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생애설계 이야기21] 생애설계와 질문의 힘 (Ⅱ)
[최승훈 소장의 생애설계 이야기21] 생애설계와 질문의 힘 (Ⅱ)
  • 편집국
  • 승인 2020.07.0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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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사)시니어벤처협회 고문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1. 질문의 힘

<질문의 7가지 힘>의 작가 ‘도로시 리즈(Dorothy Leeds)’는 그의 저서에서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옆에 있는 동료에게 구구단 중 5×8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곧바로 40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무언가 질문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대답이 반사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질문을 던지면 된다. 그것이 어떤 대답이든 상대방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 
 
2.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옆에 있는 동료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생각을 하다가 ‘짜장면(?)’이라고 말할 것이다. 질문은 사고를 자극하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정리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 
 
3.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가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질문을 하면 된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정보를 얻어 낼 수 있고 잘 알지 못하더라도 연결을 해서 정보를 줄 수 있다. 내가 필요한 정보를 찾는 가장 쉬운 일은 정확히 질문하는 것이다.  

4. 통제가 가능하다. 질문을 먼저 하는 사람이 그 내용을 통제할 수 있다. 대화의 주제는 질문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방향이 전환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주제와 결과를 위해 질문을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화제를 이끌어 갈 수 있다.  

5. 마음을 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질문을 받는 사람이 자신의 사연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방에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 질문에 대답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상대방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6. 귀를 기울이게 한다. 질문을 잘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적절한 대답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내가 원하는 답이 더욱더 선명해진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면서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7. 질문에 답하면서 스스로 설득이 된다. 내 문제에 대해 계속 질문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때가 있다. 이렇게 타인과 자신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고 답변과 의견을 원활하게 주고받다 보면 나의 생각이 정리되고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도로시 리즈(Dorothy Leeds) : 컬럼비아대학교 졸업. 동기부여 강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더난출판사. 2016)

훌륭한 질문은 우리를 멋진 곳으로 안내해 주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도구(Tool)의 하나이다. 우리는 이미 아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이며,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을 알기 위해서 질문을 하고 그 대답을 들어서 알아야 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질문에 답하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해결방법이 얻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2. 실망한 회견

 2010년 9월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설 직후 ‘국치(國恥)’ 수준의 비판을 쏟아내게 한 문제(?)의 뉴스는 한국기자들에게 질문을 요청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한국기자들에게 질문 기회를 드리고 싶군요. 정말 훌륭한 G20 개최국 역할을 해줬으니까요. 질문할 사람 누구 없나요?”

일순간 정적이 흐르다가 오히려 당황한(?)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말을 이어간다. 영어로 질문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어로 질문하면 아마도 통역이 필요할 겁니다. 사실 통역이 꼭 필요할 겁니다.” 통역까지 동원하려 했다.

이때 갑자기 한 기자가 유창한 영어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 기자가 아니라 중국인 기자였다.

“실망시켜 죄송하지만 저는 중국기자입니다. 제가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을 던져도 될까요?”라는 그의 물음에 오바마는 “공정하게 말해서 저는 한국 기자에게 질문기회를 드렸어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이라며 거절의 의사 표시를 전하지만, 중국기자는 곧바로 “한국기자들에게 제가 대신 질문해도 되는지 물어보면 어떨까요?”라며 되받아쳤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오바마 대통령이 “그것은 한국 기자가 질문하고 싶은지에 따라서 결정되겠네요. (질문할 사람)없나요? 아무도 없나요?”라며 재차 묻지만 어색한 침묵만 흐르다가 결국 그 질문기회는 중국인 기자에게 가고 말았다. 

2011년 1월 28일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5부(유투브 참조)에서 확인 할 수 있는 내용이다. 방송테마는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 말문을 터라>의 일부 장면으로, 질문과 생각이 사라진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EBS 다큐프라임 방송이 온라인상에서 널리 회자가 된 것은 질문을 못하는 대학생이 아니라 사회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는 기자들 때문이다. 공개석상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기자들의 모습 속에서 펜 끝이 무디어진 대한민국 언론계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폐막식에서 질문 세션이 갑자기 만들어지긴 했지만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다. 질문에 대해 가장 도전적이어야 할 기자들이 이 정도면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질문 능력이 어느 정도일지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단지 영어 문제가 아니라 질문 자체가 문제다. 
평소 질문을 많이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준비되지 않은 질문은 즉흥적으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질문하고 싶은 것은 사실 있지만 어떻게 질문해야 부끄럽지 않을지 의식하기 때문에 질문을 꺼렸을지도 모른다. 이상한 질문을 했다가 후폭풍이 발생할까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3. 질문하지 않는 이유 

“이만 오늘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말씀드린 내용 가운데 의문이나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강사가 말하면 강의실은 조용해지다가 소란스러워 지기도 한다. 질문이 있느냐는 말에 “강의가 끝났다”며 수강생들은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하거나 더러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하는 수강생도 있다. 

강사도 의례적으로 던진 말이라는 듯 말을 하면서 교탁을 정리하고 강의 장을 떠난다. 대학과 기업(공무원)에 자주 출강하는 필자는 강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늘 무거움을 느껴왔다. 
   
선진국의 대학이나 기업에서는 ‘질문 있습니까?’라는 말은, 종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의 클라이맥스가 시작되는 말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온 터이다. 짧아도 5~10분, 길게는 10~20분씩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지니 강의 종료 10~20분 전에 질문 이 있느냐고 묻는 강사도 많다고 한다. 수강생들도 의자에 앉아서 손만 들어 질문하기도 하고, 강의실 밖으로 나가는 강사를 붙잡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르게 나타난다. 
강사가 질문 있느냐고 묻자마자 강의실이 조용해지는 것도 자주 느낀다. 강의 종료 시간이 다 되어서 누군가가 강사에게 질문하게 되면 ‘저사람 때문에 늦게 마치게 된다.’며 짜증내는 수강생도 눈에 뜨인다.

이러한 현상은 강의 장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회의장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상사의 지시에 질문 하나 없이 받아 적기만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토론과 설득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교육의 한계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제도권 내 교육 시스템 혹은 제도권 밖 사회적 관계 모두에서 자연스러운 의사전달이나 성숙한 화자 · 청자로서의 훈련이 제대로 안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화두나 질문이 던져졌을 때, 그에 대한 대응이나 사고가 훈련 되지 않은 것이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이다.

4. 유대인 리더의 충고   

"전 세계의 사람들이 유대식 교육이 '질문'으로 시작해 '질문'에서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학생들이 질문이 많고, 계속 물어보는 것도 교육의 결과물이라는 점은 잘 모르죠. 처음부터 우수한 사람도, 처음부터 질문을 잘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질문하는 것도 배워야 잘할 수 있습니다. 질문하지 않는 것은 교육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대표는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분자생물학 박사 출신으로 1992년부터 국립교육지식센터에서 과학교사 수백 명을 키워낸 '이스라엘 과학교육의 대모'이다. 데이비드 대표는 질문하는 창의적인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질문하는 법'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스라엘 부모들은 아이들이 집에 오면 온종일 '가장 잘한 일'과 '가장 잘못한 일'을 물어봅니다. 또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다시 물어봅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왜 질문을 해야 하고, 고민해야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특히 실수를 했다면, 어디에서 잘못됐는지 계속 물어보세요. 실수에서 얻은 지식은 잘 잊지 않습니다. 이게 유대인이 창의성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그는 "실수를 숨기기보다 드러낸 뒤 개선책을 찾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실수를 질타하면 염세적인 아이를 만든다."고 했다.

교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질문이 없는 조용한 교실은 자신이 잘 가르쳐서가 아니라, 잘못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교사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은 절대 교사의 가르침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질문이 없는 교실을 부끄러워하고 끊임없이 해결책을 고민해야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대표는 이런 교육 환경에서 자란 이스라엘 학생과 그렇지 않은 다른 나라 학생들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에게 수박 값을 물어봅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박 가격만 알아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학생이라면 수박 값이 어제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수박이 오늘 얼마나 잘 팔리는지, 새 수박은 언제 들어오는지 한꺼번에 알아봅니다. 시간은 더 걸리고, 쓸모없는 지식도 분명 얻게 되겠지만 최소한 이 학생은 수퍼마켓에서 파는 수박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게 된 거죠. 단순히 아르바이트라도 누가 더 잘하게 될지는 명확하죠." (조선비즈 2015.10.27.)

이글은 우리들을 한없이 부끄럽게 한다. 교사(강사)나 부모가 잘못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교사(강사)와 부모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에 크게 공감되는 되는 것이다. 

미국 영화배우 하비 케이틀이 “내가 고등학교를 퇴학당하기 전에 유일하게 배운 교훈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질문은 묻지 않는 질문이다.” (주간조선 2015.10.12.) 모두 다 질문이 없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5. 질문도 훈련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이런 인식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진다.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이 회사에서는 질문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시사항 중 궁금한 점에 대해서는 질문할 수 있지만, 반박이나 대안의 의미로 꺼내는 질문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어느 날 팀의 회의가 열렸다. 팀장은 팀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며 궁금한 사항은 무엇이던 질문도 하라고 모두(冒頭) 발언을 했다. 한 사원이 경직된 소통문화를 제기하자 그건 자네가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일축해버렸다. 다른 사원이 팀 성과가 부진한 것은 방법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며 다른 방식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면서, 왜 이런 방법을 쓰는지 이유 등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팀장이 웃으면서 ‘그러면 자네가 팀장을 하면 되겠네.’라고 말했다. 갑자기 회의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그날 회의는 ‘하던 대로해’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회의장을 나서던 어떤 팀원이 회의(會議)가 회의(懷疑)로 끝났다고 자조적인 말을 던지는 모습이 소통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듯하다.
   
반면에 질문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질문 받는 사람의 태도가 열려 있어도 질문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뭐라고 질문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질문할 내용이 있는데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질문할 내용조차 모르는 경우다.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은 학습과 훈련으로 충분하게 해결할 수 있다.
   
질문의 훈련 방법으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잘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브레인스토밍’을 정의하면 “짧은 시간에,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들을 얻어내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브레인스토밍의 목적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무엇에 관해 토론하거나 그것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짧은 시간에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점을 강조한다. 

‘브레인스토밍’의 활동 규칙은 네 가지로 요약 된다

첫째, 비난하거나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다. 우리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도록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장벽은 어리석게 보이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동료들․상관들․부하들과 한자리에 있다는 두려움 등이다. 

모든 아이디어들이 나름대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섣불리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점수를 매기려는 행태는 브레인스토밍의 가장 큰 장애가 된다. 모든 아이디어는 다음 사람의 아이디어 자극에 큰 공헌을 하게 되므로 무엇이 됐던 간에 환영받아야 한다.

둘째, 의견이나 사고를 의도적으로 조직화하거나 구조화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서로 협조해야 하는 요소가 있긴 하지만 자유분방한 의견이나 논리의 비약도 환영받아야 하고, 장려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질보다 양을 추구한다. 양이 질을 지배하는 영역이다. 양속에서 질이 나온다. 계속 아이디어를 끌어 모으고 모인 아이디어는 기록관리 되어야 한다.

끝으로,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자기의 생각을 편승 발전시킨다는 생각으로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조금 덧붙여서 자기의 생각으로 말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표절하는 것도 막아서는 안 된다. 

아이디어를 다 모으면 자유로운 토론(질의응답)으로 핵심을 정리하게 된다. 이러한 소통방법이 잘 활용되면 스스럼없이 질문하는 능력도 배양될 것으로 기대 한다. 

아울러 듣고 읽는 것을 의심해보는 사고를 장려하게 되면 질문할 내용도 알 수 있게 된다. 우리사회에서는 아무 말도 없이 받아 적고 밑줄을 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질문이 없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봐야 할까. 조직의 장이나 대표가 되면 창의적 사고와 혁신을 누누이 강조한다. 창의성과 혁신은 의심과 질문을 먹고 성장하는 열매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혁신과 창의는 의심하는 것에서부터 출발된다. 질문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

6. 알아야 질문할 수 있다.

요즘 회사 주변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녀들은 아직 어린데 회사로 부터 러브레터(퇴직예고. 구조조정)를 받고 방황하는 사례가 많다. 그들은 자신의 문제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는 걱정만 할 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은 하지 않는 듯하다. 

그들이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유일한 일은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과 불평과 불만을 쏟아 놓으며 함께하다 보면 자신만이 이런 어려움에 처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는 데서 오는 위안을 받게 된다. 

혼자 당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처지에서 당하는 게 낫기 때문에 그나마 위로가 되기도 한다. 재수가 좋으면 자신보다 훨씬 상황이 좋지 않은 사람을 발견하게 되어 내심으로 ‘그래도 저 친구 보다 내가 낫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며칠간은 위안을 받아 편하게 지낼 수 있기는 하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에 자신이 하던 일 외에는 아무 관심도 흥미도 없다는 것이다. 비슷비슷한 사람들과 매일 밥을 먹고 등산을 하거나 어울리게 되니 생각 자체도 거기에 머물고 만다. 향상 자체가 불가능해 진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현재의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제자리에 머무는 현실 안주와 무사안일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삶의 의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이 통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고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을 좋아 해야 한다.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통찰력을 갖고 계속 공부하는 사람을 좋아해야 하고 반면 질문이 없는 사람, 호기심이 사라진 사람들과의 대화를 멀리해야 한다. 남의 이야기나 하는 사람과 무엇보다 호기심이 없고 질문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을 멀리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왜 이들은 질문하지 않고 왜 이들에게는 호기심이 없을까? 그것은 분명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아는 것이 없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질문을 할 수 없다. 질문은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내가 아는 것과 더 알고 싶은 것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나오는 것이 질문이다. 호기심도 마찬가지다. 호기심이 생기려면 그것과 관련해 일정 수준의 지식이 필요하게 된다.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 호기심도 질문도 나올 수 없게 된다. 

왜 사는 것이 힘들다고 푸념만 할까?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데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얕은 지식을 가지고는 더 이상 먹고 살아가가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과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아는 것과 더 알고 싶은 것 사이의 차이를 발견해야 한다. 그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과 그것을 발견하고 싶은 충동을 느껴야 호기심이 발동된다. 호기심이 있어야 의심하게 되고 의심이 생겨야 질문도 하게 된다. 

7. 질문과 용기

누군가 질문을 하려면 우선 그 과제에 대해 호기심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자신의 관심사항이 아니면 그냥 지나치고 마는 의미 없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과제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 과제를 너무 모르면 질문을 하기 가 힘들어진다. 

관심도와 이해도가 자기 자신의 문제라면 타인과의 관계를 의식해 질문을 던지지 않기도 한다.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주목 받기를 싫어하거나 타인의 시간을 너무 빼앗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용기가 부족하면 질문하고 싶어도 손을 들지 못한다. 

또 조직 분위기가 아예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라면 자신이 분위기를 깰 정도로 배짱을 발휘하기가 힘들어 진다. 만약 시니어 자신이 질문을 잘하지 못한다면 관심도, 이해도, 타인 의식, 용기 중 어떤 것 때문인지 체크해 보기 바란다. 

왜 질문을 해야 하는가? 질문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물론 알고 있다. 스스로 무언가를 확실히 알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고 생각을 이모저모로 해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또 질문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드러나 발전의 여지가 생긴다. 질문하며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스스로 설득되기도 한다. 또 자신이 질문을 잘하면 다른 사람들의 궁금증을 대신 해결해 주는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잘 알지 못하는 게 많다. 단지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질문과 답변을 통해 양자를 구분하게 되고 생각을 하며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지식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질문을 많이 던져야 한다. 더구나 문제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창의력이다. 질문을 하다 보면 이런 창의력이 제고되어 새롭고 참신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질문이 지나치면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시키는 대로 하면 시간이 단축되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데, 질문이 이런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기는 했는데 이상한 결과가 나오면 과연 그런 방식이 효율적일까? 질문을 통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게 문제가 있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 

더구나 이제 우리는 과거처럼 모방 단계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하는 단계에 들어왔기 때문에 질문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조직 문화는 그동안 질문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성 싶다. 질문이 많지 않은 이유는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사회의 문제도 상당히 많다. 

어떻게 보면 사회의 문제가 훨씬 중요할 수도 있다. 그동안 학교 교육이 그랬고 직장 내 조직 문화가 그랬다. 드라마를 보면 그룹 회장의 말을 받아 적느라 고개를 푹 숙이고 펜을 열심히 움직이는 회사원의 모습을 TV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초등학생들이 받아쓰기 시험을 치르는 것도 아닌데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8. 행복한 후반기를 만드는 질문의 힘

아무리 단순하게 보아도 ‘질문’은 가장 영향력 있고 시니어의 후반기 삶을 바꾸는 힘을 가진 훌륭한 도구요 스킬이다. 올바른 질문을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때에 던지는 것은 나와 상대방이 느끼고 반응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힘이 된다. 

또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도까지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질문은 새로운 기회, 새로운 생각과 도전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갖게 해주며, 믿건 말건 계속해서 다음 질문으로 이어주는 힘을 갖고 있다. 

우리의 일상적인 관심과 존재의 일반적인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삶의 매순간 거쳐나가는 끊임없는 질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게 영향을 주는 모든 것들로 어떻게 하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물어야 한다. 물론 자신만이 답할 수 있거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자신이 물어봐야 할 질문들이 있다.

후반기 생애설계는 질문에 의해 결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게 된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우리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지금, 무엇을, 어떻게 묻느냐가 행복한 후반인생을 좌우한다는 사실 잊지 말고 새롭고 다양한 질문 많이 해야 한다. 

나의 특성이나 장점은 무엇인가?
최근에 만족한 성공을 거둔 일은 어떤 일이었나?(어떤 능력과 기술이 도움이 되었는가?)
최근에 실패한 일은 어떤 것이 있었나(3대 실패(실수)는)
왜 실패 하였는가?
내가 부딪치고 있는 3대 곤란은 무엇인가?
인생에 있어서 나의 사명은 무엇인가?
나의 일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나는 어떠한 재능을 갖고 있는가?
나에게 가장 적합한(최상의) 일은 어떤 일인가?
나는 어떠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하는 일중 가치 없는 일은 어떤 것인가?
사주팔자나 운명을 믿는가?
어릴 때 꿈은 무엇이었나?
중, 고등학교 때 되고 싶었던 것은?
젊을 때 환경 때문에 포기했던 일은?
인생을 다시 한 번 산다면 하고 싶은 일은?
어디서 살 것인가?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가?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시간 경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일보다 잘하는 일이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는 일이 무엇인가?
특별한 노력 없이도 잘하는 일이 무엇인가?
요청 받지 않고도 스스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
주변에서 자주 듣는 나의 성격 강점은 무엇인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삶의 보람을 느끼는가?
대가를 받지 않고도 기꺼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희생과 헌신이 동반되어도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나를 둘러싼 제약이 전혀 없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나?
주거계획과 공동체 생활, 취미·여가활동, 자원봉사 자기계발 같은 사회활동에 대한 계획은 하고 있는가?

9. 목수의 선택

한 나이 많은 목수가 은퇴할 때가 되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고용주에게 지금부터는 일을 그만 두고 자신의 가족과 남은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하였다. 고용주는 가족들의 생계가 걱정되어 극구 말렸지만 목수는 여전히 일을 그만두고 싶어 했다. 목수는 앞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였다. 

고용주는 훌륭한 일꾼을 잃게 되어 무척 유감이라고 말하고는 마지막으로 손수 집을 한 채 더 지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목수는 "물론입니다" 라고 대답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일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는 형편없는 일꾼들을 급히 모으고는 조잡한 자재를 사용하여 집을 지었다. 

집이 완성 되었을 때, 고용주가 집을 보러 왔다. 그러나 그는 집을 보는 대신 목수에게 현관 열쇠를 쥐어주면서 "이것이 당신의 집입니다. 오랫동안 당신이 저를 위해 일을 해준 보답입니다"라고 말하였다. 

목수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만일 목수가 자신의 집을 짓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아마도 그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집을 지었을 것이다. 100년이 지나도 수리를 할 필요가 없는 튼튼한 집을 지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수리할 필요가 없는 훌륭한 집에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마음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열심히 살기보다는 단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서 차선책으로 견디려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선택하여 최선을 다해 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자신이 대충 지은 집에서 살아야 하는 결코 유쾌하지 못한 사실에 놀라곤 한다. 

오늘의 나의 모습은 과거에 내가 선택한 것이며 그 결과물인 것이다. 내일의 삶은 바로 지금의 태도와 선택의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모든 것은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최승훈(kopax88 @hanmail.net)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18- )
•사)시니어벤처협회 고문(20- )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16- )
•한국산업교육협회 회장(17-18)
•생명보험협회 노후설계 전문강사(18- )
•평생교육사(91) •경영지도사(인사, 조직)(91)
•연세대 교육대학원 인적자원개발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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