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하마비(下馬碑)와 영문(營門) 
[전대길의 CEO칼럼] 하마비(下馬碑)와 영문(營門) 
  • 편집국
  • 승인 2020.12.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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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국제PEN한국본부 이사

2020년 연말을 맞아 주요 기업의 임원 간부직원들의 승진과 보직, 이동에 관한 신문 기사가 눈길을 끈다. 
40대 후반~50대 초반 임원들 중에서도 집에서 쉬라고 한다. 자식들 학교도 보내야 한다. 앞으로 돈 들어갈 일도 많은데 보기에 안쓰럽기 그지없다.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열성을 다했지만 부질없는 일이다. 

인사철이 되면 회사 내에서 “어느 누구는 승진하고 누구는 집에 간다”는 루머가 입소문을 타고 퍼진다. 공사 조직은 인사명령에 관해 사전에 입소문을 타고 번진다.  

‘하마평(下馬評)’이란 말이 조선시대 관료들의 인사이동에서 누가 승진하고 누가 좌천하는지에 대해 떠도는 소문이다. 그런데 하마평의 어원은 조선시대 종묘 및 대궐의 궐문 앞에 세워 놓은 비석인 ‘하마비(下馬碑)’에서 유래했다.

‘하마비(下馬碑)’은 “여기서부터는 어느 누구든지 말 또는 가마에서 내려 걸어가라”는 표지석이다. 
하마비 앞에서 관리들이 말에서 내려 볼일을 보러 입궐(入闕)하면 마부들이 자기 주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등용이나 해임 등에 관한 인사문제에 관해서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를 쪘다. 

하 마 비(下馬碑)
하 마 비(下馬碑)

이렇게 하마비 주변에서 관심을 끄는 인사정보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 교환한 데서 ‘하마평(下馬評)’이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일의 발생 원인을 잘 모를 적에 ‘영문을 모르겠다’고 말한다. ‘영문(營門)’이란 조선시대 관청의 문중에서도 최고의 높은 직급의 관리가 드나들던 문인데 이를 까마득히 잊는다. 

  강원도 원주의 관동관찰사 영문
  강원도 원주의 관동관찰사 영문

종2품의 품계를 가진 감사 또는 관찰사가 집무하던 관청이 ‘볼 감(監)+경영할 영(營)’자의 ‘감영(監營)’이다. 각 도의 으뜸 관직인 ‘감사(監司)’는 나중에 ‘관찰사(觀察使)’란 호칭으로 바뀌었다. 당시 해당 지역을 책임지는 최고 통치권자이다. 

일반 행정은 물론, 지방수령의 근무 감독이나 세금 관리, 형벌 매기기, 지역 풍속 다스리기 등 지역 전반을 관리했다. 또한 군권(君權)도 가지고 있었기에 감영(監營)은 군영(軍營)과 병영(兵營)을 겸하고 있었다. 

수령의 근무 감독이나 세금 관리, 형벌 매기기, 지역 풍속 다스리기 등 지역 전반을 관리했다. 또한 군권(君權)도 가지고 있었기에 감영(監營)은 군영(軍營)과 병영(兵營)을 겸하고 있었다. 

참고로 그 당시 죄를 지은 사람들이 갇히는 곳이 감영 내의 옥사(獄舍)였다. 여기에서 감옥(監獄)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런 관찰사의 임기는 2년으로 짧은 편이었다. 상피제(相避制) 제도에 따라 자신의 출신 지역 관찰사로는 임명될 수 없었다. 
 
이렇게 지체 높은 관찰사가 드나드는 문은 일반인은 물론 하급 관리들도 함부로 다닐 수가 없었다. 또한 이들 VIP 경호 때문에 영문(營門)이 언제 열리고 언제 닫히는지를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또 알아서도 안됐다. 

따라서 관찰사가 드나드는 감영의 문에 대해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해서 “영문(營門)을 모르겠다”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 이런 잔재(殘滓)가 오늘날까지 남아서인지 오늘날 서울시장실과 전국 8도 도지사 집무실의 출입문(營門?) 높이가 쓸데없이 높다. 권위주의(權威主義)의 상징처럼 보인다. 
                 

  충남 도지사 집무실 출입문(營門)
  충남 도지사 집무실 출입문(營門)

시민과 도민을 위한 봉사자가 일하는 곳이 아니라 통치자의 집무실처럼 보인다. 
그리고 역대 기관장들의 사진을 가장 잘 보이는 벽에 붙여 놓았다. 누가 무엇 때문에 누굴 보라는 것인지? 어린이나 청소년, 국민들 사진을 걸어놓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고위 공직자 사무실이 필요이상 넓으며 출입문인 영문(營門)이 높다고 해서 일의 능률과 실적이 오르는 것은 분명 아니다. 

권위주의를 버리고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고위공직자들이 소박한 집무실에서 열심히 일하는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의 참 모습’을 고대해 본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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