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산사태와 번개
[전대길의 CEO칼럼] 산사태와 번개
  • 편집국
  • 승인 2020.08.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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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사장,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천장지제 이누의지혈궤(千丈之堤 以婁蟻之穴潰)>
“천 길 높은 둑도 개미나 땅강아지의 조그마한 구멍으로 인해 무너진다”.
<백척지실 이돌극지연분(百尺之室 以突隙之烟焚)>
“백 척 높이의고대광실도 아궁이의 조그마한 불씨 하나로 인해 타버린다”.

이는 법치주의를 주창한 중국 전국(全國)시대 말기 한(韓)나라의 공자(公子), 한비자(韓非子/BC280~233)의 유로편(喩老篇)에 나온다.

지난 6월부터 50여 일이 넘는 긴 여름장마로 인해 전국 여러 지역에서 가옥과 농경지 침수 피해가 컸다. 섬진강물 범람으로 인한 경남 하동지역 화개장터의 가옥 및 농경지 침수 피해가 컸다. 

경기도 철원지역, 가평지역과 전남 구례·곡성 지역 등에 산사태가 발생했다. 토사와 낙석으로 철길과 자동차 길이 끊어지고 숙박용 펜션(Pension) 동(棟)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번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인해서 전국적으로 40여 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치산치수(治山治水)의 중차대함을 새삼 일깨워 준다. 

산사태 현장모습

‘산사태(山沙汰)’를 ‘랜드 슬라이드(Landslide), 애벌란시(Avalanche)’라고 말한다. 네팔 히말라야 겨울 산에서 겹겹이 쌓인 눈이 경사면을 따라 무너져 내리는 현상인 눈사태를 불어에서 유래한 ‘애벌란시(Avalanche)’라고 부른다. 

‘모래 사(沙)+ 지나갈 태(汰)’자의 ‘사태(沙汰)’란 호우, 지진, 화산에 의해 산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암석이나 토양이 붕괴되는 현상이다. 

산의 경사가 심할수록 산사태(山沙汰)가 일어난다. 산사태의 주요 원인은 대부분 호우(豪雨) 때문이다. 많은 양의 빗물이 침투해서 암석면 사이에 경계가 생기고 그 상부가 무너진다. 태풍이 올 때나 장마철에는 산사태가 일어나기 쉽다. 산사태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리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 

산사태를 나타내 보이는 전조(前兆)나 징후의 4가지 현상이다. 
첫째, 산의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을 때는 땅속에 지나치게 많은 지하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산사태 발생 위험이 매우 크다. 

둘째, 평소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출 때는 지하수가 지나는 토양층에 이상이 생긴 현상이므로 위험하다. 

셋째, 갑자기 산허리 일부에 금이 가거나 내려앉는 현상이 나타나면 산사태가 발생할 전조이다. 넷째,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지고 산울림이나 땅울림이 들리면 산사태가 시작된 것이다. 위와 같은 경우에는 다른 곳으로 대피하고 긴급하게 119에 신고해야 한다. 

아래 9가지는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지역이다.     
1. 하루 강우량 140mm(시간당 30mm) 이상이거나 이틀간 누적 강우량이  200mm 이상인 지역, 
2. 식물이나 생물이 교란되거나 자라지 않는 지역,
3. 급경사 지면과 평행하게 발달한 기암반이 존재하는 지역,
4. 풍화토층에 진흙이 없어 토양 응집력이 약한 지역,
5. 산지 경사면에 물웅덩이가 있는 지역,
6. 단층 또는 지각 변동 요인이 존재하는 지역,
7. 풍화토층이 엉성하고 거칠어서 빗물 침투가 쉬운 지역,
8. 산지에 나무와 식물지표를 낮게 덮는 지피식물(地被植物) 등이 없는 지역,
9. 산지 경사가 급한 지역

집중 호우가 내릴 때 낙뢰(落雷) 사고도 빈번하다. 번개(雷)의 속도는 초속 100,000 Km, 시속은 360,000,000Km이다. 번개 칠 때 전압은 10억 볼트이며 번개 치는 순간의 온도는 태양 표면온도의 5배(倍)인 약 30,000℃ 이다. 

번개의 모습은 직선보다는 삐뚤삐뚤하게 우리 눈에 보인다. 물체가 띠고 있는 정전기의 양(量)인 전하(電荷)가 전압(Voltage)이 높은 곳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 공기를 뜨겁게 달구면서 순식간에 공기가 팽창하는데 이 공기의 진동이 바로 천둥이다. 

미국에서 2011년 한 해에 번개에 맞아 죽은 사람이 약 200명이란다. 번개가 치고 나서 3초 이내에 천둥소리가 들리면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한다. 번개가 친 곳이 자신의 위치로부터 반경 1km 이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전기가 잘 통하니까 금속 물질을 갖고 있으면 번개에 맞을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번개에 맞을 확률을 결정하는 건 높이이며 재질은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에 낙뢰에 대처하는 요령이다. 
평지나 산위에서는 몸을 가능한 낮게 하고 움푹 파인 곳이나 동굴 안으로 피하는 게 좋다. 벌판에 있는 나무나 키가 큰 나무는 피하고, 낚싯대, 골프채, 우산 등 긴 물건은 땅에 내려놓고 엎드리거나 자세를 낮춘다. 

송신탑이나 전봇대 근처에서 멀리 떨어진다. 자동차에 있을 때에는 창문을 닫은 뒤 시동을 끄는 게 좋다. 집 안에선 전화기나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빼둔다. 전등이나 전기제품으로 부터 1m 이상 거리를 유지한다. 언덕이나 물과 들판과 같이 열린 공간은 피하며 야외에서 대피할 때에 사람 사이의 간격이 1m 이상 떨어지는 게 좋다. 

​<신목여전 천청여뢰(神目如電 天聽如雷)>란 “귀신의 눈은 번개와 같고, 하늘이 듣는 것은 우레와 같다”는 말이다. 어두운 방 안에서 자기 마음은 속일 수 있으나 귀신 눈으로 볼 때는 번개와도 같이 밝게 보인다. 사사로이 하는 말일지라도 하늘이 들을 때는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린다는 가르침을 마음에 새긴다.   
 
전   대   길
(주)동양EMS 사장,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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