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어떻게 하면 통화스왑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어떻게 하면 통화스왑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 편집국
  • 승인 2020.04.0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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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동 박사
김근동 박사

최근 코로나19 전염병의 대유행(pandemic)에 의해 촉발된 주가 폭락과 소비부진은 생산 및 영업과 서비스을 위축시켜 세계경제를 대공황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원자재 및 상품 등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지금의 국제 경제환경 급변에 커다란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급격하게 국제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한국의 2020년 초기의 수출입실적(비록 2월은 수출이 감소했지만 1월과 3월은 증가)은 비교적 양호했다. 가장 큰 걱정은 외환의 방어에 있다. 

한국은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환율의 방어와 외환시장 안정화가 얼마나 중요하며 외환보유 상황이 국가경제를 지키는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체험했었다. 

그래서 한국은 호황시 벌어들인 외화를 아끼고 절약해 지금까지 4,000억달러 이상을 축적해 왔다. 하지만 현재 세계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거액의 외환(세계9위 수준)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안심할 수 없어 외환 상황을 엄격하게 점검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한국은 외환자율화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외화의 자유로운 유출입이 언제든지 가능하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경제나 국제경제 여건이 악화되면 언제든지 외국자본이 손쉽게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유동성 외화를 많이 보유하고서 즉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국가 부도로 연결되기 쉽다. 호시탐탐 고수익의 먹이감을 찾고 있는 국제적인 투기자본(헷지펀드)은 이런 기회를 노린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3월중에 한국에 투자되어 있던 거액의 외국자본(약90억달러)이 해외로 일시에 빠져 나갔지만 미국과 체결한 통화스왑과 가용이 가능한 보유 외환을 사용해 무사히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도 외환보유고가 국제결제은행(BIS)의 기준에 턱없이 부족(1/2 수준)할 뿐만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외환의 복잡한 운용구조에 기인한다. 

평상시 국가는 자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을 장단기로 구분해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경제상황의 급변으로 외환이 한꺼번에 외국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사용이 가능한 단기 운용 외화가 부족하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를 경우 국가경제가 파국에 이르게 되는 국가 부도 사태가 발생한다. 엄청난 희생이 따른다. 국민들이 애써 모은 국부가 외국자본에 통째로 넘어가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이럴 정도로 무서운 외환위기를 사전에 막을 수 있을까? 하나의 방안이 통화스왑 (currency swap)이라는 것이다. 

선진국들과 통화스왑 협정을 체결하면 외환위기가 발생해도 국제 기축통화인 달러나 엔화 등을 자국 통화와 즉시 교환해 사용할 수 있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통화스왑과 환율스왑은 어떻게 다를까? 환율스왑(BSA)은 통화스왑(BSL)의 한 종류이다. 가장 큰 특징은 통화스왑이 1,2,3년 등 중장기에 결쳐 달러와 자국 화폐를 교환할 수 있게 약정하는 것이라면 환율스왑은 며칠 내지 몇개월 등의 단기로 외환을 교환해 사용한다는 약정이다. 

금년 3월20일 미국은 한국 등 9개 우방국과 통화스왑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과는 즉시 6개월간에 걸쳐 600억달러를 교환하는 통화스왑(정확히 말해 환율스왑이었음)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3월30일 한국에 120억달러를 제공했다. 한국은 위 달러를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출 사태에 요긴하게 사용했다.

과거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국은 외환위기시의 쓰라린 경험을 되살려 2011년에 들어와 일본과도 통화스왑 약정을 체결했다. 2013년도에는 한일간 통화스왑의 규모가 800억달러에 이르렀다. 

한국은 금융위기 사태를 잘 극복하고서 높은 경제성장을 계속해 왔다. 무역에서 흑자가 증가했고 외환보유고가 크게 늘어났다. 일본과의 통화스왑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한국정부는 위의 약정을 완료했다. 

이런 상황에서 며칠전 한국정부가 갑자기 일본정부에게 통화스왑을 체결하자고 요청했다. 외환시장은 한국의 외환방어 및 외환보유고에 이상이 있지 않나 라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통화스왑은 외환위기시 국가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다. 평상시와 달리 경제환경의 변화로 일시에 거액의 외환 유출 현상이 발생해도 통화스왑의 본래 기능이 작동하여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체결되는 통화스왑은 평상시 관련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체결된 통화스왑 약정을 국가체면을 감안한다면서 일부러 폐기할 필요는 없다. 

국제간의 거래에서는 언제 어떻게 위급한 사태가 발생할 지 모른다. 화재나 사고 발생을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같이 통화스왑도 위와 같이 갑짝스러운 외환위기가 발생할 때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정부나 금융당국은 다시 한번 통화스왑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며 국민들도 국제경제의 현실을 바르게 직시하고서 선진국과의 통화 협력을 통해 갑자기 위기가 찾아와도 신속한 환율방어로 외환시장의 안정화를 실현하겠다는 정부를 응원해야 한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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