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미켈란젤로의 다비드像과 천지창조
[전대길의 CEO칼럼] 미켈란젤로의 다비드像과 천지창조
  • 편집국
  • 승인 2020.09.2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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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인물(人物)을 조각(彫刻)할 때 코는 가급적 크게 잡고, 눈은 작게 잡는다.  
큰 코는 깎아내서 작게 만들 수 있지만 작은 코는 크게 만들 수가 없다. 
작은 눈은 크게 만들 수가 있지만 큰 눈은 작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의 David像...높이 517Cm
미켈란젤로의 David像...높이 517Cm

이탈리아 천재 예술가인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1475~1564)’가 1501년부터 1504년 까지 4년간 심혈을 기울여 다비드像(이탈리아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 소장)을 완성했다. 

제막식 직전에 시장(市長)이 조각상을 미리 보러 와서는 이리저리 살펴본 후 말했다. “위대한 조각상이요. 그런데 코가 지나치게 크고 오뚝한 게 한 가지 흠이군.” 미켈란젤로는 조각상 코가 아무 문제가 없으며 시장이 아래쪽에서 정면으로 조각상을 올려보았기에 코가 크고 오뚝하게 보였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장의 말 한마디를 무시할 수 없어 미켈란젤로는 끌과 망치를 집어 들고 아무도 모르게 대리석 부스러기를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러고 나서 동상 얼굴 앞에 올라서서 망치로 코를 두드리는 척하면서 움켜쥐고 있던 대리석 부스러기를 조금씩 땅으로 떨어뜨렸다. 

이를 지켜보던 시장에게 다가가서 망치를 내려놓으며 “이제는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시장은 아까와는 다른 각도에서 다비드상을 처다 보고는 “고치고 나니 훨씬 낫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이란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율리우스 2세(1443~1513) 교황(敎皇)’의 명령으로 1511년부터 1512년 까지 미켈란젤로는 로마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높은 천장에 프레스코畵 <천지창조(天地創造)>를 그렸다. 그 당시의 비화(秘話)다. 
                          
미켈란젤로가 성당에서 높은 천장에 매달려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누운 자세로 <천지창조> 천장화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두컴컴한 천정 구석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미켈란젤로에게 한 친구가 찾아와서 “여보게! 그렇게 구석진 곳은 잘 보이지도 않는데 완벽하게 그렸는지 그 누가 알겠나? 대충 그리게”라고 말했다.                     

       천지창조
       천지창조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그거야 하늘이 알고 나도 알지”라고 천장에 누워 씩~웃으면서 대답했다. 미켈란젤로는 “하늘이 알고 땅도 안다”라는 우리 속담을 알고 있었지 싶다.    

“위기불가복자야(爲基不可復者也), 즉사과패의(則事寡敗矣)”란 글이 있다.  
“수정할 것까지 염두에 두고 일한다면 실패하는 예가 극히 드물다”란 뜻이다.

중국 전국 말기 한(韓)나라의 공자(公子)라고 불리며 법치주의를 주창한 한비자(韓非子..B.C280~233)가 갈파(喝破)했다. 기원전 3세기에 한비자는 1700년 이후에 서양의 이탈리아 땅에서 <미켈란젤로의 David像>의 탄생을 미리 예견(豫見)한 듯하다.  

14세기~16세기에 서유럽의 문화운동(文化運動)인 르네상스(Renaissance)시대에 ‘David像’을 조각하고 ‘천지창조’를 그린 천재 예술가인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1475~1564)’와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을 그린 천재화가,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를 필자는 가끔 혼동하곤 했다.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했다”고 말한 채식주의자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서자(庶子)라서 성장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빈치(Vinci)’란 이름은 그가 태어난 마을 이름 ‘빈치(Vinci)’에서 유래했다. 필자 이름도 충청도 보은 고향 이름을 따서 지었다면 ‘전 보은(全報恩)’일 텐데.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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