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안철수(달리기에 한해서만)평전
[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안철수(달리기에 한해서만)평전
  • 편집국
  • 승인 2020.04.20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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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안철수 대표가 2020. 4.1 여수를 출발하여 한반도를 종단하여 4.14일 광화문광장에 도착하였다. 총 달린 거리는 432km로써 하루 평균 30.9km를 달린 셈이다. 

이렇게 하루에 일정거리를 달리고 식사하고 수면을 취하는 달리기 방식을 스테이지 런(stage run)이라 한다. 언뜻 하루에 30여km달려? 하면 일반인들은 비교적 쉽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것도 식사하고 쉬고 가끔은 걷고 하는데 ~ 시간당 5km만 달려도 6시간이면 충분하고,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속도잖아 한다. 다만 울트라마라톤을 많이 달려본 경험자들은 저게 생각보다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달리는 이유나 배경은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종단달리기 소식을 들었을 때 언뜻 “무모한 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에 입문한지 약 2년여 남짓, 풀코스마라톤 완주도 최근 1년 이내에 단 3번으로 상당히 일천한 경력이다.  마라톤을 하기에 충분히 몸이 만들어지기에는 부족한 기간이다. 

더구나 출발하기 전에 2주간 의료봉사,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하였으니 도로에서의 달리기훈련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론 마라톤이나 울트라마라톤(스테이지 런 포함)에 대한 경력, 경험이나 지식이 미흡하기에 저런 “무모한 도전도 가능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막연하지만 도전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들뜨게 마련이다. 앞날에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있는지 전혀 모르므로 “일단 내질러보자”라는 약간의 호기로움도 깔려있다. 

반은 호기심 반은 두려움이었던, 20여 년 전 첫 번째 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임했던 필자의 과거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안대표의 달리는 모습을 중계영상으로 처음 보게 되었다. 나름대로 임하는 각오도 대단했을 것이고 첫날이니 힘도 충만하여 내딛는 발걸음이 아주 가벼워보였다. 

보폭은 작았지만 보속이 꽤 빨라보였다. 풀코스를 3시간 40~50여분에 완주하는 주자의 모습이었다. 웬만한 마라톤대회의 상위 20~30%안에 들어가는 꽤 잘 달리는 실력이다. 

낼 모레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62년생, 58세)를 감안했을 때 상당히 빠른 주자에 속한다. 저런 상태로 사나흘은 가능할 것이나 그 이후가 어떨까? 기대되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처음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잘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신호등을 기다리고 교차로를 통과하며 시내의 어지럽고 울퉁불퉁한 인도를 달리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불구하고 평온하게 잘 달려 나가고 있었다. 

1주일여 지나서 주로에 있는 (울트라마라톤에서는 비일비재한)돌부리를 걷어차 오른발 엄지발가락에 피멍이 들어 무척 고통스럽다는 중계진의 설명에~ 저거저거 상당히 아플 텐데~어쩌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미처 경험하지 못한 심신의 고통이었을 것이다. 

아픈 오른쪽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무게중심을 왼발에 싣다보니 왼발의 바깥부분에 힘을 주며 안쪽으로  뒤틀리는 회외(supination) 현상이 보였다. 

2~3일 후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 몹시 불편하지만 그냥 적응이 되었거나, 어떤 처치로 피멍을 제거하여 (비록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온 몸이 산산히 부서지는 아픔이 동반되지만)고통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서울로 올라올수록 누적피로도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보속도 잘 유지되고 자세도 안정되어 보였다. 언론에 비쳐진 사진상으로는 발톱부상, 발가락 물집이 보이지 않아 발바닥 착지도 매우 안정적으로 잘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 저 정도면 완주도 가능하겠다! 는(울트라마라톤은 예상할 수 없는, 무수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기에)조심스런 예상도 해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무릎이 잘 굽혀지지 않는 상태로 절을 하는 모습에서 불굴의 투혼을 가진 타고난 마라토너 라는 평가를 내려본다.

이윤희 (yhlee@posyko.com)
-운동생리학 박사
-한국운동영양학회 부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대한육상연맹 의무분과위원(운동생리,영양,도핑 부문)
-대한요트협회 스포츠공정위원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프로스포츠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과 건강,영양 관련 수많은 기업 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건강운동관리사 3급
-풀코스 마라톤 240여회 
-울트라마라톤 50여회 완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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