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휘청이는 고용보험기금, 연말 고갈 우려 나와
코로나에 휘청이는 고용보험기금, 연말 고갈 우려 나와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6.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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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급여 재정소요 전망' 보고서
6월까지 31만명,  12월까지 51만명 늘면 당초 기금 고갈 자명해
3차 추경 3조 4천억 배정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근본적 대책은 아냐
실업급여의 창고라 할 고용보험기금이 코로나19발 실업대란에 자칫 고갈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마르지 않는 샘처럼 여겨졌던 고용보험기금이 자칫하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고용위기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실업급여만으로 벅찬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위세가 더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사실은 4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받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급여 재정소요 전망'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2019~2028년 8대 사회보험 재정 전망' 추계 모형에 지난 4월 고용동향 통계를 반영한 것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야기된 고용충격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고용보험기금이 전액 고갈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4월의 고용상태가 6월까지 지속될 경우, 올해 예상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164만명으로 31만명 불어나게 되고 상황이 진전되지 않은 채 12월까지 계속되면 수급자 수는 51만명 늘어 18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당장 지난 4월 구직급여만으로도 9331억원으로 1조에 육박할 정도까지 치솟은 상태다. 1년 전과 비교해 2551억원(34.6%),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12만 9천명)는 3만 2천명(33.0%) 각각 급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필연적으로 기급이 고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문제는 이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없던 지난해에도 고용보험기금은 2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 중인 상태였다. 여기에 코로나 악재가 겹치자 상황이 훨씬 심각해지고 있다.

물론 보고서에는 지난 4일 보충된 3차추경분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3조 4000억에 가까운 실탄이 보충되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안심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수치다. 이번처럼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언제까지나 세금을 쏟아부어가며 실업급여를 지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용보험기금을 적게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즉,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실업자가 없다면 실업급여 자체가 지급되지 않는 것. 정부는 3차 추경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조차도 단기성 일자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은 고용보험기금 고갈에 대한 걱정을 수시로 해야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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