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폐업 및 재기컨설팅 후기5] 전문가는 따로 있다. 청산ㆍ파산, 어디서 자문을?
[무료 폐업 및 재기컨설팅 후기5] 전문가는 따로 있다. 청산ㆍ파산, 어디서 자문을?
  • 편집국
  • 승인 2021.01.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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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영B&C회장 이상철
삼영B&C회장 이상철

L사장은 대기업 출신이다. 지난달에 연간 1천억대의 본인소유 기업을 폐업했다. 자동차 부품사업을 시작한 지 13년만이다.

그의 시작은 미미했다. 평택에서 복제약 공장을 운영하던 처남이 자동차 사고로 갑자기 저 세상 사람이 되어버리자, L사장은 가족들과 상의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 공장을 맡았었다. 

그에게는 계획이 있었다. 자동차 회사에서의 전문분야인 자동차 배선라인을 구축할 결심에 기존 회사에서의 단도리를 마친 그는 복제약 제조라인을 자동차 전기장치관련 다양한 배선을 생산하는 회사로 바꾸었다.

본격적으로 공장을 돌릴 땐 좋았다, 복제약을 만들던 처남회사는 아주 소규모여서 L사장의 양에 차질 않았고, 본인이 자동차회사에 다니고 있었기에 제조라인과 영업라인에 자신이 있었던 그였다.

본인 소유의 자본 일부와 신용보증기금에서의 대여금 및 금융권 대출 등으로 자금을 확보한 L사장은 인수한 지 1년여 만에 본격적으로 공장을 돌렸고, 직원이 300여명까지 가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0년째 되던 해에 노사분규가 생겨 2개월간 공장을 쉬어야 했고, 중국으로의 수출물량이 대부분 불량판정이 나면서 적지않은 손해배상책임액까지 손실로 이어졌다.

거기에 더해 장애인 부담금을 절감하기위해 직원들 친인척중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거짓으로 취업시키는 방법으로 활용했던 것들이 한국장애인공단 지역본부의 점검과정에서 들통이 나 7억원을 상회하는 과태료까지 부담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시작한 건 자금사정이 안좋아지자 부가세와 4대보험 등의 미납이 생기고, 각종 과태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직면해, 폐업을 결심하고 나에게 연락을 해왔다.

우선 급여 한 달치 4억5천만원을 줄 돈이 없었다. 더 큰 문제는 퇴직금이다. 사외적립을 안 한 상태이기에 그 돈이 20억원 남짓이었다. 부가가치세 밀린 게 2억원정도, 각종 세금 1억원. 아울러 4대보험 7천여만원과 각종 공과금 3천만원등 30억을 육박하는 금액이었다. 

많아도 너무 많았다. 본인은 가진 게 없었다., 다시 말해 본인 명의의 재산은 한푼도 없었고, 아파트 한 채는 10여 년전에 이미 부인명의로, 공장은 장모명의로 되어 있었다. 지분은 본인이 43%, 기타 투자자가 두 명인데, 각각 35%와 22%를 보유하고 있었다.

야반도주라도 할까?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야반도주만이 길일까! 그럴 수는 없는 일. 가능한 두 가지의 방법을 놓고 컨설팅을 시작했다.

기업회생과 파산신청이다. 이럴 경우 계속가치와 청산가치로 판단하는데 향후 10년간 사업을 운영했을 시 얻을 수 있는 계속가치가 있다면 당연히 기업회생을 해야한다. 

그러나 파산을 하고 자산을 처분하여 얻게 되는 가치가 크다면 청산 즉, 파산신청으로 가는 게 답이다. 

L사장 회사는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었고, 운영을 해서 일부 빛이라도 갚아 나가가기 쉽지 않은 상태로 회생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상황이란 공통된 판단으로, 회생신청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회생신청이 받아들여 질 경우는 법원의 보호아래 일정기간 동안 부채를 갚지 않도록 법원이 이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고, 최대의 경우 세금과 공과금을 제외한 부채에 대해 모두 탕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회생은 아니다, 그럼 이 방법이다. 파산신청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작업에 들어갔다.

여기서부터 컨설트의 일이 많아진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해야한다. 법인파산 전문변호사에게 맡길 일을 정하고, 개인파산 전문변호사에게 의뢰할 일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에 법인파산 전문가는 말한다. 개인파산도 진행하겠다고. 그러나 그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본 바로는 스케일이 다르다. 개인파산 전문로펌의 경우 그 일을 하는 직원들만 사무장을 비롯 30~50여명이 근무를 하기에 속도와 효율성측면에서 상대가 되질 않는다. 

그 외 전문세무사, 전문노무사 등 파산관련 일들을 전문으로하는 경험자들에게 토스하는 일을 진두진휘해야한다.

부인명의의 아파트는 어쩌나...
연간 1천억대의 기업을 운영하다 청산, 즉 파산을 맞이한 필자는 누구보다도 경험이 많다. 10여년 전 당시 나의 파산처리과정은 돌다리를 건너는데 마치 돌다리만 피해 빠지면서 건너온 과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나의 경우도 법인파산 전문가에게 개인파산 관련 일을 맡겼였는데 6개월간 진척이 없었고 그후 내 발로 직접 개인파산전문가를 찾아 25일만에 처리한 경험이 있다. 

그 후의 처리과정 즉 L사장의 신변처리, 주주들의 책임부담액과 부인 및 장모의 재산처리 등에 관한 내용은 다음호로 미뤄보자.

이상철 
삼영B&C회장(sclee36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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