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가 알아야 할 산재처리①] 산업재해 민사손해배상 어떤 책임이고 어디까지 책임인가
[사업주가 알아야 할 산재처리①] 산업재해 민사손해배상 어떤 책임이고 어디까지 책임인가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3.09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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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사람이 전하는 산재이야기] 이기윤 변호사
사업주가 배상해야 하는 손해배상액은 무엇?
산업재해 민사 손해배상 책임은 고의‧과실책임
이기윤
- 법무법인 사람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산재전문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당신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산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당신은 꽤 탄탄한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CEO입니다. 어느 날 당신의 직원 A가 프레스 기계에 다리가 끼이는 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프레스 작업 중 기계가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 안으로 들어갔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회사는 산재처리에 협조하여 A는 산재를 인정받아 휴업급여, 요양급여부터 장해급여까지 지급받았습니다. 그리고 3년이 다 되어가던 어느 날, 당신은 근로자 A가 당신의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산재처리에 협조한 당신은 의아한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산재보험은 사업주가 배상할 손해를 배상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산재가 발생한 후에는 사업주에게는 산재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이때 사업주는 3가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 1) 적극손해, 2) 소극손해, 3) 위자료입니다. 거칠게 설명하면 적극손해는 치료비, 소극손해는 향후 이익, 위자료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액입니다. 기왕치료비, 향후치료비 및 보조구, 개호비(간호비용), 장례비 등이 적극손해에 속하고, 일실이익(피해자가 장래 얻을 수 있으리라고 예측되는 이익), 일실퇴직금 등은 소극손해입니다.

그렇다면 산재보험은 무엇을 배상해 주는가? 산재보험은 근로자에게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며 이 부분들에 대해서 일정부분 사업주가 배상할 손해액에서 공제됩니다. 예를 들어 적극손해에서는 요양급여를 공제하고, 소극손해에서는 휴업급여, 장해급여, 유족급여를 공제하는 식입니다. 즉, 산재근로자에게 발생한 손해 중 산재보험급여로도 채워지지 않은 손해는 사업주가 배상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아까 사례로 돌아가 사업주가 배상해야 하는 손해배상액을 살펴봅시다.

당신은 평소 산업안전에 관심이 많아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안전관리책임자도 임명해두었습니다. 사고가 난 프레스 기계는 원래 자동으로 금형교체가 이루어져야 하는 장치이지만 자동교환부분이 고장이 나 있었으나 평소 기계 작동 시 주의하라는 교육을 했었습니다. 프레스기계에도 동작 중에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을 부착했습니다. 심지어 프레스 기계는 사람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작동이 정지되게 되어 있었는데 근로자 A는 자석을 이용해서 그 기능을 무력화하고 프레스 기계에 들어갔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이때 당신의 회사는 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요?

산재보험급여는 무과실책임이고 민사 손해배상 책임은 고의, 과실책임입니다. 즉, 산업보험급여는 근로자가 산재로 장해를 입었음이 인정되면 당사자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됩니다. 반면 민사 손해배상 책임은 사업주에게 고의, 과실이 인정되어야만 책임을 부담하게 되며 근로자의 과실에 의한 손해 발생 부분은 제하게 됩니다. 결국, 아까의 사례에서 당신과 당신의 회사가 행한 사고예방조치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에 따라서 판결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산업재해 민사 손해배상 책임은 고의‧과실책임, 
근로자의 과실에 의한 손해발생 부분은 제하게 되어있어… ”

당신은 안전관리 책임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 선고 날 당신의 회사에게는 과실 60%가 인정되고 6,000만원이 넘는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안전교육도 성실히 이행했고, 프레스 기계에 주의사항도 잘 고지했으며, 안전용구도 지급했고 근로자는 잘못된 방법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왜 회사에게 책임이 60%나 인정된 것일까요?

재판부는 회사가 자동 금형 교환장치가 고장 난 것을 알면서도 오랫동안 방치한 점, 근로자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근무하는 것을 방치한 점, 금형을 프레스기계에 들어가지 않고서도 교환할 수 있는 위치에 배치하지 아니하여 업무 편의상 프레스기에 들어가서 작업하는 것이 더 용이하도록 한 점, 발이 빠지지 않은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점을 들어 회사에게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즉, 회사의 안전배려의무는 소극적으로 근로자들에게 위험사항을 고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잘못된 작업방식이 발견되면 즉각 수정하고, 사고 발생 위험이 적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더 용이하도록 작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만약 이 사건에서 사업주가 해당 기계의 수리 일정을 잡아놓고 이를 근로자 A에게 고지하고, 근로자 A와 동일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게 징계나 주의를 주었던 기록이 있었으며, 금형은 프레스 기계에 들어가지 않아도 교체가 가능한 지점에 위치하도록 하였다면 재판의 결과는 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본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과실 문제는 산재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업주는 단순히 소극적인 입장에서 안전조치를 하는 것에 그치지 말아야 하며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태도 즉, 예상 가능한 사고를 대비하는 수준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단순히 소송에서 사업주의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생명, 신체를 지켜줄 수 있는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될 것입니다. 

본문 내용 사건은 필자가 담당했던 사건을 각색한 것입니다.

이기윤
- 법무법인 사람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산재전문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 서울특별시 공익변호사
- 양천구 노동복지센터 법률자문 및 노동상담위원
- 사단법인 중앙진폐재활협회 자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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