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 누락된 중소기업, 수수방관 말아야
[기획]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 누락된 중소기업, 수수방관 말아야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6.15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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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복지 취약한 중소기업, 서비스 미제공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불리
법 시행 이전에도 대기업 비해 서비스 제공 비율 턱없이 낮아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고려해야.. 백세시대 은퇴자 처우도 기업의 몫
중소기업들이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에 미온적인 현 상황에 대해 우려의 눈길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관련 교육 장면. 사진제공 고양상공회의소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의 시행 이후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된 중소기업들이 이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적극적인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으로 기업 이미지 구축 및 구성원 능률 향상을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1일부터 시행된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법에 규정된 대상은 결국 상시 근로자 수 1000인 이상의 기업, 즉 대기업뿐이었다. 300인 내지는 500인 기업의 참여도 거론됐지만 정부는 기업 부담을 이유로 우선은 대기업 위주의 시행을 선언하고 나섰다.

급작스런 시행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고 점차적인 상향 적용으로 연착륙을 꾀한다는 의도겠지만 중소기업 제외에 따른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안 그래도 서비스 제공에 소극적이었던 중소기업이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빌미로 적극적으로 퇴직자 재취업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 분명해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4월, 고령자 고용법 시행령 발표 당시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국 31개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한 무료 재취업지원서비스의 지속 확대 추진이 그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이를 통해 지난해 3만 2000여개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올해는 작년보다 25% 확대된 4만명을 목표로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고양상공회의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등에서 ‘전직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중소기업 퇴직예정자들의 진로 탐색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그러나 단지 이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여건이 원활치 않은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재취업지원서비스에 매달리기는 힘든 때문이다. 의무화 대상도 아닌 중소기업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이를 진행할 이유를 찾기 힘든 것.

이는 여러 조사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사업체노동력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기업 중 1% 정도만이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 미미한 수치인 셈인데 세부 내역을 보면 그조차도 대기업 위주로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000인 이상 대기업은 19.5%인데 반해 300인-999인은 8.2%, 100인-299인은 4.5%, 100인 미만은 1%만이 서비스를 제공하던 중이었다.

기업별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실태. 2019년 6월 사업체노동력조사 부가조사 결과. 자료제공 고용노동부

법 시행 이전에도 이미 삼성이나 포스코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던 것에 반해 중소기업들은 거의 관심을 돌리지 않던 업무였다. 이런 상황에서 의무화 대상 제외가 결정되자 중소기업으로서는 더 크게 매달릴 이유조차 없어진 셈이다.

■ 미온적인 중소기업, 실질적 정부 지원 뒤따라야

모 대기업의 1차협력업체인 A업체의 경우, 매출이나 규모면에서 꽤 탄탄한 내공을 자랑할 정도지만 재취업지원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A 기업의 인사담당자 B씨는 “솔직히 법이 시행되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의무화 대상이 아닌 이유도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는 것은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이기에 솔직한 심경으로는 이번 결정이 내심 고맙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현 상황을 토로했다.

이에서 드러나듯 적지 않은 중소기업이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 대상 제외를 오히려 반기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취재를 위해 접촉한 몇몇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법 시행 사실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도 않은 상태였으며 이와 관련해 회사 차원의 대응 계획을 요구받지도 않았다는 말을 들려주기도 했다.

결국 중소기업의 비자발적 퇴직자들은 본인 스스로 자구책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이 불만스럽지 않을 리 없다. 덕분에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가는 것인 셈이다.

재취업지원서비스의 활성화는 개인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회사를 위해서도 요구되는 내역이다. 최근 재취업지원서비스 세미나에서 이를 언급한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현 연구위원의 말이다.

“비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배려 등의 직장 문화 정착에 따른 근로자의 조직 몰입도 향상 등으로 근로자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보고가 많다”면서 “뿐만 아니라 퇴직 및 이직 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 있는 관행 조성을 통한 사업 이미지 개선 등으로 신규 우수 인력 유치 효과도 상당하다”면서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회사에 상당한 실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 역시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중소기업에서도 대기업 복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는 앞서 이 연구위원이 말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과 기업 이미지 개선으로 회사 발전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재취업지원서비스 역시 조직 구성원에 대한 복지 향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관점에서도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고령화 사회의 추세에 따라 은퇴 이후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사회적 서비스 제공이 화두로 떠오른 지금, 기업 역시 이를 담당해야 할 책무를 지닌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지금이라도 이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중소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보다 강화되어 할 필요는 있다.

세종대학교 시니어산업학과 박흥진 교수는 “중소기업이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여러모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경제적 지원책을 위시한 보다 실질적인 정책 제공을 통해 중소기업의 참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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