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왜 사모 펀드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을까?
[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왜 사모 펀드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을까?
  • 편집국
  • 승인 2020.03.30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근동 박사
김근동 박사

우리가 보유한 여유자금을 펀드에 투자하면 국가경제 성장이나 중소벤처 기업의 발전에 기여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컨셉하여 탄생해 폭발적인 발전을 거듭해온 사모 펀드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모 펀드에 모인 총400조원 규모의 자금 일부를 운용해온 VIK, 라임, 알펜루트 등과 같은 대형 자산운용회사가 파산하거나 환매불능을 선언해 투자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펀드 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회사의 투자 실적이나 상황이 정확하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어 피해 규모가 더욱더 확대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전염병에 의한 소비위축으로 산업생산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글로벌 경기불황의 조짐마져 보이는 위기에다 사모 펀드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사모 펀드에 모인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였길래 이렇게 투자가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을까?

첫째 회사채 투자의 실패를 들 수 있다. 사모 펀드가 투자해온 상품에는 주식거래소에 상장된 중소기업이나 상장되지 않은 벤처기업의 회사채가 많았는데 실적 부진으로 투자 상품의 가치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사모 펀드가 구입한 위의 회사채에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소위 말하는 메자닌 이라는 금융상품(주식과 채권의 중간 정도 위험 보유)이 많았다는데 기인한다. 

둘째 파생상품 투자 실패를 들 수 있다. 상장지수 및 인덱스 펀드 상품(ETF)을 비롯해 해외 채권 금리, 원자재, 부동산 등의 파생상품(DLS)에 많이 투자했지만 세계경기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이번의 사모 펀드가 투자한 파생상품은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개인 주택 채권을 기본자산으로 하여 만든 서브프라임 모기지(CDO)라는 파생상품과는 달리 선진국의 국채나 산업에 중요한 원자재 그리고 부동산 등에 투자하였으므로 안전하다고 했지만 결과가 반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셋째 돌려막기로 피해가 확대된 것을 들 수 있다. 한개의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다른 펀드를 통해 자금을 모아 이 부실 펀드의  회사채를 매입한다. 이 펀드도 부실해지면 또다른 펀드로 자금을 모아 돌려막기식으로 투자해 손실을 눈덩이처럼 키웠다는 것이다. 

자전거가 움직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섰을 경우 넘어지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로 위 사모 펀드도 부실화된 펀드가 보유한 회사채 구매 자금을 만들어 돌려막기식으로 투자를 계속하다가 한계에 도달하자 내재된 거대한 부실이 일시에 표면화되어 발생했다. 

넷째 레버러지(leverage) 투자 실패를 들 수 있다. 펀드가 투자한 상품은 채권이 된다. 이 채권을 담보로 증권회사 등의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대출받아 재차 다른 상품에 투자해 추가 성과인 레버러지 효과를 노렸지만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레버러지 투자는 성공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실패시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위험을 갖고 있다. 예로서 펀드 자산운용회사가 투자한 상품을 담보로 80%의 돈을 융자받아 다른 상품에 투자해 성공하면 80%의 추가 이익을 달성할 수 있지만 실패시 동일한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다섯째 극심한 모랄 해저드를 들 수 있다. 수많은 펀드 자산운용회사는 복잡하게 설계된 금융상품을 모두 잘 알 수가 없다. 인적 관계나 기타 요인에 의해 묻지마 투자가 일어나면서 주변 관련 세력들의 부정이 개입되었다는 것이다.

펀드 투자가 성공해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펀드회사 경영진이 사적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이익을 이동시켜 축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펀드 투자로 500%의 이익이 발생하면 이 펀드에 200%의 이익만 남기고서 다른 자산운용회사에 처분해 300%의 이익을 감축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왜 사모 펀드의 손실이 속출하는가를 살펴보았다. 

한푼 두푼 알뜰하게 절약해 모여진 돈과 노후자금 및 퇴직금 등의 자금은 언제나 안전하고 금리가 높은 금융상품을 찾아 움직인다.

이 때 많이 소개되는 사모 펀드를 만난다. 예금 금리가 1~2%인데 펀드에 투자하면 7~10%의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유혹한다는 것이다. 이 펀드 상품을 은행 및 증권회사 등 공신력이 있는 금융기관에서 판매한다.

그렇다가 보니 고객들은 고수익 금융상품에 담긴 높은 위험을 잊고 간과하고서 사모 펀드에 거액의 돈을 투자하게 된다.

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기관은 판매 대행 수수료를 벌지만 위험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때문에 펀드 자산운용회사는 투자 실패 등으로 돈이 바닥나면 어쩔 수 없이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식의 환매중단을 선언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펀드 상품을 판매한 금융기관을 믿을 수 없게 되어 신뢰성이 상실된다. 펀드에 투자한 고객의 자금이 사라지면서 실물 소비가 감소한다. 불황을 초래해 경기 악순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나 금융감독기관은 지금의 사모 펀드가 처한 상황을 최대한 빨리 점검해 위기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 전염병 창궐에다 펀드 부실 문제까지 겹치게 될 경우 국가경제나 개인에게 미칠 타격이 너무나 클 것이기 때문이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