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포스트 코로나19, 뉴노멀시대 물류는? ⑫재난물류의 베이스캠프가 된 유통기업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포스트 코로나19, 뉴노멀시대 물류는? ⑫재난물류의 베이스캠프가 된 유통기업
  • 편집국
  • 승인 2020.08.18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는 아마존이 ‘아마존드'(Amazoned)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을 절호
●국내에서 사재기 없는 기현상에는 한국의 안정적인 생필품 공급망이 큰 역할
●안정된 공급망은 언제든 내가 원하는 생필품을 구할 수 있다는 ‘가용성 휴리스틱’ 작동
●편의점도 재난구호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사회적 인프라로서 역할 수행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인간이 통제하지 못하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과 지진, 홍수, 태풍, 화산폭발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재난은 계속되고 있다. 

1918년 3월부터 1920년 6월까지 대 유행하면서 7,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 2002년 11월 시작해 다음해 7월 종식된 사스(SARS), 2015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 유행한 메르스(MERS), 작년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대표적 재난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재난은 1995년 고베 대지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지진과 쓰나미, 같은해 7월 방콕 대홍수, 2016년 4월 일본 구마모또현의 규모7.3의 대지진 등이 있다. 태국 대홍수는 6600개마을에 180만명의 이재민을, 후쿠시마 재난은17만명에 이르는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올해 6월부터 중국 중부에서 남부지방에 걸친 역대 최악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지난달 28일 기준 이재민은 5,481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를 넘었다. 유럽은 역대급 폭염으로 비상이다.

우리나라에선 2002년 ‘태풍 루사’가 5조1천여억원의 재산피해와 8만6천여명의 이재민을, 2003년 태풍 ‘매미’는 4조2천여억원의 재산피해와 6만여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대표적인 재난이었다. 

올해 장마는 6월 24일 시작해 8월 14일까지 52일째 이어지면서 1100여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도로와 교량이 끊기고 농경지와 비닐하우스가 침몰·침수되면서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8000여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감염병과 자연재해는 생산, 공급과 소비에 동시에 타격을 입히면서 우리 생활에는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경제에도 큰 혼란과 타격을 주는 재난이다.

◆코로나19는 아마존이 ‘아마존드'(Amazoned)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을 절호

코로나19 공포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 ‘패닉 바이(panic buy; 사재기)’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생산시설이 폐쇄되었고, 상품 공급의 불확실성은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생필품 고갈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다. 사람들이 내 눈앞에 생필품을 두고 불안감을 해소하려 사재기를 하는 것은 극히 당연하다.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3월, 전국의 공급망이 무너졌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발표된 후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마트에 사람들이 몰려 화장지, 물 같은 생필품을 무조건 사재기 했다. 미국에선 온라인 주문이 폭주해 페덱스, UPS 등이 제대로 배송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미국에는 생필품 부족을 넘어 병원들은 마스크, 손세정제 등 의료용품이 턱없이 부족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아마존 배송망을 통해 의료기기 유통을 요청 했다. 아마존은 미국 전국의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가동시키면서 병원들의 의료 장비 부족은 빠르게 해소됐다. 

아마존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과 협력해 미국 시애틀에서 가정용 진단키트 배송과 픽업 서비스도 제공했다. 그러자 캐나다 정부도 나서서 아마존에 의료장비 유통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으로 격상된 후 소비자들은 아마존을 찾기 시작했고, 아마존에 의존했다. 마트, 슈퍼에 가는 것이 두려워진 사람들은 아마존에서 주문했다. 생필품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생필품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했고, 아마존의 배송 서비스에도 차질이 일어났다. 

이에 아마존은 미국에서 사재기가 발생한 생필품과 의료용품을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아마존 물류창고에 대한 입고, 재고 보충, 배송 업무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판매자 중에 코로나 19로 폭리를 취하려는 업체들을 골라내 100만 개 가까운 상품을 판매 목록에서 지웠다.

아마존이 배송이 가능한 필수품으로 분류한 상품에는 유아용품, 의료용품, 가정용품, 식료품, 산업 및 과학관련 용품, 애완동물 용품, 도서 등이 포함됐다. ‘파이낸설타임스’는 “아마존이 코로나 19 시대에 적십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는 아마존이 특정 산업에 진출하면 기업들이 줄줄이 망하고 업계를 초토화시키는 ‘공공의 적’이자 무시무시한 존재를 의미하는 ‘아마존드'(Amazoned)란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코로나19 시대의 최대 승자는 아마존'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더욱이 미국은 온라인 쇼핑 비중이 10%대 초반에 불과하다. 언텍 트랜드의 빠른 확산은 아직도 90% 가까운 시장을 확장할 충분한 여지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사재기 없는 ‘기현상’에는 한국의 안정적인 생필품 공급망이 큰 역할

과거 사스, 메르스 등 감염병 재난 시 우리나라에도 생필품의 사재기는 있었다. 그러나 유통기업들은 이때 학습효과로 충분한 상품 확보가 유통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판단했다. 또한 경쟁기업보다 판매 가격을 낮춰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면 대량매입으로 상품 구매가를 낮춰 된다는 계산에서 대량매입 하면서 많은 재고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유통기업들은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온라인에 최적화된 플랫폼들을 갖추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 온라인 고객들의 편의를 위한 이커머스와 물류의 연계 서비스를 강화한 ‘쿠팡’,  ‘마켓컬리’가 우리 생활 속 깊이 들어왔다.

온라인 기업들은 예측할 수 없는 고객주문 대응과 빠른 배송을 위해 정기적으로 대량 소비하는 생필품을 중심으로 3자판매(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 등) 보다는 대량 직매입하여 재고를 자체 물류센터에 확보하고 자체 배송시스템 구축해 유통과 물류를 합체화시키고 있다. 

또한 기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도 오프라인 매장 축소, 사업 구조조정과 함께 온라인 유통 플랫폼-물류 인프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올(All)라인을 추구하는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와 라이프스타일플랫폼 (Life- Style Platform)구축을 목표로 전진 배치된 CU와 같은 편의점과 롯데슈퍼와 같은 SSM, 비마트(배달의민족), 나우픽 등 온라인슈퍼와 온라인 편의점 등의 유통인프라가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생필품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국내유통기업들의 노력이 이번 코로나19로 사회적 혼란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전세계를 강타한 생필품 사재기 열풍에서 벗어나는데 일조하고 있다. 

◆국내 유통·물류은 언제든 내가 원하는 생필품을 구할 수 있다는 ‘가용성 휴리스틱’ 작동

우리나라도 2월 잠시 사재기가 있었지만 마트와 집 앞의 슈퍼마켓, 편의점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유통 채널에서 언제든 물건을 구매할 수도 있다는 확신으로 이내 안정되었다. 

지난 4월 9일 CJ대한통운이 2월 1주부터 3월 2주(2월 1일~3월 14일)까지 자사 택배 송장 데이터 1억8000만건을 분석한 결과 발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신천지대구교회 신자인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 이후 생수, 통조림, 라면 등 사재기 상품 주문이 3일간 급등했다가 이후 안정세를 보였다.

분석 결과 2월 4주(23~29일)에 생수와 라면, 통조림 등 비상물품 주문량이 전주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늘었다.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첫 주말인 2월 21~23일 주문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이란 불안감이 소비에 반영된 시점이다. 2월 3주와 4주 사이 통조림은 4만건에서 14만건(약 420만개/박스당 24~36개)으로 3배, 라면은 12만건에서 31만건(약 930만개/박스당 30개)으로 두 배 넘게 물량이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 전주 대비 2.5배까지 치솟았던 라면 배송량은 3월 1주(1~7일)와 2주(8~14일)에 전주 대비 각각 39%, 33% 감소세를 기록하며 안정세로 돌아섰다. 

2월 4주에 2.5배로 늘었던 생수 역시 같은 기간 41%, 25%씩 줄어들면서 평시 수준으로 회복했다.  코로나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초반에 사재기 조짐이 일부 나타났지만, 안정적인 배송을 확인하면서 평시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것이다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의 김미예 박사는 “필요한 물품을 언제든지 살 수 있다는 경험을 반복해 그 불안을 느끼지 않았다. 이러한 긍정적 경험의 반복은 이른바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으로 작동한다. 언제든 내가 원하는 생필품을 구할 수 있다고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제조와 물류, 유통의 공급망은 믿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경험이 쌓여 사재기에서 피해갈 수 있었다. 코로나19 위기속에서 우리나라의 유통·물류기업이 이러한 긍정적 경험은 주는 큰 역할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편의점도 재난구호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사회 공헌 인프라로서 역할 수행 

편의점 업계는 전국 물류센터와 점포를 기반으로 재난 지역에 체계적인 긴급 구호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적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약 4만5000개 대규모 점포망과 물류센터, 배송 시스템을 활용해 긴급 재난 상황 발생 시 구호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CU(BGF리테일)를 시작으로 GS25(GS리테일)‧이마트24 등 기업들은 지자체, 행정안전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재해구호 분야 민관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체결했다. 

이를 통해 24시간 가동하는 긴밀한 소통 체계가 갖춰져 있어 재난 재해 상황을 보고받는 즉시 피해 지역 인근 물류센터에서 생필품을 지원할 수 있는 재난구호 물류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은 신속성을 높인 것은 물론, 지원 품목 다양화에도 기여했다. CU는 전국 주요 물류센터에 모포, 수건, 속옷, 체육복, 매트, 비누 등 재해구호물자 세트를 상시 보관하고 있다. 

특히 장기 보관 시 부패 가능성으로 구호물자 세트에 포함되지 못했던 생수, 라면, 즉석밥 등 식품도 편의점 물류센터를 통해 지원 품목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됐다. 

재해로 고립된 지역에서 편의점 역할이 더욱 부각됐다. 기상 악화로 접근이 불가능한 도서지역은 지역 편의점에서 식품과 생필품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재난구호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을 줬다. 

CU는 울릉도 주민들이 기상 악화 때문에 장기적으로 섬에서 나오지 못하는 경우 점포 내 상품들을 선제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GS25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운영 중이던 해병대 PX 상품을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올해도 장마 피해가 본격화되자 GS25, CU, 이마트24 등 편의점을 통해 재난구호물품은 약 3만개가 경기 남부, 대전, 충남, 부산 등 호우 피해가 발생한 지역 이재민에게 물품이 전달됐다.

CU는 경북 영덕과 대전에 경기도 이천에 긴급 구호 물품을 기부했다. 이천시 율면 산양저수지 둑이 무너져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CU는 이천시의 지원 요청을 받은 즉시 인근 진천의 BGF 중앙물류센터 등에서 장호원과 율면으로 생필품(컵라면‧즉석밥‧생수 포함)을 배송했다. 

GS25도 충북 단양군의 이재민에게 즉석밥, 라면, 생수 등 500인분 규모의 식료품을 지원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폭우로 고립된 부산 동구 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생수 약 1000개를 전달했다. 

이마트24도 용인물류센터에서 보낸 생수, 컵라면 등 2800여 개의 긴급 구호 물품을 용인시청 재해구호 창고로 보냈다. 또 경북 영덕군에 생수 1천개, 부산 동구에 생필품 2천개를 배송했다. 

재난 시에는 빠르게 구호품을 전달할 수 있는 ICT기반의 재난유통·물류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재난물류의 베이스캠프인 유통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의 공동 기획과 협업을 통해 안전 재고와 대체 공급처를 확보해 생필품의 안정적 확보와 운영이 중요하다. 

또한 지진, 홍수와 화산폭발 같은 자연재해는 기반 시설을 파괴해 사용 불가로 만들고,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은 특정 지역을 완전히 봉쇄토록 만들어 우회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재난물류는 불확실성 가운데 유연성을 확보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또한 물적·인적자원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수송수단과 연료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모든 가상 시나리오 설정하고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아웃소싱타임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21길 26 1107호
  • 대표전화 : 02-785-3197
  • 팩스 : 02-783-4855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8
  • 등록일 : 2007-10-15
  • 발행·편집인 : 김용관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용관
  • 통신판매업 : 2004-02453
  • 직업정보제공사업 : 서울 남부 제 2011-58호
  • 사업자번호 : 107-86-23929
  • (주)아웃소싱21닷컴
  • 사업자번호 : 107-81-97066
  • 통신판매업신고 : 제19-2454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용관
  • 아웃소싱타임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1995 아웃소싱타임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yk@outsourcing.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