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도대체 사모 펀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도대체 사모 펀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 편집국
  • 승인 2020.03.0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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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동 박사
김근동 박사

몇번이나 금융 펀드 관련  문제가 불거졌다가 4.15 총선 준비와 코로나19 전염병 감염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수면하로 들어간 중요한 테마에 사모 펀드 라는 것이 있다. 

현재 한국의 거대한 사모 펀드(일명 헤지펀드 라고도 함) 금액은 총 400조 내지 4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중소 벤처기업 육성 정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사모 펀드에 대한 규제완화를 실시함에 따라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처음 설계시 사모 펀드의 순수한 의도는 고객에게는 저금리 금융 상품인 저축이나 적금보다 높은 투자 수익을 제공해 주고 기업은 자금을 직접 모아 성장사업에 계속해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상생(win-win)을 실현하겠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한국 정부도 중소 벤처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서 이전 정부의 사모 펀드 정책을 그대로 이어 받았을 뿐만 아니라 펀드 규모 및 참여 자격 등의 조건을 또다시 완화했다. 

이렇게 하여 사모 펀드는 규제가 엄격한 공모 펀드(약250조원)를 능가해 최대의 투자처로 급속히 성장한다. 국내 벤처기업을 비롯해 해외 금리 연동형 증권 및 외국 부동산 펀드와 같은 금융 파생 상품(DLS)에도 적극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너무 빠른 속도로 사모 펀드가 성장하는 바람에 이를 실행하는 자산운용회사의 운용 규칙 등의 준비가 미흡했다. 이러다가 보니 자산 운용 경험이 적은 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펀드란 금융 신뢰를 기반으로 모인 돈을 잘 운용해 수익을 얻어 원금과 이자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금융 상품이다. 하지만 일거에 많이 모인 투자금을 지금과 같은 성장이 낮은 성숙경제 시대에 성공적 투자로 높은 이익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투자 수익 획득이 힘들 뿐만 아니라 투자금을 손에 쥔 운영회사의 모랄 해저드가 심한 점도 있다. 라임자산운용이라는 회사는 전체 6조 5,000억 원의 펀드 금액중 일부 펀드 금액(6,200억원)을 환매 신청해도 돌려줄 수 없다고 선언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알펜루트 자산운용회사도 금년초 2,300억원의 펀드를 환매 신청하더라도 돌려줄 수 없다고 발표했다. 투자 실패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라젠 이라는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다는 VIK(value investment korea) 펀드(9,000억원 규모)도 마찬가지이다.

도대체 자산운용회사는 왜 이렇게 피같이 소중한 고객의 펀드 자금을 많이 모아 투자해 실패를 거듭 했단 말일까? 국내적으로는 불투명한 비상장 벤처기업에의 묻지마 투자 실패가 컸고 미지의 해외 금융 파생 상품에의 투자도 여건 악화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모 펀드는 자금의 유동성이 낮은 위험성 자산에 많이 투자한다. 이를 헷징(hedging)하고자 모회사 펀드 밑에 여러 개의 자회사 펀드를 설치한다. 게다가 투자한 자산을 담보로 증권회사 등의 제2금융권 회사에서 자금을 대출해 재차 투자한다. 소위 최고의 재무 레버러지 (leverage)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투자 속성 때문에 사모 펀드는 이익이나 손해를 볼 때 일반적인 투자에 비해 2배나 높은 위험(risk)을 갖는다. 그런데도 고객은 은행이나 증권 회사와 같이 공신력 높은 금융 기관에서 상품을 구매하여 안전하다고 착각한다.

실제로 라임자산운용이 참여한 어떤 펀드 상품의 자회사 펀드는 투자 실패로 50%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고 재무 레버러지 효과를 기대하다 발생한 채권 담보 차입금까지 합하면 100%의 투자 손실을 기록해 고객에게 돌려 줄 돈이 한푼도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다른 벤처기업에 투자한 펀드에서 500%의 높은 투자 수익을 얻었다면 일부 손실을 커버하고도 이익이 남아 고객에게 돌려 줄 수 있다. 이를 가르켜 최고의 총투자수익율(TRS) 달성을 목표로 하는 펀드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익이 높은 투자 상품은 자산운용회사 관계자가 별도로 운용하는 제3펀드에 처분해 200%의 이익을 낸 것으로 하고 300%의 이익을 축소시켜 버리기도 한다. 고객에의 손실 보전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모 펀드도 위의 선두 라임자산운용회사를 벤치 마킹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라임 외의 다른 사모펀드 회사의 자금 운용 수익도 별로 신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만약 전체 사모 펀드에서 30%의 투자 손실이 발생한다면 다시 말해 총 400조원이 넘는 사모 펀드 금액중에서 100조원 넘는 돈이 공중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 된다. 엄청난 투자금의 증발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사실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발표된다면? 한국경제의 패닉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경제는 금융불황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성장기업에의 투자 여력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성숙경제의 저성장에 투자 불황이 겹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거액의 사모 펀드 자금이 유망 기업에 투자 되었다면 벌써 한국벤처 붐이 불었거나 기업에 자금을 투자 하려고 줄을 서는 상황이 벌어졌겠지만 이상하리만큼 기업경영 현장에서는 너무나 조용해 불길한 징후를 느낄 정도였다. 

실제로 많은 펀드 자금이 기업육성에 투자되지 않고서 머니 게임이나 횡령으로 흘러갔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이다. 라임이나 알펜루트 라는 자산운용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펀드 회사들도 비슷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는 한국의 펀드 운용회사 전체의 위험성을 의미한다. 기업에 투자할 펀드 자금 모집에 타격을 준다. 투자 억제라는 경제의 악순환으로 연결되기 쉽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1998년에 발생한 IMF사태는 외국에 상환할 외화 부족 때문에 외국인에 의해 국가경제가 거덜났지만 이번의 펀드 사태는 원화 결제이기 때문에 금융정책 수단인 원화 발권을 통해 아니 세수를 많이 징수해 해결할 수 있다.

사모 펀드 사태가 한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준다고 해도 공적 자금 주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사모 펀드라는 괴물이 한국경제를 집어 삼키겠다면서 우리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기 짝이 없다. 특히 평생을 열심히 저축해 모은 노후 자금을 사모 펀드에 투자하였는데 원금 조차 회수하지 못할 위험에 노출되었다면? 

심각한 금융 신뢰 상실로 연결되어 고객을 평생 괴롭히게 될 지도 모른다.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사전에 사모 펀드의 이탈 움직임에 유의하면서 감시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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