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달리기를 사랑하던 사람들과의 가슴 아픈 이별에 대하여
[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달리기를 사랑하던 사람들과의 가슴 아픈 이별에 대하여
  • 편집국
  • 승인 2020.07.13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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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지난 주는 달리기로부터 떠나간 고귀한 분들과의 삶의 정리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실감한 긴 시간이었다. 장난 같은 현실이 믿기지 않아서 움직이면서도 꿈 속같은 착각에 빠져 있었다.

7.09.목 04시쯤 한반도종단537km 울트라마라톤대회 자원봉사지점인 450km 9CP한남대교 남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400km 8CP로부터 "교통사고로 인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여 대회가 중단되었다. 전후에 있는 주자들 상황 파악하고, 중지시킨 후 소개한 다음 CP를 철수해야 한다"는 소리가 다급하게 전화로 들려왔다. 

처음에는 그냥 새벽에 주자들이 450CP를 향해 가니 긴장하라는 장난전화라 생각했는데~ 목소리나 그 분의 심성으로보아 장난이 아닌 현실이 아닐까?하는 마음에 뉴스를 확인하니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대충정리하고 차를 몰아 사고대책위가 꾸려진 여주(세종병원)로 향했다. 

운전하는 내내 큰 사고가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병원장례식장에 당도하자 주자 3분이 만취 음주 운전자에 의한 추돌교통사고로 현장에서 돌아가신 실제 상황이었다. 

대책위에서는 흩어져있는 병원(이천 의료원, 광주 참조은병원)으로부터 이런저런 상황을 받고 소통하고 정리하고 경황이 없는 가운데 비보를 접한 유가족들이 몰려와 아직 정확치는 않지만 그때까지 종합적으로 확인, 정리된 사항을 보고 드리고 사후 처리과정을 논의하는데 대책위의 전력을 쏟아부었다.

오후쯤 대략 정황이 파악되고 유가족들과 장례형식, 절차 등에 대한 결론에 도달하였다. 슬픔에 앞서 긴장된 상태에서 전화 받고 답변드리고, 이런저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보다 요구되었다. 

대 언론 담당, 장례에 관한 모든 사항 등을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KUMF) 회원들이 내 일 이상으로 유기적으로 잘 협조하여 별다른 이견 없이 진행되었다. 

금요일. 충주를 시작으로 일산의 장례식장까지 숨 가쁜 시간의 연속이었다. 3분주자 모두 같은 울트라마라톤 동지로써 교분을 쌓아왔는데 지금이 믿기지 않고 그냥 잠시 떠나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 속에 있는 와중에 고 박원순 시장님의 비보는 청천벽력이었다. 

달리기를 좋아하셨고 함께 남산을 달리면서 호흡을 같이 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달리기가 선진국으로 가는 기여도가 얼마나 되는지, 개인건강, 국민건강과 복지차원에서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토론에서 보여준 그 분의 정돈된 자세, 경청하는 단체장으로써, 정치지도자의 면모에서 존경과 응원을 마다하지 않았었다.  

그에 대한 결실로 서울 성곽길, 둘레길 을 주로로 한 2019년 서울100K 트레일런 대회가 탄생하였고 성대하게 치러졌으며 올해 2회 대회의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해주었다. 그 과정에서 헌신봉사, 살신성인하는 공직자의 애민정신, 실천철학을 읽을 수 있었고 이 대회가 전 세계에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려는 큰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리기를 사랑하였던 아름다운 사람 4분과 가슴 아픈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에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보내드려선 아쉽고, 안타깝고, 안 되는 분들인데...

이윤희 (yhlee@posyko.com)
-운동생리학 박사
-한국운동영양학회 부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대한육상연맹 의무분과위원(운동생리,영양,도핑 부문)
-대한요트협회 스포츠공정위원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프로스포츠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과 건강,영양 관련 수많은 기업 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건강운동관리사 3급
-풀코스 마라톤 240여회 
-울트라마라톤 50여회 완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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