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억지가 아닌 순리가 통하는 세상이 되기를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억지가 아닌 순리가 통하는 세상이 되기를
  • 편집국
  • 승인 2021.02.24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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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상담사 파업에 대처하는 법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회장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회장

지금 건강보험공단 콜센터에서 국민들의 크고 작은 어려움에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할 상담사 940여명이 2월1일부터 4주째 파업을 이어가다 보니 국민들의 불편은 말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500여명의 상담사들이 파업중인 상담사들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노동 무임금’이라 파업중인 상담사들은 봉급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 돈을 폭주하는 콜을 받느라 지쳐가는 상담사들에게 일한만큼 충분한 보상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본인의 역할을 망각한 채 파업중인 상담사들은 여러가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결국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상담사들을 직접 고용해달라는 것이다.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상담사들이 주장하는 논지는 대통령이 공공부문에서 비 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해놓고 왜 약속을 지키지 않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건보의 비 정규직 상담사들이 아니라 아웃소싱기업의 정규직 직원이기 때문에 그 조건에 맞지 않는다. 그들도 이런 사실을 알기에 ‘파업’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여론전과 함께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공단 측은 법적으로 아웃소싱기업의 정규직을 공단이 직 고용할 어떠한 명분도 없는데다가 공단 정규직 노조원 대상으로 ‘고객센터 상담사 직고용’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찬성은 9.9% 그친 반면, 노조원의 75.6%가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노노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콜센터 상담사는 1,623명으로 공단 전체 직원의 10%가 넘어 만약 이들이 어떤 신분으로든 공단에 직 고용된다면 공단 재정이 악화되어 새로운 직원 채용은 어려워질 것이고, 결국에는 공단에 입사하고자 애쓰고 있는 취업준비생들도 취업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 뻔하니 강력하게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단은 직고용은 불가능하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고, 근로조건 개선을 논의하는 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을 한 상태다. 이를 통해 근로조건과 복지 및 작업 환경 등 처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자는 것이다. 

한달 가까이 파업을 하고 있는 노조가 직고용을 요구하고 제시한 명분은 
첫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제시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 허지만 대통령은 당시 기간제로 일하는 분들이 매번 계약 시마다 고용불안에 떠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제안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대기업에 소속된 아웃소싱 기업의 정규직 상담사들은 적어도 고용불안에 떨지는 않는다. 공단과 아웃소싱기업들이 그들이 퇴사할까봐 걱정하면 했지. 

둘째, 공단처럼 아웃소싱기업이 운영하던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처럼 콜센터가 직접고용으로 전환되었는데 왜 우리는 안 해주냐는 것이다. 

"언제 원전 중단하냐?”는 대통령 한 마디에 청와대와 산자부 등 관련자들이 불법을 저질렀듯이 대통령 취임일성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언급하자 고용노동부는 실적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모든 공공기관에 압력을 가하니 할 수 없이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직 고용한 것이다. 

셋째, 공무원도 아닌 민간인 상담사가 국민의 중요한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개인 정보를 들여다보며 상담하고 있는 것이 불법이라는 얘기다. 

물론 지금 파업을 하고 있는 상담사들을 포함해 그들이 개인정보를 보고 상담을 했다고 해서 개인정보를 유출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것이 불법이라고 하니 지금부터라도 건보 내에 고객센터 부서를 새로 신설하고 적정 봉급을 주는 제대로 된 일자리로 만들어 공단 정규직 일자리인 고객센터에 입사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정정당당하게 시험 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파업중인 상담사들의 직고용을 반대하고 있는 공단 정규직 직원들과 입사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쥐업준비생들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반대할 이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건보 상담을 하고 있는 상담사들은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 
그러니 무리하게 파업을 통해 어린아이 떼 쓰듯 하지 말고 건보에 공공 고객센터를 새로 구축해 정정당당하게 시험을 봐서 어렵게 입사하던가 아니면 아웃소싱기업 정규직으로 건보에 적정한 임금을 달라고 요청해서 근무 환경도 개선하고 봉급도 올리던가 중에 하나를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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