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포스트 코로나19, 뉴노멀 시대 물류는? ②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포스트 코로나19, 뉴노멀 시대 물류는? ② 
  • 편집국
  • 승인 2020.03.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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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생산과 글로벌 공급체계의 붕괴
●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공급망관리 전략은 집중생산, 최종생산 지연화, 재고의 집중화 
● 글로벌 집중생산과 싱글소싱을 통한 조달에서 탄력적 공급망으로 급속히 재편
● 전략물자 외에 보건·의료·방역, FMCG(일용소비재)산업은 자국 내로 복귀(유턴) 가속화
● JIT에서 안전재고 확보와 조달·생산·판매·물류네트워크 재배치로 전환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국경을 닫아걸고, 도시를 봉쇄하고, 공장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면서 전 산업에 걸쳐 생산이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으로 ‘자가 격리’에 가까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이동 제한’ 등 ‘생활방역 체계’가 강화하고 있다. 

이는 일생생활과 경제활동의 제약하면서 생산뿐 아니라 소비 활동까지도 크게 위축시켜 미증유 경제불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는 개인과 기업의 생활패턴과 사업 환경을 강제로 변화시키고 있다. 기업과 개인은 자의반 타의반 지금까지 자신의 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산과 유통, 소비, 물류를 경험하고 있다. 이번 강제적 생활패턴의 변화는 기업의 사업의 방향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분명 세계인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재앙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19’는 뉴노멀(New Normal)과 함께 퍼팩트스톰(Perfect Storm)을 몰고 오면서 4차산업혁명시대를 좀 더 앞당기는 촉매재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공급망관리 전략은 집중생산, 최종생산 지연화, 재고의 집중화 
국경 봉쇄와 여객기 운행 중단은 항공·해상·우편물 운송까지 크게 제한되면서 글로벌 집중·분업생산과 공급체계의  ‘정체·단절·붕괴’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전세계 1~2개 공장에서 ‘집중생산’하여 글로벌에 공급하던 국제간 분업생산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세계화 이전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은 단순히 생산비용이 저렴한 곳에 거점을 선정하여 대량·집중생산 함으로 스캐일 매리트를 추구했고, 점차 생산비용과 더불어 물류비용을 동시에 고려하여 거점을 선정했다. 

이후 FTA 체결이 가속화되면서 관세율이 높은 자동차와 같은 품목을 중심으로 관세를 포함한 총비용(Total Cost) 관점에서 메리트를 제공할 수 있는 단일 또는 복수의 생산과 물류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트랜드가 되었다. 

코로나19 이전, 수익성 제고와 서비스 향상의 핵심으로서 주목을 받았던 글로벌 공급망관리(Global SCM)는 ①제품과 원·부자재의 Sourcing, 생산과 판매의 글로벌화, ②생산국의 국내물류, 국제물류, 소비국의 국내물류를 통합하는 효율적인 관리, ③Total Cost 절감을 통한 수익 증대, ④다양화되는 소비자의 요구(needs)에 신속히 부응하는 해결책으로 주목 받아왔다.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관리(Global SCM) 전략으로 ①집중생산(Concentrated Production), ②최종생산의 지연전략(Postponement Strategy), ③재고의 집중화(Inventory Concentration)를 채택했다. 

◆코로나19는 생산 중단과 함께 물류망을 단절시켜 글로벌 공급망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세계 각국의 국경폐쇄와 입국제한 조치로 하늘길, 바닷길, 땅길이 모두 막히고 있다. 항공기는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거나 운항편수가 대폭 줄면서 여객기가 절반 정도씩 분담해왔던 전세계 항공화물운송은 큰 혼란에 빠지고 있다. 

여객기 운항 편수가 줄어들면서 화물기로 화물이 쏠리는 상황이지만 화물기 편수를 갑자기 늘리기 힘든 상황으로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운송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면서 운송은 늦어지고 운임도 크게 오르고 있다.

우체국은 모든 국가로 향하는 국제 우편물과 EMS의 배송지연과 일부 국가의 접수불가를 안내했다. 이들 지역으로 운항하는 항공기가 없거나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해운업은 현대상선의 지난달 말 기준 중국 물동량이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중소선사 흥아해운은 주력인 한중 노선 물동량 감소로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16개 항로의 한중 정기 카페리는 지난 1월28일 이후 여객 운송을 전면 중단한 채 컨테이너 화물만 수송하고 있다. 화물 물동량도 지난해 1~2월 인천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대비 17.8% 감소한 4만9천424TEU를 처리하는 데 그쳐 선사들의 자금압박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는 항공사들의 무더기 결항, 국경봉쇄로 인한 육상운송의 제한, 선원의 상륙금지조치 등물류 악몽이 더해져 원·부자재의 생산공장에의 공급과 완성품의 운송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생산·물류시스템과 공급망에 다음의 몇 가지 큰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먼저, 글로벌 집중생산과 싱글소싱을 통한 조달에서 탄력적 공급망으로 급속히 재편될 것이다.
글로벌 밸류체인(Global Value Chain)이 촘촘하고 복잡하게 연결된 산업은 공급망(supply Chain) 리스크에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스마트폰 등 하이테크 제품의 원·부자재 생산기지는 세계 각국에 산재되어 있고, 공급체인도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독일 등 어느 한 곳의 공장 가동이 멈추면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피해도 클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 베트남 등에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의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우리 자동차의 중국 생산능력은 211만대로 전체 자동차 생산 대수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디스플레이 생산의 22%, 반도체의 18%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올 2월 국내 자동차 공장의 가동 중단을 초래한 와이어링 하니스뿐 아니라 중국 수입의존도가 80%가 넘는 다른 원부자재도 앞으로 공급 불안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중국도 주요 부품의 한국 의존도가 높아 한국에서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서 공급망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모리칩,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의 세계 최대 수출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핵심부품의 생산공장은 구미와 서울 외곽 지역에 집중돼 있다. 

IHS마킷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과 LG 점유율은 94%를 넘었다. 전 세계 D램 메모리반도체의 3/4은 삼성과 SK하이닉스에서 만든다. 지난해 한국산 메모리칩의 80%가 중국 조립공장으로 수출됐다. 대만과 일본 베트남 역시 한국산에 의지한다. 생산과정의 작은 차질이라도 생기면 중국과 베트남 전역에 있는 수천 개의 공장이 멈춰 선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에서 부품과 중간재를 수급하는 기업들은 현지 공장 폐쇄와 운송 지연으로 '제2의 와이어링 하니스 사태' 우려에 비상이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중간재 수입 규모는 약 120조 원, 전체 수입액의 38%에 달한다. 

이 부품과 중간재가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국내 생산도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꼬리가 꼬리를 물고 있는 글로벌 공급사슬 때문에 공급망 단절에서 안전한 국가는 아무도 없다. 

특히 중국에 대해 생산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 애플이 중국 내 제품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에어팟, 아이폰 등 주력 제품 조립라인 일부를 베트남, 인도로 옮기고 맥북프로를 미국에서 조립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기존의 정설이었던 재고 최소화와 2차와 1차 협력업체를 거쳐 최종 조립 공정에 이르기까지 낭비 없이 완벽히 동기화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Global SCM)와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기 생산체계(JIT)의 공급망 리스크를 되돌아 보고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필요성의 큰 교훈을 주었다. 

따라서 원·부자재의 글로벌 집중생산과 싱글소싱을 통한 조달에서 멀티소싱의 ‘탄력적 공급망관리’ 로 급속히 재편될 것이다.

◆둘째, 전략물자, 보건·의료·방역, FMCG(일용소비재)산업은 자국내로 복귀(유턴) 가속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등의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항공기의 운항 중단 등으로 국제 물류망이 단절되면서 적기에 FMCG 상품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각국은 경제안보차원에서 전략물자 외에 의료, 방역, 생필품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대기업을 자국내로 복귀(유턴)시켜 국가 안전망 구축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제조업 역량 강화시키는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지난 2월 23일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한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은 중국이 바이러스 차단율이 높은 N95 마스크의 수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며 “공급망을 다시 미국 내로 옮겨야 한다”, "공급망을 안전하게 확보해 우리가 필요한 것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해외 진출 대기업의 국내 복귀(유턴)시켜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제조업 역량 강화의 주요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 한 곳만 유턴해도 다수의 공급 협력사가 따라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일본 수출규제와 코로나 19로 큰 타격을 입은 국내 제조업의 공급망을 보완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간의 조달·생산·물류에 걸친 물류망 재구축과 더불어 국가내, 지역내 물류망의 정비가 요구될 것이다.

◆셋째, JIT에서 안전재고 확보와 조달·생산·판매·물류네트워크 재배치 작업 돌입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기업은 공급체인의 안정을 위해 안전재고 확보와 조달·판매 물류망을 동시에 고려한 물류네트워크 재배치 작업에 돌입했다. 공급망은 안전 재고와 대체 공급처를 확보해 리스크 방지와 병목이 생기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11년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혼다, 닛산은 도요타와 다르게 공급망을 재구축했다.
‘16년 5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는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후 해당 지역 공장에 한해 가동을 중단한 혼다, 닛산과 달리 토요타는 일본 내 26개 공장이 모두 가동 중단됐으며 재 가동에 들어가는 시기도 가장 늦었다. 

혼다와 닛산은 ‘11년 도호쿠 대지진 이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선을 다변화하여 이 지진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토요타는 기존 재고를 최소화하고, 2차와 1차 협력업체를 거쳐 최종 조립 공정에 이르기까지 낭비 없이 완벽히 동기화(JIT)한 토요타 시스템(TPS)을 고수하면서 리스크에는 오히려 취약했다.

포스트 코로나19, 각국과 기업은 기업차원을 넘어 국가차원에서 공급망의 안정을 위해 안전재고 확보와 조달·판매 물류를 동시에 고려한 공급망과 물류네트워크 재배치 작업에 돌입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하에서 위기 대응을 위한 공급망 리스크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다
코로나19 사태는 결국 종식될 것이고 글로벌 공급망 혼란도 극복할 것이다. 하지만 자연재해, 전쟁, 국가간 분쟁과 새로운 바이러스 출몰과 같은 공급망 불확실성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또 다가올지 모른다. 

기업은 수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위험에 처할 때마다 그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서는 이미 늦다. 우리 기업은 각 산업의 공급사슬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을 이해하고, 자신의 기업에 적합한 다음의 위험요인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탄력적 공급망 설계(Designing Resilient Supply Chains)’가 필요하다. 
이는 공급망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대체할 수 있도록 다각화되고, 해당 부품이 없어도 생산할 수 있도록 제품 재설계 역량 등을 갖추고, 부족한 물량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갖춘 ‘탄력적 공급망 설계’가 필요하다. 

둘째, 공급사슬내 위험을 인식하고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스트레스 시험(stress test)이 필요하다. 
주기적으로 공급사슬내 핵심적인 공급업체와 고객, 공장, 유통 및 물류센터를 파악하고, 부품, 공정재고, 완제품 재고에 대하여 위치와 물량을 파악이 필요하다. 

셋째, BCP(Business Continuity Plan)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BCP는 재난이 발생해도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재해·재난으로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핵심 업무기능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기업 가치를 최대화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세계인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재앙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안타깝지만 이제는 미래도 바라보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확산 및 발전 관점에서 바라보면, 4차 산업혁명 활성화가 좀 더 앞당겨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직접 수행하거나 대면 서비스가 필요했던 많은 일들은 인공지능(AI)기술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드론, 로봇을 활용한 무인배송, 스마트 보관함, 원격의료 등 4차 산업혁명의 차세대 기술이 사람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입, 활용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19에 일어날 새로운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기술혁신과 빨리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사태와 더불어 우리기업이 조달·생산·물류에 걸친 공급망 리스크를 다시 돌아보는 귀중한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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