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모빌리티 모먼트(Mobility Moment)와 CES 2020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모빌리티 모먼트(Mobility Moment)와 CES 2020
  • 편집국
  • 승인 2020.01.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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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20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모빌리티와 AI의 결합
● 다른 키워드는 ICT기업과 완성차기업 간 경쟁의 부각
● 또 다른 키워드는 자동차산업의 경계 붕괴와 이업종간 연결·융합·합체
● 모빌리티 관련 마지막 키워드는 개인항공모빌리티(PAV)가 미래 모빌리티로 부상
● 스마트폰을 능가하는 통합 디바이스 모빌리티는 ‘모빌리티 모먼트’를 가져온다.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2007년 6월 29일,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휴대폰 산업과 생태계를 급속히 변화시킨 아이폰 모멘트(iPhone Moment)가 왔다. 53회를 맞이한 세계 최대 IT 및 가전 박람회인‘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을 보면서 전 세계는 모빌리티 모먼트(Mobility Moment)를 예측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의 발전과 공유경제의 진화, 자율자동차의 등장과 급격한 도시화 등이 우리가 지금까지 겪지 못한 새로운 ‘모빌리티(탈 것)’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우리 일상 속의 자전거, 스쿠더,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 다양한 모빌리티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AI같은 첨단기술과 결합된 새로운 일상의 파트너로 등장한다. 첨단기술과 경합된 새로운 모빌리티 수단들은 우리의 생활 자체를 바꾸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어느 산업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변화는 모빌리티와 연관된 완성차, 부품사, 전장(電裝), 가전, 엔터테인먼트, AI, 서비스,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등 연관 산업, 일자리와 직업의 변화도 동반한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우리는 차안에서 운전대신 다르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것이 글로벌 기업들이 하나같이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이다. (차두원, “이동의 미래”)

‘CES 2020’는 ‘인공지능을 우리의 일상으로(AI in everyday life)’라는 주제로 금년 1월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세계 160여개 국, 4500여 기업이 참가해 다양한 첨단기술을 공개했다. 참가 인원만 18만 명에 달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우리나라는 삼성, 현대, SK, LG 등 390기업이 참여하여 작년(298기업)보다 92기업이나 늘었다. 미국(1933곳), 중국(1368곳)에 이어 참가 기업 수로 3위를 차지했다.

CES 2020는 차세대 모빌리티, 인공지능, 5G,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기술이 구현되면서, 우리의 미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또한 기업에겐 미래 생태계를 두고 패권을 겨루는 전쟁터였다는 평가를 남겼다.

◆이번 'CES 2020'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모빌리티와 AI의 결합이다.
산업을 넘나드는 자동차는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다. 현대 등 완성차 기업은 물론 아마존처럼 자동차와 무관한 많은 기업들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140여개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가 참가했고, 삼성, 소니, 아마존 등 가전과 AI의 강자들이 자사 강점인 기술을 들고 모빌리티 전장(電裝)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참여했다.

글로벌 통신용 칩 기업 퀄컴(Qualcomm)은 자율주행 전용 플랫폼 ‘스냅드래곤 라이드(Snapdragon Ride)'를 공개하며 모빌리티 산업 진출을 알렸다. 5G 기반으로 자동 비상 제동, 교통 표지판 인식, 차선 유지 보조기능을 갖췄으며 고속도로 주행과 주차, 교통정체 대응, 로보택시, 물류까지 지원하는 퀄컴의 첫 완성형 시스템이다.

전시 주제를 ‘미래 모빌리티의 가속화’로 한 아마존은 모빌리티 전시장인 노스홀(North Hall)에 포드나 퀄컴과 견줄 정도로 큰 규모 전시관을 냈다. 전자상거래 기업에서 AI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한 아마존은 AI 스피커 알렉사 기반의 모빌리티 시스템 ‘에코 오토(Echo Auto)’ 구축과 아마존 웹서비스(AWS) 기반의 자율주행네트워크를 선보였다.

◆또 다른 키워드는 ICT기업들과 완성차기업간 경쟁의 부각이었다.
ICT기업들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시스템과 운영 플랫폼에 주력하고, 자동차기업들은 휴식과 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을 맞춰 차량내 공간을 새롭게 정의한 다양한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하만과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디지털콕핏(Digital cockpit)’은 각 8개의 디스플레이와 카메라가 탑재된 시스템을 통해 차량을 조정하고 음악, 영상을 볼 수 있다.독일 자동차업체 BMW도 차량 내부를 카페로도 이용할 수 있는 무인 자율주행차를 내놨다.

보쉬는 AI를 통한 스마트 선바이저, 차량 내 모니터링, 스마트 글라스 라이트 드라이브, IoT 셔틀 등 스마트 모빌리티를 선보였다. 스마트 선바이저는 AI가 차량 내 모니터링 카메라와 연결돼 운전자를 태양빛으로부터 보호하는 투명한 디지털 선바이저다. 실내 모니터링은 졸음 운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상황 등에서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AI가 운전자의 졸음 정도를 파악해 운전자의 눈꺼풀이 내려가거나 산만하다고 판단하면 자율주행 체제로 자동전환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LG전자와 애디언트(Adient)가 출품한 '웹OS 오토'는 리눅스 기반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의 서비스 허브 역할을 하도록 다양한 솔루션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부스 관람객들에겐 이를 통해 차량과 집이 이어지는 인공지능 경험을 제공했다.

SK텔레콤은 T맵, AI '누구', 음원 서비스 '플로', OTT 서비스 '웨이브' 등 다양한 자사 서비스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개했다.

소니가 이미지 센싱 기술을 활용해 선보인 프로토타입 전기차 '비전-S'는 총 33개 센서가 360도에서 차량 주변을 감지해 다양한 상황에서 안전을 추구한다. 전장 외에도 영화,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거느린 소니의 '비전-S'는 IT와 모빌리티 업계 간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마존은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알렉사를 탑재를 시도했다. AI 스피커 알렉사 기반의 모빌리티 시스템 ‘에코 오토(Echo Auto)’ 구축과 아마존 웹서비스(AWS) 기반의 자율주행네트워크 확장에도 힘을 쏟았다. 알렉사를 탑재한 전기차 리비안 트럭 전시도 볼 수 있었다. 또 AWS와 블랙베리의 협업을 통해 차량 오디오, 차량 상태 모니터링, ‘아마존 페이’, ‘파이어 TV’ 등을 선보였다.

벤츠는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얻은 자율 주행 콘셉트카 ‘비전AVTR’ 를 공개했다. BMW는 기존 전기차 모델인 i3의 실내를 호텔 스위트룸 처럼 구성한 콘셉트카 ‘i3 어반스위트’를 공개했다. 아우디는 자율 주행 콘셉트카 ‘AI:ME’를 공개했다. 운전대 없이 카페나 사무실 처럼 실내를 꾸몄으며, 탑승자의 시선 추적 기능을 통해 차량과 상호작용하며, VR 헤드셋을 쓰고 가상 운행을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키워드는 전통적 자동차산업의 경계는 무너지고 이업종간 연결·융합·합체가 돋보였다.
CES 2020에서는 4차산업혁명시대가 표방하는 연결, 융합, 합체로 대변되는 이(異) 업종·기업 간의 합종연횡(合從連衡)이 돋보였다. AI와 가전기업이, 자동차와 콘텐츠 업체가, 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 가전업체가 협업해 만든 다양한 신제품이 등장하는 등 국적, 업종을 불문하고 영역을 파괴하는 합종연횡이 활발히 일어났다.

자율주행기술이 고도화되면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운전자는 이제 차 안에서 업무를 보고 TV를시청하며 게임을 할 수 있다. 모빌리티는 AI, 로봇, 미디어 등 신기술의 집합장인 동시에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를 연결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AI와 로봇기술이 발전해서 모빌리티에 접목될 경우에 나타날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자동차로 연결되는 모바일 디바이스는 우리 일의 범위와 행동반경을 확장시킨다.

입는 형태의 자동차, 접거나 변형되는 자동차, 이동 수단과 주거 공간을 모두 갖춘 자동차, 비행과 수상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는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 된다. 자동차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며 미래자동차는 우리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떤 기업이든 연결·융합·합체라는 새로운 도전에 주춤해선 안 된다. 현대차, 도요타, BMW, 벤츠 등 완성차기업과 보쉬 등 부품기업, 아마존, 삼성전자, 소니와 같은 다양한 분야 기업들의 합종연횡과 긴밀한 연계가 가속화되면서 업종간 경계를 급속히 무너질 것이다.

◆마지막 모빌리티 관련 키워드는 개인 항공모빌리티가 미래 모빌리티로 떠오른 것이다.
CES 2020에서는 개인비행기, 비행택시 등 하늘을 나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인 플라잉카 관련 기술도 대거 공개되면서 개인 항공모빌리티는 미래 모빌리티로 떠올랐다.

현대차는 드론에 AI 기술을 접목한 수직이착륙 ‘도심항공기(UAM)’를 소개했다. 현대차가 우버와 협력해 개발한 개인항공기(PAV: Personal Air Vehicle) S-A1은 전기 추진방식의 수직이착륙기능을 갖춘 5인승 개인용 비행체이다. 상용화 초기에는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지만 향후 자율 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헬리콥터 제조사 벨의 에어택시용 항공기 ‘넥서스4E’는 실물 크기의 모델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CES2018에서 도요타는 다목적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차세대 전기차 ‘e-Palette concept’을 선보인바 있다. ‘이팔레트’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를 이동이라는 쓰임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공간이 재창조하는 모빌리티기업으로 변신을 발표했다.

이제 완성차 기업들은 스스로를 제조기업이 아닌 모빌리티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동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기치 하에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 첨단 기술이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기술의 융합이 새로운 혁신적 모빌리티를 가져오고 있다.

자동차 공간은 이동하지 않는 시간에도 생활, 휴식, 생산적 작업 공간으로 확장된다는 뜻이다. 자동차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수준의 변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번 CES 2020은 물류 측면에서 보면 모빌리티 외에 델타항공(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가디언XO(Guardian XO)’, 포드(디짓)와 같은 물류기업이 아닌 기업들이 새로운 개념의 로봇 등을 통해 물류에 진출하려고 시도한다.

◆스마트폰을 능가하는 통합 디바이스 모빌리티는 ‘모빌리티 모먼트’를 가져온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현재는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시티, 공유경제가 중요한 화두로 회자되고 있다. 

과거 백화점 명절선물 가정배달 등에는 화물차 외에 택시, 승용차, 오토바이 등 가능한 모든 여객 모빌리티를 배달 수단으로 활용됐었다. 고속버스, 시외버스, 열차 같은 여객 수송용 수단도 도시간 긴급화물운송에 활용되었고, 동대문 시장에서 지방 의류상이 애용하던 전세버스는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을 통합한 모빌리티였다.

공유경제의 기본원리인 유휴자산의 활용측면에서 보면 가까운 미래에 모빌리티는 사람과 화물운송이라는 경계가 붕괴될 것이다. 택시, 승용차, 지하철, 자전거, 오토바이, 버스, 선박, 항공기, 제트팩(Jet Pack) 등 여객수송용 모빌리티와 화물차, 화물열차, 콜벤, 드론 등 화물 수송용 모빌리티의 경계는 급속하게 무너지고 기능은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자율주행차는 화물차, 선박, 항공기내에서 맞춤형 생산을 가능하게 하면서, 모빌리티가 생산, 유통, 물류의 통합 기능을 수행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동의 미래”(차두원)에서는 “앞으로의 미래는 모빌리티를 지배하는 자의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럼 모빌리티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 주인공이 누구일까? “미래자동차 모빌리티”(정지훈, 김병준)에서는 이동의 미래의 지향점인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를 성공적으로 구현해 이끌어 나갈 사업자일 것으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제조, 유통, 서비스와 물류의 영역 성을 더 높이 쌓고 있다. 과거 지향적 사고에 갇혀, 연결과 융합의 성벽을 더 높여 나도 넘으려 하지 않고, 남도 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CES2020에서 전세계의 모빌리티의 급격한 변화를 보면서, 아이폰 모멘트(iPhone Moment)가 사회를 어떻게 바꿨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모빌리티 모먼트 (mobility Moment)가 온다.

모빌리티산업은 분명 현존하는 제품, 서비스나 업종이 아닌, 급속히 떠오르는 알파라이징 산업이다. 이제 반성과 함께 새로운 혁신의 길로 가야 하지 않을까?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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