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취업시장, 대기업 75% 하반기 채용 손 놓았다
얼어붙은 취업시장, 대기업 75% 하반기 채용 손 놓았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20.09.07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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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500대 기업 대상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응답기업 절반은 신규채용 계획 없어, 24%는 채용 안 해
기업 규제 완화, 고용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 정책적 지원 필요
코로나19가 불러온 냉기가 취업시장을 꽁꽁 얼리고 있다. 하반기 대기업 중 75%가 신규 채용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조사가 나왔다. 자료제공 한경연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가뜩이나 좁은 취업문이 올 하반기에는 아예 닫히다시피 할 모양이다. 국내 대기업 4곳 중 3곳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악화로 드러나 당분간 이런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점이 더 뼈아프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 기업(120곳)의 절반(50.0%)은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하반기에 신규 채용을 아예 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은 24.2%였다.

74.2%가 하반기 채용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견되는 현 상황은 지난 2월 조사보다 더 악화된 것이다. 한경연은 앞서 지난 2월 실시한 상반기 신규채용 조사에서는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이 32.5%, 신규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기업이 8.8%였다고 밝혔다.

그나마 채용계획을 드러낸 기업들도 사정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운 대기업(전체 응답의 25.8%) 중에서도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22.6%에 불과했다. 대부분(77.4%)은 채용 규모 계획이 작년보다 줄었거나 비슷했다.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예상대로였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악화는 기업들의 채용마저 얼어붙게 만들고 있었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 기업의 69.8%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와 업종 경기 악화를 꼽았다. 유휴인력 증가 등 회사 내부수요 부족(7.5%)이 뒤를 이었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기업의 입장이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려면 정부와 국회가 노동·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29.0%),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8.6%), 신산업 성장동력 육성 지원(16.9%) 등의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고용시장은 기업의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고용 여력 위축과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신규채용 유인 부족이 겹쳐지면서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산업 활력 제고와 고용 유연성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청년의 실업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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