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컬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컨택센터산업
[황규만의 컨택센터 컬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컨택센터산업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12.27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일하는 아웃소싱산업
황규만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황규만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2019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非 대면채널의 핵심인 컨택센터산업이 그동안 어떻게 변화해 왔고 미래에는 어떤 모습일지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동안 컨택센터산업은 지식을 서비스하는 지식서비스산업으로서 20여 년 동안 서비스 산업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해왔습니다. 만의 하나 기업에 고객의 불편을 들어주고 해소해주는 컨택센터가 없었다면 기업과 고객간의 소통은 단절되어 고객은 불편을 느꼈을 것이며, 기업은 고객의 소리를 듣지 못해 제품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고객의 불편이 해소되지 않으니 '단골'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렇듯 고객이 있는 기업은 반드시 컨택센터(고객센터, 콜센터)를 구축해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하면서 야기될 수 있는 고객의 불편사항을 해결해주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경우입니다. 아직까지도 중소기업들은 컨택센터를 설치하고 고객의 소리를 들을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콜센터가 구축되기 시작한 것은 080수신자부담전화가 나오면서부터라고 보면 됩니다. 그 전까지는 기업들이 제품은 팔고 서비스는 등한시하던 때였습니다. 아직 서비스마인드가 정착되기 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전화요금도 발신자부담이었지요. 

특히 그 당시에는 시내전화와 시외전화(30km이내, 100km이내, 100km이상 등)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시외전화 요금이 꽤 비싼 편이었지요. 그러나 080수신자부담전화가 나오자 제품이나 서비스에 불만이 있는 고객은 무조건 080번호를 누르기 시작했지요. 이것이 콜센터의 시작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지만 당시에는 전화권유판매라는 것이 효과가 매우 좋은 판매방법이었습니다. 판매목적에 맞는 DB만 구할 수 있다면 성공 확률이 매우 높았지요. 그 당시 가장 많았던 TM이 특급호텔 멤버십 판매와 피트니스 그리고 아파트 판매였지요. 혹은 전화로 고객과 약속을 잡아주면 영업사원이 방문해 계약을 체결하는 2단계 전략을 활용하기도 했지요.

이때만 해도 기업 내 서비스부서였던 콜센터 업무는 처음에는 마케팅이나 서비스부서 직원들이 전화를 받아오다가 고객이 점점 늘어나면서 콜센터를 전문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고 싶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콜센터 업무를 전문 아웃소싱기업에 맡기기도 했습니다. 

초기에 아웃소싱기업들에게 유일무이하면서도 가장 큰 고객은 유무선사업을 다하고 있던 KT(구 한국통신)였습니다. 지금 컨택센터 아웃소싱기업의 대부분은 그 당시 KT로부터 아웃소싱을 받아 사업을 키워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때만 해도 콜센터산업은 단순 아웃소싱이라기보다는 마케팅 컨설팅사업으로 수익도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파견법이 통과되고 시행이 되면서 아웃소싱시장에 파견기업이 들어오면서 가격이 지금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1인당 300~400만원 정도였던 아웃소싱이 파견기업들이 저렴하게 치고 들어오면서 150~200만원으로 떨어지게 되었고, 그 가격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웃소싱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파견기업이 아웃소싱시장에 들어와 이익이 줄기는 했어도 사업을 할 만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KT가 외부 기업에 위탁했던 컨택센터 아웃소싱을 자회사로 분사한 컨택센터 전문 아웃소싱기업에 주면서 아웃소싱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이때 공공기관들이 민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콜센터 아웃소싱을 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컨택센터아웃소싱시장은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됩니다.

하지만 2017년 5월 10일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이틀 후인 12일 문재인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 정규직 정규직화"선언을 하면서 공공부문도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컨택센터아웃소싱시장은 KT와 공공이라는 큰 고객이 빠져나가면서 멘붕(멘탈붕괴) 상태에 빠졌습니다. 

공공도 문제지만 공공에서 시작된 정규직화가 민간시장으로 흘러가면 더 큰 문제인 상황이었는데 다행히도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월 5일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민간 위탁 근로자들을 공공부문 정규직으로 전환하던 정책을 사실상 철회하겠다고 밝힙니다. 정규직 전환보다는 근로조건 개선으로 정책을 선회한 것이죠. 

노노갈등도 문제인데다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담사들은 컨택센터아웃소싱전문기업의 정규직인데 이를 공공부문의 비 정규직이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컨택센터라는 것은 콜 인입이 일정하지 않아 유연성을 가지고 운영을 해야 하는데 공공부문 자회사를 만들 경우 대국민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20다산콜센터가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컨택센터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가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몇몇 공공기관을 제외하고는 거의 10년 넘게 컨택센터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멈춰있었지만 최근 들어와서 RPA, 챗봇, 인공지능, CLOUD 등에 서서히 투자의 물꼬가 터지지 시작하고 있고, 그런 기술에 대한 투자로 인해 컨택센터는 상담사들이 해왔던 단순한 업무들은 RPA나 챗봇에게 이관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상담사들은 어떻게 될까요? 

모두들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지만 챗봇들이 혼자 일할 수 있을 정도로 Q&A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때까지는 상담사들이 챗봇을 제어하면서 Q&A를 구축하게 될 것이며, 대면 쪽에서 표준화가 가능한 업무나 어느 채널을 통해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Omni채널을 구축하면서 업무 효율도 높이고, 새로운 일도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로 인해 가장 먼저 없어질 직업이 상담사라는 조사결과도 있었지만 RPA나 챗봇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를 보면 대체하기보다는 서로 win-win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반대로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는 쉽다는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처럼 인간도 컴퓨터도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고객서비스를 구사한다면 환상의 궁합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요즘 컨택센터는 상담사만 아웃소싱하는 것이라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Human agent와 Digital agent를 함께 아웃소싱하는 추세입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일하는 아웃소싱산업이 새로운 아웃소싱 시장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