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공간의 심리학
[신간안내] 공간의 심리학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5.19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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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과 행동과학으로 밝힌 50가지 공간 심리 연구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사무실을 꾸밀 때나 주차할 곳을 찾을 때, 산에 오를 때나 버스나 기차의 좌석을 예약할 때, 파티에서 모르는 손님과 대화를 나눌 때나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 우리는 어디에 자리를 잡고 타인과 사물로부터 얼마만큼 간격을 둘지 늘 심리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공간에 머물거나, 공간을 이동할 때 편안함이나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는 한 영역을 두고 다툼이나 갈등이 싹트기도 한다. 

이 책은 특정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취하는지, 행동과학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배경을 설명해준다. 저자는 우리가 어떤 공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 때 그곳은 그저 우연히 선택된 것이 아니며, 엄연한 심리학적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생물학적 원인까지 더해진다. 우리는 아직도 석기시대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많은데, 그 옛날 동굴을 차지하려는 곰을 피해 언제든지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는 원시인처럼, 현대인들 역시 침대의 위치를 정할 때 똑같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공간을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가령 남자들은 공중화장실에서 좀처럼 다른 사람과 나란히 서서 볼일을 보려고 하지 않는데, 저자는 성장기에 심리적 배뇨장애의 경험을 했거나, 동성을 일단 경쟁자로 보는 남자의 심리가 작용한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한다. 

이렇듯 공간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환경에 따라 인간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일의 능률과 성과에도 차이를 만든다. 환경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녹색식물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의 일터에서는 아파서 결근하는 빈도가 낮다고 한다. 

빛이 들고 녹색식물이 잘 보이는 창가 자리는 그만큼 희소성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자기 주변을 화분을 두는 등, 약간의 초록색으로 꾸미는 일은 공간심리학적으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은 공간심리학적인 시각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공간을 선택하기를 주문한다. 중요한 계약을 할 경우에는 자신의 사무실 혹은, 적어도 자신이 익숙한 공간에서 하라고 충고한다. 그런 공간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리하게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 

상황을 제어할 수 있게끔 공간적인 뒷받침을 받는 데서 오는 위안감 덕분에 심리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 그밖에도 공간의 어떤 요소가 나를 불안하게 하고, 그것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여러 힌트를 알 수 있다.

같은 공간에서도 나이, 성별, 지위,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심리적 반응은 제각각이다. 공간심리학은 행동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반응의 이유를 설명해주고, 적절히 공간을 벗어나거나, 다른 공간을 선택하게끔 도와준다. 

공간심리학적인 관점으로 타인의 행동을 관찰한다면 그에 맞게 배려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공간의 비밀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고 자기 삶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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