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알파라이징(α-Rising)산업'과 '디지털 화물'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알파라이징(α-Rising)산업'과 '디지털 화물'
  • 편집국
  • 승인 2020.01.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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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앱노멀(New Abnormal),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은 알파라이징 산업에 주목
●포드 T형 자동차는 출시 6년만에 10% 보급률, 아이폰은 출시 5년만에 보급률 14.7%
●’14년기준 국가 간 교역증가는 데이터형태(2.8조달러)가 상품 교역(2.7조달러)보다 많음
●디지털화물, 3D프린팅 등 알파라이징과 결합한 물류는 전통적 공급망을 변화시킬 것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2020~2030년, 또 다른 10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모든 것이 바뀌는 10년, 무엇을 준비하고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또 다른 10년이 온다 2020 - 2030 경제의 미래』에서 한국경제신문 한상춘논설위원은 “2020년대에 들어서기 전부터 주도권을 확보한 4차 산업은 융·복합 추세가 더 심화된 6차 산업으로까지 격상될 것으로 예상되며, 알파라이징(Alpha rising), BOP(Bottom of the Pyramid), 뉴 프런티어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제3섹터’가 부상하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또한 2020년대 세계 경제는 환경 측면에서는 ‘뉴 노멀(New Normal)’에서 ‘뉴 앱노멀(New Abnormal)’, 위험관리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에서 ‘초불확실성’으로 한 단계 더 심화됨을 전망했다.

뉴 앱노멀·초불확실성 시대가 긴장되는 이유는 어느 날 부지불식간에 갑자기 대변화(빅 체인지; Big Change)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종전의 이론과 규범과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미래의 예측이 어려워짐에 따라, 오직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개혁과 혁신 그리고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뉴 앱노멀·초불확실성 시대가 가져올 빅 체인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그에 따르는 어마어마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전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10대 부국에 드는 데 과거 노멀 시대에서는 최소 30년이 걸렸지만, 뉴 노멀, 불확실성 시대에는 10년 이내에도 가능했다. 이 기간은 뉴 앱노멀, 초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더 단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 앱노멀(New Abnormal),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은 알파라이징 산업에 주목해야 
포드자동차,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월마트 등의 기업은 사업을 시작하는 싯점에선 당시 현존하는 산업이나 제품, 서비스와 완전히 다른 컨셉에서 시작했고, 새로운 평가잣대에 따라 부각된 알파라이징(Alpha-Rising) 기업이다.

알파라이징 산업이란 현존하는 제품, 서비스나 업종이 아닌, 급속히 떠오르는 산업을 말한다. 신제품, 신기술이 새로 추가된다는 관점에서 '알파(α)', 새 평가 잣대에 따라 부각되고 성장한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을 붙여 만들어진 용어다. 또한 알파라이징 기업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 급속히 성장하는 회사라는 의미한다. 이들 기업은 시간이 경과되면서 큰돈을 벌 수 있는 빅 마켓(Big Market)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나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은 동물의 성장곡선인 ‘S자 곡선’을 준용한다. S자형 투자 이론에 따르면 어떤 기술과 제품이든 초기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단 보급률이 10%에 달하게 되면 급속히 단기간에 성장하며, 이후 50%까지 성장률이 가속하고 50%에서 변곡점을 지나 성장률이 서서히 줄어든 후 90%에 도달하면 정체된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급률 10%를 달성한 제품과 기업에 주목하라는 의미이다.

◆포드 T형 자동차는 출시 6년만인 1914년 보급률이 10%에 달해
자동차는 1886년 처음 발명된 뒤 1908년 포드의T형 자동차가 양산되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1908년부터 1927년까지 대량생산된 포드의 T형 자동차는 미국의 자동차 시대를 가져온 차라는 평가를 들었다. 별명은 틴 리지(Tin Lizzy). 우리말로 의역하면 싸구려 깡통차(양철통)라는 뜻이다.

1908년부터 1927년까지 19년 동안 무려 15,007,033대가 판매되었다. 1908년에는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만들어졌는데, 1914년에는 24초당 1대가 생산되었다. 이 자동차는 전세계 최초의 국민차로 컨베이너시스템, 단일모델 단일색상, 차체규격화를 통해 자동차의 대량 생산혁명을 가져온 가성비가 출중한 자동차였다.

대량생산은 생산원가와 가격도 떨어뜨렸다. 대당 850달러로 업계 최저 수준이던 T형차의 가격은 하락을 거듭하며 1923년에는 290달러까지 떨어졌다. 15년 동안 가격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65.8%나 하락한 것이다. 당시 고급차 가격이 2,000 ~ 3,000달러 정도였다

이때부터 당시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었던 고소득층 틈새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해 1914년께는 보급률이 10%에 달했다. 그 후 자동차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14년 만인 1928년 보급률 90%에 도달했다."

◆아이폰은 출시 5년만에 2012년 보급률 14.7% 기록
2007년 6월 29일, 애플은 미국을 시작으로 아이폰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폰 4GB 모델은 499달러의 다소 비싼 가격에도, 출시 첫날 수천명의 고객들이 아이폰을 구입하려고 애플스토어 매장에 줄지어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2007년 11월까지 1,400만대 이상의 아이폰이 팔렸고, 스마트폰 보급률은 2.6%, 5년지난 2012년 14.7%로 두 자리를 기록했다. 

그 후 스마트 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12년 만인 작년에는 50%를 넘어 전세계 인구의 반이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는 보급률이 7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3년간의 미국의 기업의 실적을 보면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알파 라이징 기업들의 주가가 지금 가장 많이 올라간 모습이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종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앞으로 떠오르는 '알파(α) 라이징(Rising)'산업과 기업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글로벌 선도업종들이 미래 트렌드를 감안해 개발중인 업종(상품)은 대부분 알파 라이징을 염두에 둔 것이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지금 상품을 개발하여 향후 3~5년 후 상품이 출시되어,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하면 지금 많은 비용을 들여 상품 개발을 하지는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알파라이징’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 유망 기술인 인공지능, 뇌과학, 핵융합, 양자컴퓨터, 자율주행자동차, 휴머노이드, 웨어러블, 가상현실 증강현실, 헬스케어와 바이오 산업 등으로 이미 연구·개발(R&D) 중이거나 개발이 완성돼 출시를 시작했다. 이들 산업은 향후 3~5년 후면 보급률 10%를 달성하고 새로운 알파라이징 산업과 기업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14년 기준 국가 간 교역증가는 데이터 형태(2.8조달러)가 상품 교역(2.7조달러)보다 커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MGI) '디지털 세계화'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정보 유출입 급증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세계화는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앱, 스트리밍 서비스, 페이스북 등을 넘어서 기존의 대기업까지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GE는 3D 프린터로 제트엔진의 연료 분사장치를 만드는 데까지 확장하는 등, 2020년까지 10만개의 항공기 관련 부품을 3D프린팅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무역에서도 실물 대신 ‘디지털 화물’이 오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종전에 고객이 제품 견본을 요청하면 생산·판매자는 실물 샘플과 종이 내역서를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이메일로 설계도 보내고 고객이 직접 3D프린팅하는 디지털 화물로 무역구조가 바뀌고 있다.

종전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금형을 주문했지만, 이제는 3D프린팅을 위한 설계도를 주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App) 구입, 온라인 게임 아이템 구입, 영화·드라마 다운로드 등이 디지털 교역의 한 형태다.

1986년 세계 상품 무역 규모를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13.8% 수준이었다. 2008년에는 이 비중이 26.6%까지 늘어났다. 이 기간 ‘세계 무역량 증가율’이 ‘세계 GDP 증가율’의 두 배였다. 하지만 2015년 무역량 증가율은 1%에도 못 미쳤고, 2016년도 1.5%에 그쳤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19년 세계무역증가율 전망치를 2.6%에서 1.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세계무역증가율의 급감은 미·중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주의 팽창과 세계적 경기불황이 주된 이유다. 그러나 ‘디지털화’ 등 구조적인 변화가 세계 교역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GI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국가 간 교역량은 10%(약 7조8000억달러) 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2조8000억달러가 데이터 형태의 교역이다. 상품 교역(2조7000억달러)보다 영향력 더 커졌다.

MGI가 낸 보고서는 금융위기 후 무역량 증가세 둔화의 원인 가운데 75% 정도는 경기 탓이라고 분석했다.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강하고, 수요는 살아나지 않고, 원유 등 상품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그러나 나머지 25%는 ‘디지털화’ 등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자라의 경쟁자는 3D프린터로 미래의 의류회사는 디자인을 팔 것!
3D프린팅 발전에 따라 킨코스(Kinko’s) 같은 전문점에서 주문 즉시 맞춤 생산 가능할 것이다. 자라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데가는 “자라의 경쟁자는 3D프린터로 미래의 의류회사는 디자인을 팔 것!’이라 했다. 자라의 매장은 고객의 주문 즉시 생산, 보관, 판매, 배달하는 통합기능(공장. 물류센터. 매장)으로 변신할 것이다. 3D프린팅이 일반화하면 전자제품, 자동차, 기계, 의료기기, 옷 등은 맞춤 생산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아디다스(Adidas)는 2017년부터 3D프린터 및 로봇 기술을 활용한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를 독일 안스바흐(Ansbach)와 미국 애틀랜타에 가동해 본국회귀(reshoring)했었다. 스피드 팩토리 안스바흐 공장의 핵심은 단순 자동화가 아닌, 소비자 대상의 ‘맞춤형 신발’의 스피드 생산이다.

신발끈부터 깔창, 뒷굽, 색깔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5시간 안에 1개의 제품을 생산해 1주일 안에 고객에게 배송한다. 또한 신상 운동화의 제작부터 매장진열까지 기간을 10일 이내로 단축해 소비자 니즈 변화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아디다스는 올해 4월, 독일과 미국의 ‘스피드 팩토리’를 전면 폐쇄하지만, 이 기술을 중국과 베트남 공장 두 곳에 적용할 계획이다. 로보틱스•머신러닝•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총망라한 이 곳이 문닫는 이유는 3D프린팅 기반 제작 방식의 실패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의 3배 넘는 신속함은 얻었지만 대량생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디다스의 그간의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시도인 ‘스피드팩토어(Speed Factory+ store)’ 형태의 매장 내 소량 맞춤형 생산·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화물’과 3D프린팅 등 ‘알파라이징’ 기술은 전통적 공급망을 변화시킬 것
물류산업에서 ‘알파라이징’ 부문은 ‘디지털 화물’이 운송, 보관, 하역 등 전통적 공급망(Supply chain)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3D프린팅의 확산은 공장->물류센터->매장->고객이라는 전통적인 공급망에서 (도면전송)->생산(3D프린팅)·유통·물류->고객의 새로운 공급망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E2E(Everyone-to-Everyone)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 개인중심경제(Individual-centered economy) 전환의 흐름이 강하다. 이미 제작된 제품 중에서만 고르는 소비는 저물고 개인화된 극소규모의 수요에 맞춤형 대량생산(Mass Customization)이 가능한 디지털로 전환할 것이다.

우리 산업구조도 개인 니즈를 즉각 분석해 생산·유통·물류를 제공하는 온디맨드(On Demand) 서비스 이용이 늘어날 것이다. 이런 트랜드를 배경으로 글로벌선도기업들은 상상아이디어 기반의 혁신적 제품과 상식을 파괴하는 서비스로 알파라이징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프로비스 시대에는 3D프린팅, 개방형 제조서비스(FaaS, Factory as a Service)와 無 공장 제조 기업(Factoryless Goods Producers)가 일반화 되고 있다. 종전에 공장에서 수행하던 생산, 조립, 가공 기능의 상당부분을 이제 물류센터와 매장에서 수행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물류센터, 운항중인 선박, 이동중인 화물열차, 공중물류창고 등 물류시설과 운송수단이 (무인)생산과 (무인)보관, (무인)배송의 기능을 통합하여 수행하는 산업은 알파라이징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고객의 주문 즉시 생산, 보관, 판매, 배송되는 통합기능의 새로운 형태의 복합매장(+물류센터+공장)도 알파라이징 산업이 될 가능성이 어느 분야보다 높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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