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석 칼럼】떠오르는 ‘PBA 3쿠션’
【장범석 칼럼】떠오르는 ‘PBA 3쿠션’
  • 편집국
  • 승인 2020.02.28 10: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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〇 서바이벌 예선, 세트제 본선의 독창적 PBA방식
〇 대한당구연맹과 상생협약으로 한국당구의 도약대 마련
〇 김행직·조재호·스롱피아비 등 유명선수도 곧 합류할 듯
장범석 칼럼니스트
장범석 칼럼니스트

당구는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형 스포츠다. 기본적으로 장비를 마련할 필요가 없고, 경기규칙이 심플하다. 또한 다른 스포츠에 비해 나이의 영향을 덜 받는다. 보통 구력이 10년 쯤 쌓이는 30대 이후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는 스포츠라 할 수 있다.

각종 대회에서 절정의 감각을 유지하며 호성적을 내는 국내외 유명 선수들 중 40~50대가 많은 것도 이러한 당구의 특징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 3C계의 ‘4대 천왕’으로 불리는 브롬달이 58세이고, 야스퍼스 53세, 쿠드롱 52세, 그리고 가장 젊다는 산체스 46세다.

당구는 크게 캐롬계열과 포켓계열로 나눈다. 유럽과 아시아(특히 한국)에서 인기 있는 캐롬방식은 포켓(구멍)이 없는 당구대에서 수구(자신의 공)로 2개 이상의 목적구를 맞히는 게임이다. 이 중 스리쿠션이 가장 난이도가 높다. 뱅크샷(가라쿠)이나 리버스(역회전) 등 고급기술이 필요하다. 키스를 피하기 위해 적절한 두께를 사용하고 다음 공 배치를 염두에 둔 힘 조절이 요구된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 자세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요소들이 잘 맞아 떨어질 때 비로소 득점이 이루어진다.

작년 2월 프로당구협회(PBA)가 출범하며 일기 시작한 PBA식 3쿠션 붐이 예사롭지 않다. 그동안 한국의 당구는 1981년 설립된 대한당구연맹(KBF)이 각종 대회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상금 규모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적어 선수들이 당구를 업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PBA의 등장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우승상금 1억원. 이 금액은 어떤 세계 대회의 그것보다 크다. 예선전이라 할 수 있는 서바이벌 1라운드만 통과해도 일정액이 주어지고 4강에 오르면 1천만원, 준우승은 3,400만원이나 되는 규모다. 서바이벌 예선과 15점 세트제 본선을 도입한 것도 신선했다. 기존 대회는 보통 30~50점을 한 몫에 놓고 겨룬다. 

PBA가 등장하자, 소속선수들의 이탈을 염려한 KBF와 UMB(세계캐롬당구연맹)이 PBA 참가를 가로막았다. PBA에 참가한 선수는 등록을 취소해 두 연맹이 주최하는 국내외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했다. 이러한 연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이 PBA에 합류했다. 국내에서는 강동궁·오성욱·김가영 등 유명선수가, 해외에서는 쿠드롱·마르티네스·카시도코스타스 등 세계적 선수가 그들이다.

우여곡절 끝에 2019.6.3. PBA/LPBA 투어가 개막되었다. 평균 2개월에 한 번씩 개최된 투어에서는 매번 다른 우승자가 배출되었다. 그 중에는 세상에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도 여럿 있었다. 팬들이 열광하고 매스컴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상생협약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대한당구연맹 남삼현회장(좌)과 PBA김영수총재 (PBA갤러리)
상생협약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대한당구연맹 남삼현회장(좌)과 PBA김영수총재 (PBA갤러리)

그리고 지난 2월 25일 PBA와 KBF는 갈등 관계를 청산하고 아마추어-프로 상생협약을 맺었다. 오랜만에 접하는 당구계의 낭보였다. PBA선수들이 다른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고, 연맹선수들이 PBA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현재 연맹에는 김행직, 조재호, 조명호, 최성원 등 한국을 대표하는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영웅대접을 받는 스롱피아비 같은 여류프로도 있다. 이들이 참가하는 PBA투어는 뭇 당구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수준의 당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두 단체가 협약 내용대로 서로 보완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PBA투어가 새로운 한류 아이템으로 성장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장범석 프로필]
-칼럼니스트
-일본어통역안내사
-잡 코디네이터
-백만인취업센터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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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아빠 2020-03-02 00:24:38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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