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금소법 소비자보호에만 초점을 맞췄으면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금소법 소비자보호에만 초점을 맞췄으면 
  • 편집국
  • 승인 2020.12.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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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뼈아픈 교훈을 되풀이하려는 정부 못내 아쉬워
불법유통 정보 주범 몰린 텔레마케터 억울함 반복될 수도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회장

금융위원회가 2014년 있었던 뼈아픈 사건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나는 금융위원회가 6년 전에 한 실수를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2014년 새해에 금융기관 3곳에서 고객의 귀중한 개인정보가 1억4백만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분실된 DB가 금융기관으로 흘러 들어가 불법적으로 사용된다고 의심한 금융 위원회는 금융사의 전화 영업을 전면 금지시키고, 개인정보를 분실한 책임이 있는 카드3사에 대해서는 3개월 영업정지가 내린다. 그로 인해 합법적으로 전화권유판매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던 수많은 텔레마케터들이 실직 위기에 빠지게 된다.

그 때는 정말 끔찍했다. 급한 마음에 국회와 청와대 등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마다 찾아가 억울함을 읍소하면서 언론기관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실을 개진한 덕분에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후 실책을 질책하자 금융위는 즉각적으로 영업재개를 허용 하고야 만다. 

하지만 이미 텔레마케터가 불법유통 정보의 주범인양 낙인 찍히는 바람에 원상회복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려야만 했다. 그 이후 6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금융위원회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소비자를 보호하자는 것이니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금융기관과 판매 대리.중개업자(아웃소싱기업)간에 1사 전속 규제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시장에는 시장만의 법이 있다. 바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Adam Smith가 국부론에서 언급한 보이지 않는 손이다. 시장은 가만히 놔두면 아주 복잡하고 문제가 있어 보여도 스스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안정을 찾아간다. 

그런데 부동산정책처럼 정부가 개입해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가 더 꼬여 풀기가 어렵게 되고 마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힘으로 밀어붙이면 시장은 당장에는 힘에 밀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시장은 누군가의 강압에 의해서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그걸 모를 리가 없는 금융위가 국토교통부가 범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따라가려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다시 6년 전과 같은 그런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삼성이 세계 1위 제품을 13개나 보유하고 세계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것도, 방탄소년단이 한글 가사로 된 신곡으로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오른 것도 법이나 정부의 압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비자 즉 고객들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서 이룬 성과이다.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BTS의 노래와 춤 등이 시장에서 먹혔다는 얘기다. 어제 본 수능능력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학생도 대학도 결국 우수한 학생과 좋은 대학을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하위권 학생들도 그들이 원하는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도록 법을 개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이렇듯 모든 것은 시장 즉 고객이 선택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러므로 금융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소비자에게 수익을 보장하는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우수한 상담사들이 온라인을 통해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그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줄 때 판매가 이루어진다. 

현재 판매대리.중개업자(아웃소싱기업)는 금융기관(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과 불법적으로 수의계약을 하는 게 아니라 공정 경쟁을 통해 실력이 우수한 아웃소싱 기업들 만이 금융기관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아웃소싱기업도 각자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현재는 금융기관도 다수의 아웃소싱 기업과 계약할 수 있고, 아웃소싱 기업도 능력만 된다면 다수의 금융기관의 업무를 대행해오고 있다. 그런데 금소법은 이와 같은 시장의 원칙을 깨고 아웃소싱기업은 1개의 금융기관하고만 전속계약을 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고 소비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백해무익이다. 소비자들은 현명하기 때문에 본인에게 필요도 없는 금융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필요하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담사와 거래하고 싶을까? 

물론 중소기업보다는 복지와 인건비가 조금이라도 좋은 대기업에 입사해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우수한 상담사와 거래하고 싶을 것이다. 이런 것을 우리는 인지상정이라고 한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프로마인드를 가지고 상담하는 상담사와 거래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를 보호하고 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금융기관들이 개발한 상품판매를 허가 하기 전에 철저하게 조사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금융상품인 불량품을 걸러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불량 금융상품에 시장에 발을 담그지 못하게 해야 한다. 시장에는 변수가 많아 이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게 가장 최선이다. 

둘째, 금융기관들이 금융상품을 소비자에게 잘 설명해 판매를 잘 할 수 있는 우수한 상담사를 보유한 아웃소싱기업과 지금처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모든 금융기관이 실력이 좋은 아웃소싱기업과 마음대로 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단순한 시장의 법칙을 모르고 아무리 실력이 좋은 아웃소싱 기업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한 개의 금융기관하고만 전속계약을 맺으라니 말이 되는가? 금융기관만이 여러 아웃소싱기업과 계약할 수 있는 1부 다처제가 아니라 금융기관도 아웃소싱기업도 좋은 파트너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다부 다처제가 되어야 한다. 이게 시장의 법이다. 어느 것이 소비자들 보호하고 위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강력히 제안한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
푸른아시아 (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이사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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