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중소기업 기피현상, 취준생 탓만 해선 문제해결 힘들다
[이슈] 중소기업 기피현상, 취준생 탓만 해선 문제해결 힘들다
  • 김우진 뉴스리포터
  • 승인 2020.08.10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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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54.6% '인재 채용 못해 인력부족'
취준생, 낮은 연봉 수준ㆍ복지제도 개선 필요
취준생 78.3%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 취업 의향 있어
청년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기피현상은 단지 취준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김우진 뉴스리포터] 중소기업의 54.6%는 인력이 부족하다. 잡코리아에서 발표한 직원 수 300명 미만인 국내 중소기업 388개사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고용 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전체 응답 기업의 54.6%가 “인재 채용을 하지 못해 인력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중기 인사담당자 10명 중 4명은 인력수급이 어려운 원인(복수응답)으로, ‘직원들의 연봉 수준이 낮아서(43.0%)’를 꼽았다. 다음으로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37.1%)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하지 못한 복지제도, 열악한 근무환경, 넓은 업무영역, 체계적이지 못한 업무시스템 등의 순이었다.

알려진 것처럼 취준생들의 시선은 대기업과 공기업을 향해 쏠려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조사한 ‘2020 대학생이 꼽은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조사 결과 1066명의 대학생 중 44.9%가 대기업을 뽑았다. 그 뒤를 이어 공공기관 · 공기업이 22.3%, 중견기업 21.8%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은 3.9%의 낮은 지표를 보여주었다.

■ 중소기업 기피하는 이유는 낮은 연봉이 첫손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취준생들도 있지만, 걸림돌이 있다. 첫 번째로 낮은 연봉 수준과 복지제도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청년(19~34세) 1500명(취업자 500명, 학생 500명, 구직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 청년 사회생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구직자들의 희망 연봉은 평균 3144만 9천원 수준이었다. 구직자가 받고 싶은 지원은 취업준비수당(41.9%), 일자리정보제공(23.9%), 직무관련교육(22.5%) 순이었다.

반면 통계청에서 조사한 ‘2018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결과’ 대기업의 경우 501만원, 중소기업은 231만원의 평균소득이 생긴다고 나타났다. 취준생의 희망연봉과 중소기업이 주는 연봉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원하는 연봉을 따라 대기업을 희망하는 셈이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복지를 비교해 봐도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기업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삼성전자는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고 직원들을 위해 가전제품이나 핸드폰 등 모든 삼성 제품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 성과금과 자신이 원한다면 자기 계발의 기회까지 주어진다.

임금에서 오는 차이와 더불어 복지라는 무기까지 가지고 있는 대기업에 비하면 중소기업이 가지는 강점은 턱없이 부족하다. 당장 보이는 임금이라는 높은 벽을 넘기 힘들다.

중소기업의 54.6%가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자료제공-잡코리아)

두 번째로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는 수직적인 조직문화, 소위 ‘꼰대문화’에 기인한다. 취준생들은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입사 후회되는 회사 TOP5’ 결과 2030세대 직장인들은 꼰대가 많고 수직적이고 조직적인 문화를 가진 회사의 입사를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꼰대문화는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과거의 경험만으로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산업화 시절의 근면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는 사고로는 디지털세대인 청년들을 설득할 수가 없다. 중소기업에 입사했지만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싫어서 퇴직하는 청년도 있다. 청년들을 설득하고 싶다면 수직이 아닌 수평적인 회사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나 때는 말이야’, ‘내가 젊었을 때는 다 그랬어’ 등 자신의 20대 경험을 현재로 끌고 와서 비교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시간은 흐른다. 1980·1990년대의 청년과 2020년대의 청년은 같은 청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유행하는 제품, 옷 입는 스타일, 사고방식 등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 가고싶은 중소기업 만들기, 어떻게 해야하나

취준생들은 중소기업을 싫어하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잡코리아에서 취준생 1214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취업 의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8.3%가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취직할 때 대기업과 공기업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

인크루트에서 조사한 중견·중소기업 신입사원들의 퇴사 이유 1위는 연봉, 복지 등 참기 힘들어서(19.2%)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만기 때까지 버티는 게 어려워서, 16.4%, 비전 부족이 15.6% 등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청년들을 설득시켜야 중소기업에도 사람들이 취업하려 할까? 청년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주면 된다. 회사의 비전을 보여주고 고용을 보장하고 급여를 높여주면 된다.

연봉과 복지 때문에 퇴사를 고민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자료제공=인크루트)

이를 위해선 매출과 수익을 내야 하고 그러려면 근본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혼자서 경쟁력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힘을 모아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서로 모여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공유하고 서로 도와가면서 성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지난 20년간 80%로 유지되고 있다. 대졸 초임의 경우는 격차가 더 줄어들어 90%까지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부족과 구인난으로 인해 임금을 인상해왔다. 대기업에 인재를 뺏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일본 정부도 임금 인상을 하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임금 인상 세제’로 중소기업들을 도와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Readyfor'사는 장기 인턴 중에서만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방식을 고수 중이다. 대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인턴 기간은 초단기·단시간이지만 해당 회사는 "일주일에 3일 이상 반년 정도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체계로 인턴을 채용, 정직원과 같은 업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장기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는 학생들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중소기업이지만 자신의 작품으로 기업의 성장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이 많다.

자신이 하는 일에 비전을 보여주고 인턴이라고 잡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같이 일을 하고 성취감을 부여함으로써 해당 기업만의 강점을 심어주고 기업을 원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중소기업이 있다. 그 안에서도 연봉과 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중소기업은 사람들이 모인다. 인력난으로 사람이 구하기 어렵다고 말하기 이전에 청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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