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어 말투
[전대길의 CEO칼럼]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어 말투
  • 편집국
  • 승인 2020.07.1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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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2018년 10월, 세계 한글작가대회가 경주에서 열렸다. 
<한글의 세계화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수많은 문인· 작가 들 중 연사로 참석한 국문학 교수들에게 필자가 물었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이전에 천자문(千字文)부터 익히게 하면 이들이 우리말을 공부하는데 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렇게 추진하면 어떨까?”라고. 그러나 단상의 어느 누구에게도 명쾌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참가자 오찬 때 이들 교수들 옆 자리에 일부러 앉아서 또 다시 물었다. “아까 내가 제안한 한자 교육 건에 대한 대답을 달라”고 조르자 한 교수가 “우리 대학교수들도 한자(漢字)를 제대로 배운 세대가 아니다. 우리도 한자를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두루뭉술하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라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제서야 “아하~! 그랬었구나”하면서 머리를 끄덕였다. 

2018년 세계한글작가 대회 모습

일상생활에서 쓰는 우리말의 70% 정도는 한자(漢字)로 되어 있다. 한글전용시대에 살지만 한자의 뜻을 알면 우리말과 한글의 이해가 쉬워진다. 따라서 우리말 공부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를 공부하려면 한자 공부는 꼭 필요하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가짜’라는 ‘짝퉁’이란 말을 살펴본다. 
우리는 가짜 상품인 모조품(模造品)을 ‘짝퉁’이라고 한다. 중국문화 전문가, 조 용연 여주신문 논설위원(국제PEN 정회원)의 설명이다. ‘거짓 가(假)’자의 중국어 발음은 ‘짜’이며 ‘물건, 상품’은 ‘퉁시(東西)’다. 따라서 ‘가짜 상품(假東西)’이란 중국말이 ‘짜퉁시’, ‘짜퉁’이다. 중국어 ‘짜퉁’이 우리말 ‘짝퉁’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말 속에 뿌리내린 일본어 말투가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순 일본어(사시미, 지리, 스키야키, 이지매, 앙꼬 등)
둘째, 일본식 한자어(고수부지, 망년회 등)
셋째, 일본식 발음의 서구 외래어(쓰레빠, 사라다 등)
넷째, 일본식 조어(造語)의 유형(올드미스, 포볼 등)
다섯째, 이들의 혼합형(만땅, 요비린 등)

일본어 ‘가라(から[空·虚])’는 우리말로 ‘가짜’다. ‘가라오케’ 노래방은 ‘가라(から)+Ochestra'의 조합이다. 일본어 ‘가오(かお[顔])’는 우리말로 ‘얼굴’이다.

‘쿠사리(くさり[腐り])→핀잔’, ‘나가리(ながれ[流れ])→유찰(流札)’, ‘모치(もち[糯])→찹살떡’, ‘사라(さら[皿])→접시’, ‘소데나시(そでなし[袖無し])→민소매’, ‘시다바리(したばり[下張り])→보조원’, ‘야미(やみ[闇·暗])→뒷거래’, ‘에리(えり[襟])→깃’, ‘엔꼬(えんこ)→바닥남’, ‘우와기(うわぎ[上着,上衣])→윗도리’, ‘유도리(ゆとり)→융통(融通)’, ‘이지매(いじめ[苛め])→학교에서의 집단 괴롭힘’, 헤라(へら[篦])→구둣주걱’, ‘후카시(ふかし[蒸かし]→폼재기’, ‘히마리(ヒマリ)→힘’, 맥’, ‘호로(ほろう)→덥게’ 등이다. 

당구(撞球)에서의 ‘겐세이(けんせい[牽制])→견제’, ‘다이(だい)→대(臺)’, ‘뎃빵(てっぱん[鉄板])→철판’, ‘만가(まんが[漫畫])→만화(漫畵)’, ‘쇼부(しょうぶ[勝負])→결판’, ‘신삥(しんぴん[新品])→새 것, 신품’, ‘와이로(わいろ[賄賂])→뇌물(賂物)’처럼 일본 한자음으로 읽은 한자어는 일본어로 볼 수 있다. 

‘가봉(假縫)→시침질’, ‘거래선(去來先)→거래처’, ‘견양(見樣)→본, 보기’, ‘견출지(見出紙)→찾음표‘, ‘고참(古參)→선임’, ‘과물(果物)→과일’, ‘구보(驅步)→달리기’, ‘급사(給仕)→사환’, ‘기라성(綺羅星)→빛나는 별’, ‘기중(忌中)→상중(喪中)’, ‘매점(買占)→사재기’, ‘보합세(保合勢)→주춤세’, ‘복지(服地)→양복감’의 잘못된 표현이다.

‘용달(用達)→심부름’, ‘수순(手順)→차례’, ‘익일(翌日)→다음 날’, ‘제전(祭典)→잔치’, ‘지입(持入)→갖고 들기’, ‘지참(持參)→지니고 옴’, ‘취조(取調)→문초’, ‘십팔번(十八番)→단골 노래’, ‘택배(宅配)→집 배달’, ‘하구언(河口堰)→강 어귀 둑’, ‘양생(養生)→굳히기’, 수입고(收入高)→수입량‘ 등은 우리가 잘못쓰고 있는 일본식 한자어임을 알아야 한다. 

아직도 건설공사 현장에는 일본어 잔재(殘在)가 널려져 있다. 일본어 ‘도가타(どかた[土方])’가 변한 ’노가다’는 건설공사판의 노동자나 인부이다. 공사현장의 막일꾼, 흙일꾼을 ‘노가다(土方)’라 부른다. 건설현장의 밥집인 ‘함바(はんば[飯場])집’은 우리 말로 ‘현장의 간이식당’이 옳다. 

‘간조(かんじょう[勘定])→품싻, 노임(勞賃)’, ‘신마이(しんまい[新參])→신출내기/신참’, ‘구루마(くるま[手車/車])→수레/자동차’, ‘당가(たんか[担架])→들 것’, ‘나라시(ならし[均し)→(땅)고르펴기’, ‘시마이(しまい[終い])→끝냄, 마무리’, ‘하코방(はこ房[箱房])→판잣집’이다. ‘아다라시(あたらしい[新しい])→처음’의 일본어 말투다.

‘앗싸리(あつさり)→화끈하게’, ‘와쿠(わく[枠])→틀’, ‘와리바시(わりばし[割箸])→젖가락’, ‘요지(ようじ[楊枝])→이쑤시게’, ‘삐끼→손님’, ‘지라시(ちらし[散らし])→선전지’, ‘노견(ろかた[路肩])→갓길’, ‘망년회(忘年會)→송년모임’, ‘사양(しよう[仕樣])→설명’, ‘기스(きず[傷])→흠’, ‘마후라(マフラ)→(자동차)소음기’, ‘쇼바→완충기’, ‘쓰봉(ズボン)→양복바지’, ‘대금(だいきん[代金])→값’이다. 

이러한 일본어 어투는 기필코 우리말로 되찾아야 한다.  밤거리가 화려함을 보고 무심결에 “와우~! 삐까 뻔쩍하다“고 하는데 ”휘황찬란하다“라고 씀이 옳다. ‘고데(こて[鏝])’는 우리말 ‘인두’를 뜻하는 일본어다. ‘카도(かど[角]) 집’은 ‘뿔각(角)+ 우리말 집’이 합쳐진 잘못된 말이라서 ‘모퉁이 집’으로 써야 옳다. ‘자부동(ざぶとん[座布団])’은 우리말로 ‘방석’을 말한다. 

“자기에게 가장 좋은 선생은 자기 자신이다. 이처럼 자신을 알고 나 자신에게  세차게 채찍질하는 선생은 없다”고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는 말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되찾아 오류(誤謬)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해마다 봄이 오면 경남 진해에서 ‘군항제(軍港祭)’라는 ‘벚꽃축제’가 열린다.
  
그런데 ‘축제(祝祭)’라는 말은 ‘마쯔리(まつり[祭り])’란 일본 풍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인 정서에는 맞지가 않는다. 우리말로 ‘잔치/놀이/한마당’으로 써야 옳다. ‘진해 군항제(軍港祭)’가 아니라 ‘진해 군항 벚꽃 한마당’으로 말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해마다 많은 축제를 연다. 대한민국이 ‘축제 공화국’ 같다. 그런데 ‘축제’를 ‘한마당’이란 우리말로 바꿔 써야 우리 정서에 맞지 싶다. 

‘00 축제’가 아닌 우리말 ‘노사 한마당’이라고 정했던 행사를 기억한다.   
필자가 한국경총 노사대책부장으로 일할 때(1995.12.12) 한국경총, 한국노총 그리고 한국경제신문이 3자 공동으로 전국 기업과 노동조합의 대표자 3,500명이 참가한 ‘1995 노사 한마당‘을 열었다. 노사한마당 행사용 경비(3억 원)는  코오롱, 현대, 삼성, LG, 대우, SK그룹을 필자가 일일이 방문, 후원받아 충당했다.    

’95 노사 한마당‘이란 행사명은 필자가 제안한 이름이다. 노동부와 KBS-TV가 후원했다. 잠실 역도경기장에서 이  홍구 당시 국무총리와 진 념 노동부장관을 모시고 행사를 총괄 기획한 필자와 이 숙영 KBS 아나운서가 T.V 생방송 진행을 맡았다. 

그 때 한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했던 한국노총 남 일삼 노사대책국장, 이 정식 사무처장, 한국경제신문 최 종천 국장, 김 시행 사업부장, 윤 기설 사회부장과 김 성중 노동부 노사협의과장이 3개월 동안 한마음으로 일했다.

쌍용그룹에서 KORANDO 찝차를 참가자 경품용으로 협찬 받았다. 예상 밖으로 찝차 경품은 쌍용그룹 노조 대표에게 돌아갔다. ‘노사는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노사불이(勞使不二) 손목시계‘를 참가자 3,500명이 손목에 찼다.

이 주완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조 남홍 한국경총 상임부회장이 대회장을 맡았다. 우리나라 노사관계에서 “노사불이(勞使不二)”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분들께 감사한다. 25년 전 행사를 노사관계사의 역사적 기록으로 남긴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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