간담회나 세미나, 혹은 내부 논의를 통해 개선 방향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법의 취지다. 재취업지원서비스 법의 우수한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된다면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 혹은 초고령화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보장책이 될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결국 전직지원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내용에 달려있다. 

앞서 언급한 전직지원장려금의 실패는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내년 시행되는 재취업 지원서비스법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11월 27일 개최된 '2019 중장년고용전략포럼'. 이번 포럼은 '초고령사회에 따른 중장년 고용 지원과제 및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중장년 대상의 고용지원 과제와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11월 27일 개최된 '2019 중장년고용전략포럼'. 이번 포럼은 '초고령사회에 따른 중장년 고용 지원과제 및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중장년 대상의 고용지원 과제와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한국고령정책연구소 지은정 연구위원은 지난 27일 개최된 ‘2019 중장년고용전략포럼’에서 전직지원서비스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철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전직지원서비스와 기존 고령자 고용서비스와의 관계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것이 지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경제 종사자 등을 포괄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지 연구위원은 “퇴직예정자들의 욕구조사, 퇴직고령자에 대한 노동 수요조사 등을 병행해 상명하달식 정책을 지양하는 것이 성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온라인 서비스와 찾아가는 서비스 등으로 다양한 접근 루트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균관대학교 전용일 교수도 유사한 진단을 덧붙였다. 전교수는 “현재 부처별, 지자체별로 이루어지는 개별적 서비스는 전달체계의 비효율로 인해 제 기증을 할 수 없다”며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효율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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