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코로나19에 자영업자 매출 폭락, 월세는 복불복
[취재수첩] 코로나19에 자영업자 매출 폭락, 월세는 복불복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0.02.25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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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발길 끊기자 매출도 '뚝' 끊긴 자영업자들
임차료 인하 등 고정비 절감은 개인 선의에 의존해야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 수는 이미 천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병실은 자리가 없어 포화 상태다.

사람들은 발길을 끊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이동 외에는 문고리를 걸어 잠그고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는 모양새다.

이런 와중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자영업자들이다. 물론 국가적 재난 수준의 바이러스 질병 확산에 어느 곳 하나 타격 없는 곳이 있겠냐만은,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하루하루 목구멍이 포도청이 되어가고 있는 신세다.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하면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언제 어떤 곳에 누가 확진자일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은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다. 위축 정도가 아니다. 평일에도 사람 끊일 줄 모른다던 대구 동성로, 부산 남포동도 한산하기 이를 데 없다.

매출 급감은 당연지사. 자영업자들은 텅 빈 가게를 지키며 울상이다. 일부는 오히려 가게 문 닫는 게 낫다는 판단도 내리고 있다. 인건비나 전기세라도 줄여야 한다는 것.

안타까운 사실은 다수의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앞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인건비 인상으로 1인 자영업자나 가족 운영으로 전환하며 더 이상 줄일 비용조차 없는 상황이란 점이다. 재료비, 전기세 등은 아낄 수 있다지만 그 외 고정비는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맨다 하더라도 자의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자영업자의 수익이 가구의 주 수익일 경우 타격은 더 심하다. 자녀 양육비부터 보험료 등을 비롯한 생활비 등 최소 지출을 메꾸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더 큰 공포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첫 발생 이후 지난달 20일 전후 2주간 외식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업소 열에 아홉은(85.7%) 이번 사태로 고객이 급감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조사한 '코로나19 사태 관련 소상공인 2차 실태조사'에서도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는 응답이 무려 97.6%에 육박했다.

정부는 각 기관에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각종 금융 지원을 언급했지만 실질적으로 요식업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다.

금융권으로부터 낮은 금리의 대출이나 융자를 지원받는 방안은 가능하겠으나, 금리 우대를 받는다 해도 결국은 빚이다. 2019년 11월 기준 국내 경제활동 인구의 23.4%를 차지하고 있는 666만 명의 자영업자가 흔들리고 있다.

해당 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까지 더한다면 더 많은 인구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휘청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는 스스로를 '아르바이트생'이라 자칭한 많은 누리꾼들이 잠정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는 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참 우습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없어 당장 죽을 판인데, 임차료는 변동이 없다. 어느 마음씨 좋은 건물주'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가 없다면 말이다.
 
사실 자영업자에게 가장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 부분이 임차료라는 건 우리 모두 말하지 않아도 아는 부분 아니던가. 물론 선의의 결정을 한 건물주'도 분명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 수성구의 한 3층 건물주는 2월 한 달 월세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명륜진사갈비는 전국 가맹점 월세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주에서도 다수의 건물주가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몇몇의 건물주는 자발적으로 세입자에게 월세를 인하해 받거나 받지 않으며 따뜻한 선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자영업자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임차료 인하를 권장하는 내용 등은 일절 볼 수 없다. 개인의 선의에만 모든 것을 맡기고 있는 셈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전해지는 말이 있다. 국가가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게 한국인의 특징이라나. 그 속에 담긴 뜻은 아릅답지만, 국민의 어려움을 국민의 자발적인 선의와 봉사, 배려와 나눔에 의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놓인 지금 국가가 국민을 위해 좀 더 실효성 있는 대응책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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