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계속되는 택배노동자 사고에..뒤늦게 입 연 정부, 머리 숙인 기업들
[이슈] 계속되는 택배노동자 사고에..뒤늦게 입 연 정부, 머리 숙인 기업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0.10.27 16: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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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무리한 업무NO" 롯데택배 총파업 돌입
CJ대한통운·한진택배, 산재 가입 및 분류작업 인력 투입 약속
정부, '전속성 폐지'와 '택배법' 마련에 공감..구조 개선 이룰까
택배업계 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불합리한 근로환경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특히 이번 추석을 앞두고 물량이 급증되자 현장에서 택배노동자에게 무리한 부담이 가지 않도록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려대로 추석 이후 택배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제공=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택배업계 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불합리한 근로환경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특히 이번 추석을 앞두고 물량이 급증되자 현장에서 택배노동자에게 무리한 부담이 가지 않도록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려대로 추석 이후 택배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제공=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산업 확대 열풍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택배업계의 성장통이 심상치 않다. 늘어난 물량과 성장한 시장 규모가 산업 가장 말단에 있는 택배노동자들에게 '수혜'가 아닌 '과로'로 이어지며, 생명까지 위협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노동자들이 택배기업의 자정을 촉구하며 거리로 쏟아졌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10월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롯데택배 전국 총파업 돌입 출정식'을 갖고 전국적인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파업에는 전국에서 약 25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롯데택배 측은 '집하금지' 조치를 취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사측과 노조간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는 것. 

최근 잡음이 끊이지않는 택배 업계에 대해 관계자들은 곪을 대로 곪은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외면해왔던 환부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는 지적이다 

■ 연이은 사고에 '빨간등' 켜진 택배시장
사실 택배업계의 과로와 불공정한 처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다. 과거부터 너무 낮은 택배수수료, 무리한 배송 일정 등은 택배 산업에 오래된 적폐로 여겨져왔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택배 노동자 처우 개선 문제에 대한 해법이 지난 2017년 국토교통부를 통해 제시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택배 분류 작업과 배송 작업을 분리하고 산재보험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결국 이 법안은 2019년 3월 최종 결렬되면서 현실화되진 못했다. 

이미 택배노동자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점과,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하는지 등을 직시하고 있었음에도 기업과 정부가 개선책 마련 없이 이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지난해 협상 결렬 이후 맞이한 2020년에는 10개월간 공식적으로 택배 노동자가 사망했다. 그리고 이들 중 다수는 평소 기저질환이 없어 과로사가 의심되고 있다. 

연이은 사고가 입방아에 오르자 정부는 부랴부랴 다시 수습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CJ 대한통운 등 물류센터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점검했으며, 고용노동부는 전국 택배기업의 주요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자체 시정명령을 지시하는 한편 긴급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지지부진했던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도 다시 화두에 올랐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은 택배노동자의 계약기간을 6년으로 상향시키고, 휴식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등 복지와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어 이른바 '택배법'으로 불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한국출판콘텐츠센터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근로 실태 점검 및 보호대책 현장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 대한 애용은 거의 다 조정이 된 상태"라고 밝히며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진택배 마포택배센터를 방문해 분류작업 현장 등을 시찰하는 모습(사진제공=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식 트위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진택배 마포택배센터를 방문해 분류작업 현장 등을 시찰하는 모습(사진제공=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식 트위터)

■쏟아지는 비난에 머리 숙인 택배기업들
가장 먼저 개선의 여지를 비춘 것은 CJ대한통운이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사망한 택배노동자 중 다수가 소속돼 있어 비난의 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CJ대한통운 측은 택배노동자의 과로를 야기하는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 분류작업에 지원 인력 4000명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강수를 내놓았다. 택배 업무 중 분류작업은 택배 발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 작업이지만 택배노동자 수당에는 포함되지 않아 '공짜 노동'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택배노동자 임금 구조가 발송된 택배를 '건당' 책정 받는 형태기 때문에 분류작업은 배송 완료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은 탓이다. 

CJ대한통운은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분류작업에 별도 인력을 투입해 택배노동자의 업무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또 올해 말까지 전체 짐배점에 소속된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 여부를 조사하고, 내년 상반기 중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100% 가입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진택배도 택배노동자 근로환경 개선에 힘을 보탰다. 한진택배사는 다음 주인 11월 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심야배송을 전면 중지한다. 또 분류지원인력을 1000여명 확충하고 택배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줄일 수 있도록 터미널 자동화 투자도 더 확대한다. 

한진택배측은 당일 미배송 물량을 다음 날 배송하도록 해 택배 노동자의 수익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특정 시기에 업무량이 급증하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CJ와 마찬가지로 내년 상반기 중 전체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 100% 달성도 목표로 잡았다. 

이 밖에 택배기사 건강보호 조치를 마련해 건강검진서비스를 연1회 지원하는 등 과로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2023년까지 택배부문에 4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진택배 소속 택배기사의 생전 메시지. 사망한 김 씨는 과로로 사망하기 나흘 전 새벽 4시 30분까지 택배 배송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면서 동료 기사에게 "너무 힘들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제공=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지난 10월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진택배 소속 택배기사의 생전 메시지. 사망한 김 씨는 과로로 사망하기 나흘 전 새벽 4시 30분까지 택배 배송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면서 동료 기사에게 "너무 힘들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제공=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예비와 대응책만큼 중요한 사후 조치
사망사고가 계속되면서 택배기업과 정부가 택배노동자의 과로 방지를 위한 대책들을 쏟아내는 가운데, 구조 개선과 함께 사고를 당한 노동자에 대한 후속 조치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무리 뛰어난 대응책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모든 사고를 100% 방지할 수 없는 만큼, 사고 발생 후 조치도 촘촘하게 강화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과 택배노동자의 전속성 문제다. 

상기 언급된 두 문제는 모두 택배노동자가 '특수고용형태 종사자'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상시 근로하는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주와 근로자가 일종의 '도급'계약을 맺고 근로하는 형태다. '개인사업자'로 분류할 수 있지만 사실상 사업장의 지시나 지휘를 받는 비중이 훨씬 높다. 

택배기사를 포함한 14개 직종의 특수고용직은 산재보험 당연가입 대상자이나 자발적인 이유가 있다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악용해 일부 사업장은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적용제외 신청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몇몇은 대필 신청도 감행했다. 

지난 10월 8일 사망한 택배노동자 김씨의 경우에도 산재 적용 제외 신청이 접수돼 있어 사망이후 산재 보상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유족과 지인들의 주장에 따라 조사한 결과, 근로복지공단은 김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는 대리점 대행 회계법인에서 대필한 것으로, 본인 스스로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위법하게 작성된 신청서를 무효 처리 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출된 관련 모든 서류를 전수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다 하더라도 모두 보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업무상 질병이나 상해인 점이 입증돼야 산업재해 보상 보험의 대상이 되는데, 특수고용직은 상시근로자와 달리 업무 시간이나 장소가 규정돼있지 않아 이에 대한 기준이 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통상 '전속성'이 활용돼 왔다. 한국산재보험연구원 오혜림 대표노무사는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는 원칙적으로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며 "원천징수 여부나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등은 사업주가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고 보기 때문에 부차적인 판단 기준으로 만 활용된다"고 조언했다. 

결국 현행법상 산재보험제도에 가입돼 있어도 전속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재보험 가입 확대 등을 고려하면 전속성 기준 폐지가 맞다"면서도 "산재보험 적용과 징수 문제, 보험 관리체계 등에 큰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국감에서 이 장관이 전속성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정부 차원에서 전속성 폐지에 대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국감에서 재검토에 대한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특고직 전속성에 대한 큰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국감보다 20여 일 이전 열린 '필수 노동자 안전 및 보호 강화 대책'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전속성 기준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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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llc 2020-11-13 16: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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