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생애설계 이야기14] 생애설계와 인간관계(Ⅱ)
 [최승훈 소장의 생애설계 이야기14] 생애설계와 인간관계(Ⅱ)
  • 편집국
  • 승인 2020.03.31 0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사)시니어벤처협회 부회장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1. 부부관계의 중요성
‘은퇴준비’하면 대부분 ‘노후자금마련’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경제력’보다 더욱 중요한 선결과제가 인간관계이다. 은퇴 후 20년 이상을 함께 지낼 배우자, 자녀, 며느리 등 가족과의 관계회복이다. 

그 관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가족관계이며 그중에 더욱 중요한 것이 부부관계이다. 특히, 은퇴 후에는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과거엔 느끼지 못했던 소외감이나 상실감도 강해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퇴준비의 첫 관문을 부부 유대감 형성 및 관계회복에서 찾는다.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자녀를 비롯해 친척, 사회적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는 자녀와의 동거를 꺼리는 성향마저 짙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구속받지 않는 노후를 꿈꾸는 예비노년층에게 부부관계 회복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는 것이다.

2. 부부란 무엇인가
반쪽의 두 개가 아니고, 하나의 전체가 되는 것, 한 몸이 된다는 "결혼서약"은 두 개의 물방울이 모여 하나가 된다는 의미이다. 부부는 가위 같아야 한다고 하는데 두개의 날이 똑같이 움직여야 가위질이 되기 때문이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 하듯 피차의 실수를 한없이 흡수하는 호수라고도 한다. 

전통적으로 부모 자식관계, 형제관계, 부부관계는 가정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관계로, 삼친(三親)이라 불러 왔다. 이 삼친(三親) 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부부관계이다. 부부가 없으면 부모 자식도, 형제자매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부는 인륜지시 만복지원(人倫之始 萬福之源-퇴계)이라 하며 모든 인간관계의 시작이자, 모든 행복의 근원이라 하였다. 그만큼 사회에서든 가정에서든 그 중요성이 무엇보다도 크다는 뜻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가정에서 얼마나 부부관계를 원만히 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원만한 부부 관계에서 의좋은 형제관계며, 배려하는 부모 자식 관계가 만들어 진다. 이것을 확대해 나가면, 사회에서도 역시 성공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부부는 무촌이다. 부모 자식 간이 1촌이고, 형제자매 간이 2촌이고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부부이다. 너무나 가까워서 촌수를 헤아리기 어려우니 무촌이라 한 것이다. 또한 혈연으로는 남남이라는 데 무촌의 의미가 숨어 있다. 촌수를 헤아리기에는 너무나 먼 것이다.

따라서 부부란 아주 가깝고도 먼 사이라 할 수 있다. 남남이 짝을 지어 누구보다도 가깝게 사는 게 부부인 것이다. 님 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도로 남이 되기도 하는 것이 부부관계이다.

 3. 부부 관계란
부부는 천생연분이라고 한다. 모래알 같이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당신이 나의 짝이 되었는가? 소홀히 넘길 수 없는 대목이지만, 이 물음에 성의 있게 대답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그리고 살다가 문제가 생기는 사람 중에는 이 물음에 성의 있는 대답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매로 결혼을 했다. 어른들이 다 알아서 했으므로 당사자끼리는 혼전에 얼굴도 보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옛날 사람들이 평생 동안 마지못해 부부로 살지는 않았다. 요즈음은 연애결혼이 일반적이다. 스스로 선택한 짝이니 부부생활이 더 할 나위 없이 즐거워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예전에도 금실 좋은 부부가 많았는데, 요즈음에는 파경을 맞는 부부가 많아졌다. 그러니 부부간의 행복과 결혼방식은 별개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결혼은 필연적인 연분에 의해 이루어진다 할 수 있다. 그리고 부부의 금슬이 좋고 나쁜 것은 그 연분을 소중히 알고 가꾸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두 가지 점이 예나 지금이나 같음을 엿볼 수 있다. 

부부가 될 사람이거나 부부로 살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왜 하필  당신이 나의 짝이었나를 다시 한 번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부부의 사랑을 꽃피울 수 있는 공간이 가정이다. 꽃은 나무를 떠나면 시들고 만다. 아름다운 꽃은 자연 그대로가 아름다운 것이다. 꽃이 꺾여 나무를 떠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부부의 사랑은 가정에서 아름답게 피어나야 하는 것이다. 

"강태공이 말하기를 어리석은 남자는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 이는 부부의 신뢰와 아울러 서로 공경을 강조하는 내용으로서 현세대의 가정에 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정은 분명한 혈연적 서열이 이루어진 뒤에야 그 가정의 윤리와 도덕성이 정착되는 것이다. 남편은 남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며 부인은 부인으로서 역할에 충실하여야 한다. 

평생을 함께 살아가며 공동의 행복을 창조하고 인륜의 기초를 다지는 부부관계를 청산 한다는 것은 세상의 어떤 큰 조직을 청산하는 것 보다 신중하고 어려운 일일인데. 부부간에 서로 삐걱거리며 안 좋은 관계에 처한 것을 ‘금슬부조지탄(琴瑟不調之歎-퇴계)’이라고 한다. 부부간에 ‘금슬관계가 서로 맞지 않아서 한숨짓는다.’는 뜻이다. 

‘결혼은 판단력 부족. 이혼은 인내력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이란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30년, 40년을 참다 참다 인내력에 한계를 드러낸 부부들의 ‘황혼 이혼’이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결혼 생활의 변곡점으로 자녀의 출생, 교육과 결혼, 배우자의 은퇴 시기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같은 변곡점들은 부부 두 사람이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자녀가 태어난 것을 큰 축복으로 보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원치 않는 출생이라며 구박하거나 심지어 내치기도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 인생의 한 획을 긍정적으로 쳐다보면 한없이 긍정적이지만 부정적으로 쳐다보면 한없이 부정적으로 되는 것이다. ‘내힘들다’도 뒤집으면 ‘다들힘내’가 되지 않던가.

4. 은퇴 증후군 은퇴남편증후군
은퇴 후의 사례를 한 가지 들어 보면 9년 전 교직에서 40여 년 넘게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필자의 친구가 이것저것 시도를 하다가 모두 실패하고 퇴직 후의 무상함과 절망감을 이기지 못해 술로 세월을 보내더니 결국 병이 나서 지난해에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문상을 다녀온 필자가 친구 영정 앞에 술 한 잔 부어 놓고 울컥했던 이야기를 다른 친구들에 전했더니 모두가 눈시울을 붉히며 숙연했던 일이 생각난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은퇴이다. 누구나 은퇴하는 것이고 더욱이 요즘 세상에 교직에서 정년까지 다녔으면 대단히 행복한 은퇴라고 할 수 있는데 왜 그랬을까. 속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은퇴라는 큰 변화에 제대로 적응을 못했을 거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은퇴와 함께 이것저것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모를 만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본인의 성격과 주변 환경이 따라주지 못한 것을 비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런 것을‘은퇴증후군(Retirement Syndrome)’과 ‘은퇴남편증후군(Retired Husband Syndrome)’이라 한다고 한다. 은퇴증후군은 은퇴한 사람들이 겪는 은퇴 전후의 정신적 혼란이나 분노, 절망감 등이 배우자 또는 자녀 등 주변 사람들에게 표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은퇴남편증후군은 은퇴한 남편들이 쏟아내는 은퇴증후군의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아내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이유 없이 아프게 되는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은퇴남편증후군이 이미 1990년대 초반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으로 분류될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고 한다.

5. 황혼이혼의 현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24만 건을 밑돌며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결혼 건수는 5건을 밑돌았다. 결혼을 주로 하는 연령층의 인구는 줄고 취업·주거비 부담은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해 이혼은 황혼 이혼 등이 증가하며 11만800건으로 전년보다 2% 증가하며 2년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은 2.2건으로 전년보다 0.1건 늘었다. 이혼 건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황혼 이혼’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혼한 지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3만8400건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의 34.7%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혼인지속 기간이 길수록 이혼이 줄었으나 최근에는 20년 이상과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이 전체의 55.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율은 2018년 17.3%에 이어 지난해 10.5%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조선비즈 2020.03.19.) 

황혼이혼이 100세 시대의 일상과 행복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위험요소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중년기부터 미리미리 부부 관계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이제까지 바쁘다는 이유로 부부 관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이제 더 이상은 미루어서는 안 된다. 이참에 고칠 것은 고치고 바꿀 것은 바꾸는 리 모델링이 필요해 진다.

황혼이혼을 하는 이유를 앉고 사는 가정이 한둘이 아니다. 서로의 성품이 너무 모질어서 도저히 조화되지 않는 경우나, 너무 하는 짓이 밉고 지혜롭지 않아서 그런 경우도 있고, 남편의 너무 성질이 불같아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일반 상식과는 너무 괴리가 있어 갈등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그 밖에 수많은 이유를 다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불신하고 갈등하는 부부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결국 모두가 반성하고 잘 대처하여 부부의 도리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부부가 상대의 맘에 딱 들지 않는다고 길 가는 사람처럼 대접하고, 원수처럼 여겨 가정이 파탄하고 행복의 근원을 파괴하는 결과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반복하여 심사숙고 해보면 얼마든지 해결할 방법이 있을 것이다.

6. 서로 다른 남성과 여성의 이해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칼융(1875년 7월26일-1961년 6월6일 스위스의 정신의학자로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은 중년기 이후에 이러한 변화를 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mus)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즉 나이가 들면 남자들이 자신 속에 여성적인 측면(Anima)을 표출하며 덜 공격적인 성향을 띄고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지만, 여자들은 남성적인 측면(Animus)을 표출해 좀 더 공격적이고 독립적이 된다는 사실이다. 

나이든 남자들은 여성적인 특징을 드러내고 내면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반대로 여자들은 남성적인 자질을 드러내고 바깥으로 향하게 된다고 한다. 

나이 들수록 남자들은 친밀성 의존성 관계지향성이 증가하는 반면 여자들은 공격성 자기주장 자기중심성 권위주의의 성향이 높아진다고 한다. 여자들의 목소리는 나날이 커지고 남자들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게 된다. 

현재로서는 호르몬의 변화라고 하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처럼 남녀 간의 심리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여서 황혼기 부부에게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된다. 

이 변화를 잘 활용하는 부부는 각자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행복해지며 당연히 황혼이혼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비난과 공격이 일상화 될 경우 부부 사이는 급격히 멀어지거나 갈등과 싸움으로 얼룩지게 된다. 

따라서 오래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부부는 갱년기 이후에 찾아오는 심리적 변화에 잘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교차하는 남성적 특성과 여성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해야한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의 언어를 모두 익히고 양쪽에 심리적인 특성과 행동변화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면 부부 사이는 저절로 좋아지고 후기인생은 풍성해 지게 되며 이런 부부의 사전에 황혼 이혼이 있을 이유가 없게 될 것이다.

7. 행복한 부부관계
원만하고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행동하는 지혜로운 부부 관계의 창조를 기대해 본다. 

원만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는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해야 한다.

첫째 말은 골라서 해야 되며 성격 탓을 해서는 안 된다. 
역린(逆鱗)의 화(禍)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온순한 용도 자신의 목에 있는 건드려서는 안 될 비늘, 역린을 건드리는 순간 상대를 물어 죽인다는 한비자(韓非子)의 고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아무리 상대방이 밉다고 해도 부부에게는 마지막까지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한마디 말이 따뜻하면 솜 같을 수도 있고, 날카로우면 가시 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을 골라하는 습관과 가풍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과 다르게 가부장적 사회문화 속에서 배우고 자란 노년층에게 대화는 낯설기만 하다. 가부장적인 유교적 가정환경에서 평생을 살았기 때문에 애정 표현은 고사하고 일상 대화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시도할 때 남편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가장으로서의 권위의식을 버리는 것이 우선이다. 사회적 체면보다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갑작스런 변화가 힘들다면 아내를 가장 친한 친구로 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내는 늙으나 젊으나 ‘남편은 내 편’이라는 느낌을 받고 싶어 하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대개 사람들은 보통 불화의 원인을 성격 탓으로 돌린다. 부부간의 시비나 친구간의 시비에 있어서, 상대방의 성격이 나쁘니 어쩌니 하면서 성격 탓으로 결론을 짓는데  부부간의 싸움을 보면 그 시초는 극히 사소한 일에서 발단된다. 

따지고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데 옥신각신하다가 큰 싸움으로 발전하게 된다. 싸움이 없다고 해서 부부간의 애정이 그만큼 깊은 것도 아니고, 싸움이 잦다 해서 부부간의 애정이 엷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단 시비가 벌어지고 진전이 되면 서로 별별 소리가 다 튀어나온다. 

부부간의 시비가 잦은 것은 서로 허물없는 사이가 되어, 무슨 말이든지 터놓고 말하기 때문이니, 각자의 성격 탓으로 돌릴 일만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시비를 예방하고, 평화를 유지하려면 최초의 말 한 마디나 또는 최초의 어떤 행동을 조심해야 할 것인지 살펴서 해야 한다.

가정에 풍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언행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결코 자기나 남의 행동을 무조건 성격 탓으로 돌리지는 말아야 한다. 

둘째 부부관계는 오래 참는 인내가 필요하다. 
사랑은 오래 참아 낼 때 완성 된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 성경에도 표현 되어 있다. 

심사숙고하여 참아야 한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할 수 있다고 한다. 부부가 한 번 참으면 평생 해로 할 수 있고, 부부가 참지 못하면 자식이 고독해 질 수 있다고 했다(夫妻忍之 終其世 夫妻不忍 令子孤-명심보감 계성편). 

어려울 때 일수록 믿을 사람은 부부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부부관계는 둘 만의 관계가 아니라 부모와 자식이 연계되어 있어 가족관계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세상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부부간의 금슬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 
논어 위령공 23편에 “기소불욕이면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하고 싶지 않는 일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마라는 뜻으로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상대방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할 때 그 배려는 나에게 다시 돌아오게 된다. 

아내는 남편의 입장에서, 남편은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면 아무런 문제는 발생되지 않는다. 한번만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면 사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답은 명확해 진다.

 군자의 도는 부부관계에서부터 단서가 만들어 진다. 그 관계를 확장해 나가면 결국 천지의 이치를 살필 수 있을 것이다.(君子之道 造端乎夫婦 及其至也 察乎天地) 중용(中庸-12장)에서 말하는 부부 론이다. 유능한 리더가 되는 것은 결국 부부관계에서 모든 실마리가 시작된다는 것이요, 그 부부간의 실마리를 확장해 나가면 결국 세상의 모든 이치를 살필 수 있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넷째  표현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표현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 1995년에 개봉하고 2016년에 재개봉 되었던 ‘쇼생크 탈출’ 영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놓쳐버린 명장면이 있다. 

주인공 앤디의 고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작은 은행의 부행장으로 업무가 바쁘다 보니 일찍 귀가하여 아내와 대화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어느 날 아내가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죽는 일이 발생했다. 얼마 후 그는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과 함께 무기형을 언도받고 쇼생크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는 치밀하게 탈출을 준비 한다. 감옥생활 20여년 쯤 된 어느 날 함께 수형 생활을 하던 흑인 친구 레드에게 이런 고백을 한다. “아내는 나를 속을 알 수 없는 남자라고 불평이 대단 했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예쁜 여자였지요. 저는 그녀를 끔찍하게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그걸 표현할 줄 몰랐지요. 제가 방아쇠를 당긴 것은 아니지만 제가 죽인 것이나 다름이 없어요. 원 이런 내가 아내를 멀어 지게 했지요.” 다음날 그는 탈출을 감행했다.

아무리 마음속으로 끔찍하고 큰 사랑의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해도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않으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촌철활인의 말이다. 결코 많은 말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요약해서 아홉 자 고백이면 된다. 일상의 언어에서 아주 가까이에 있는 이 단어를 활용하면 부부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황금 언어가 될 수 있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라는 표현이다. 아주 작은 고마운 일이어도 고마워하고, 아주 작은 서운함에도 미안해하고, 가끔 사랑한다고 표현 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불신과 갈등도 모두 해소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일본 영화 “엔딩노트” 마지막 장면인 임종 시에 남편이 아내에게 “당신 사랑 했어요“라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자 아내는 감격하며 왜 이제 그 말을 하느냐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사랑해’라는 그 한마디가 그녀를 감동하게 만든 것이다.

어떤 아파트 1000세대 부인들에게 남편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설문 조사를 했더니 95%의 여성이 “여보 사랑해”라는 단어를 꼽았다고 했다.

이렇듯 사랑하고 평생을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정서적 유대감이 생긴다면 부부관계는 몰라지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단, 부부 간 대화를 시도할 때 반드시 유의해야할 점은 절대로 배우자를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만약 상대에게 소리치고, 무시하는 언행을 저질렀다면 최대한 빨리 사과하는 것이 좋다. 다툼은 위험요소가 아니라 막혔던 부부관계를 회복시켜주는 기회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때로는 사소한 다툼을 통해 과거보다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내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아내가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하게 되면 행복한 가정은 저절로 이룰 수 있다. 가정에서 느끼는 행복은 두 사람의 정신과 인격이 성숙해감에 따라서 점점 견고하게 된다. 

서로가 그 정신을 높이고 인격을 원숙하게 해 나가다 보면 가정의 행복이 증진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완전히 행복한 자리에서 시작되는 부부는 없을 것이다.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을 중시하면서 이해의 폭을 더욱 넓혀 나가야 후기인생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최승훈(kopax88 @hanmail.net)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18- )
•사)시니어벤처협회 부회장(18- )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16- )
•한국산업교육협회 회장(17-18)
•생명보험협회 노후설계 전문강사(18- )
•평생교육사(91) •경영지도사(인사, 조직)(91)
•연세대 교육대학원 인적자원개발 석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