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37] 인적자본 투자, 대학이 능사가 아니다 
[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37] 인적자본 투자, 대학이 능사가 아니다 
  • 편집국
  • 승인 2020.02.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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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생직업은 학생이다
직업학박사 신의수
직업학박사 신의수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빈지노가 게스트로 출연해 ‘대학 진학’을 주제로 토론을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국 고등학생의 대부분이 취업을 위해 대학진학을 한다고 소개됐다. 

각국의 대학진학률을 묻는 질문에 새미는 “이집트는 대학진학률이 50% 이상이다”라며 “대학의 큰 목적은 취업이다”라고 한국과 비슷한 상황을 소개했다.

니콜라이는 “노르웨이는 대학을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고 잘 안간다”고 밝혔다. 이어 “공부를 좋아하거나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 되고 싶을 때 대학에 진학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1970년만 해도 26.9%에 불과했으나 고등교육 기관수 증가, 대학 진학 열망 등으로 1990년 33.2%, 2000년 68.8%, 2005년 82.1% 등 급격히 높아졌다. 

2008년  84%, 2018년 80%에 육박해 '학력 인플레' 현상이 날로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졸업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대학에 간다는 의미인데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의 대학 진학률이 50% 안팎에 머무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청소년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는 한국과 달리 미국 30%, 프랑스 40%, 영국 30%, 일본 48% 독일 36% 등으로 일반적으로 대학을 취업의 필수 코스로 생각하지 않는다. 

2017년 취업 포털 업체인 잡코리아에 따르면 남녀 직장인 602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자기계발(공부)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절반이 넘는 56%로 집계됐으며 자기계발 분야는 직무 관련 전공지식이나 자격증 취득 등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직장인이 46.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외국어공부’(39.2%), ‘취미ㆍ특기분야 공부’(28.2%) 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평소 자기계발에 대한 강박감을 느끼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84.2%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자기계발에 나선 이유로는 ‘더 나은 대우를 받으며 이직하기 위해’(67.7%)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재 직장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38.3%)와 ‘노후에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위해’(32.0%) 등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진로자본 중에서 인적자본은 개인의 진로발달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인적자본이란 물적자본(physical capital)처럼 보고 만질 수는 없지만 생산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본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의 결과로 형성되며 교육과 훈련 등의 결과로 지식이나 기술처럼 몸 속에 축적되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진로발달과정에서 개인의 지식, 기술, 능력 등 ‘인적자본’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학교교육, 직업훈련, 이주, 건강, 노동시장정보 등이 있으며, 가정, 사회, 직장에서 이뤄지는 비공식, 무형식 학습 등의 방업으로 이루어 진다. 

21세기 글로벌 경제가 호황기와 불황기를 겪으면서 일어나는 산업 및 직업사회의 급격한 변화, 무형자산인 지식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지식기반 사회, 그리고 기존 교육의 보완, 인간의 욕구충족, 인간의 성장과 발달 등은 어느 특정시기, 어느 특정 장소가 아닌 늘 어느 곳에서 무슨 일에 종사하든 인적자본의 끊임없는 개발과 축적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자신의 고용가능성을 증대시켜 소득과 생산성 증대로 연결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자신의 인적자본 투자에서 가장 효과적이며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에 대학진학에 올 인하는 것이다. 

인적자본투자의 주체는 당사자인 개인, 기업, 정부, 사회 등이지만 점차 개인의 진로관점에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인적자본 투자는 조직의 입장에서는 조직 환경과 동기부여 체제를 업무성과 향상과 조직개발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재구성는 것이며 개인의 입장에서는 조직 내에서의 성과(performance)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지식·기술·능력을 증진하는 것이었으나 점차 개인의 능력과 자발적 참여확대를 통해 평생경력개발의 관점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대학진학에 따른 대학졸업장, 학점, 자격증 등으로 대별되는 스펙위주의 정책 때문에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하였고, 직업적 안정성 선호라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로 하여금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쏠림현상을 초래했다. 

그러므로 지식위주의 교육과 학습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데 실패하였다. 

또한 그러한 결과 국가나 기업으로 하여금 재교육에 따른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발생했으며 개인에게도 필요 없는 스펙쌓기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빈곤한 가르침과 시대에 뒤처진 교수법은 학생들의 발전을 제한했으며 흥미 있게 학습하고자 하는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인적자본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에서 교육, 훈련, 학습이 있는데 평소 우리는 정확한 개념을 혼동하거나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education)이란 기본적, 기초적, 장기적 과정으로 주로 학교정규교육을 말한다. 졸업 후 공식화된 인증이며 주로 교육부에서 관할하는 영역을 말한다. 

훈련(training)이란 실용적이고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과정으로 수행되며 공식적 인증은 없다. 현재의 직무 및 직무성과의 향상과 관련된 학습활동이며  반복된 경험을 통하여 특정한 일에 숙련되게 하는 학습으로 주로 고용노동부에서 관할하는 영역이다. 

학습(learning)은 새로운 능력을 얻는 과정의 포괄적인 개념으로 배우는 사람의 주도성이 중요하다. 공식학습(공식교육)은 초·중·고등교육 등 국가 교육체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방식의 정규학교 교육과정을 말하며 비공식학습은 정규학교 교육 밖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구조화된 학습활동을 말한다. 

특히 공식학습과 동일하게 계획적이고 체계적이며 조직화된 교수과정을 포함하고는 있으나 국가의 ‘학력·학위’ 인증을 받지 않는 학습으로서, 사설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학력보충교육, 일터나 연수원에서의 직업교육훈련 및 대학부설 평생교육원, 사설 교육기관(학원), 평생교육시설, 문화센터 등의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학습 등을 모두 포함한 의미이다. 

무형식학습은 정규학교 교육 밖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구조화된 학습활동으로서 비공식 학습(교육) 이외에 무형식 학습/교육(informal education)이 존재한다. 무형식 학습(교육)은 교수자에 의해 계획되거나 의도되지 않고 강의에 의존하지도 않는 자기학습(self-learning)으로서, 가족·직장·개인의 일상생활에서 자기주도적으로 또는 가족이나 사회의 주도 하에 이루어지는 학습을 의미한다.

생애 전단계에 걸친 평생학습체계를 구축하여 전문지식과 창의력 등 인적자본을 갖춘 근로자를 양성하는 것이 국가와 기업의 책무이며 그것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가 부러워하는 교육시스템과 교육열을 갖고 있으며 국가와 같은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에서의 교육과 훈련, 그리고 학습에 따른 제도적 장치가 비교적 잘되어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대학을 가야하는 정확한 이유와 목적이 부재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대체로 공부를 하지 않거나 교육훈련을 받더라도 승진과 더 나은 보수를 위한 준비단계로써 비자발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의 진로에 보다 바람직한 인적자본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대학진학 및 대학교육에서 내가 배우고자 하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존재해야 한다. 

둘째, 국가와 사회에서 제공되는 무료 교육훈련 뿐만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싶은 분야나 더 높은 수준의 교육프로그램에 대하여 과감히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해야만 한다. 단순히 교육비가 들지 않는다는 아유로 쇼핑 하듯 교육훈련에 임해서는 안 된다. 

셋째, 기간의 문제이다. 평생직장과 평생직업이 사라진 가운데 모두에게 존재하는 평생직업은 학생이어야 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으며 지나침도 없다. 숙련주기가 빨라지고 직장 간, 직업 간 이동이 빈번해 짐에 따라서 지속적인 인적자본 투자야 말로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보다 예방적이며 적극적인 자세인 것이다. 

학생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며 직장인이 직업생활에 만족하고, 퇴직 후에도 지속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와 자기주도적 노력이 계속 돨 때 삶의 질은 점점 더 향상될 것이다.

신의수(jbcom0501@hanmail.net)
- (주)제이비컴 대표이사 (현) 
- 경기대학교 직업학과 박사 
- 직업상담 NCS개발위원, 학습모듈 검토위원
- 직업상담사2급 과정평가형 자격증 개발위원
- NCS컨설턴트
- (사)직업상담협회 이사 및 공동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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