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돌 매화처럼 자세를 낮추자!
[전대길의 CEO칼럼] 돌 매화처럼 자세를 낮추자!
  • 편집국
  • 승인 2021.03.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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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국제PEN한국본부 이사

2019년 4월, 영국, 말레이시아 과학자들이 공중 라이다(Lidar)조사와 드론(Drone)을 활용, 보르네오 섬 Saba 열대우림에서 지상에서 가장 큰 나무(100.8M)를 찾아냈으며 이 나무를 ‘Top’이란 뜻의 ‘메나리’라고 작명했다.

<한라산 백록담의 돌매화 꽃>

반면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무는 ‘바위 암(巖)+매화 매(梅)’자의 ‘암매(巖梅)’로 불리는 ‘돌매화 나무’다. 돌매화 나무 꽃은 돌 위에서 피어나는 매화(梅花)를 닮았으며 나무의 키는 2~3Cm 정도이다. 사람들이 풀(草)이라고 오인하는데 분명 나무(木)다. 빙하기를 거치면서 멸종위기에도 생존한 고산식물이다. 

극지(極地)의 거친 바람 속에서도 돌매화 나무가 긴 생명력으로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 백록담에 500여 개체가 서식한다. 

축구·야구·배구 등 구기 종목이나 씨름, 레슬링 같은 Sports 지도자들이 선수들 정신교육 시간에 ‘자세를 낮추라’, ‘겸손(謙遜)하라’를 강조할 때 ‘돌매화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꺾이지 않는 식물은 절대로 바람과 싸우지 않는다. 
거친 바람이 불면 자세를 낮추고 뿌리를 땅속으로 더 깊이 내린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대양을 항해하는 선박(船舶)도 마찬가지다. 가라앉지 않기 위해 중심을 낮게 설계한다. 중심이 높으면 작은 파도와 바람에도 심하게 흔들리고 전복(顚覆)되기가 쉽다. 

오뚝이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무게중심이 높지 않고 낮기 때문이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마음가짐과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한마디로 겸손해야 한다. 

미국 Ivy-League 출신, 국내 유명 대학 출신이라고 뽐내고 잘난 척하면 주변 동료들이 등을 돌리기 때문에 인화(人和)문제로 직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절 필자는 신입사원 선발고사에서 수석(首席)으로 입사한 신입사원이 1년을 못 버티고 스스로 퇴사하는 경우를 수많이 지켜보았다. 그래서 선발고사 종합평가서에서 1등한 응시자 이름 위에 자(尺)를 대고 빨간 PEN으로 두 줄로 지운 적이 있다. 

물론 대표이사에게 수석합격자의 겸손과 인화 문제로 중도 퇴직 사례가 많았음을 설명하고 사전 승인을 받았음을 밝힌다. 

꼿꼿하게 머리를 들고 ‘내가 최고다. 나와 붙으면 내가 이긴다’는 자세로 직장생활을 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 자신이 먼저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낮추고 왜 이런 어려움에 처했는지를 자성(自省)해야 한다. 

좋은 직장에 입사하려면 먼저 인간미가 넘치며 사람 냄새가 물씬 나야 한다. 한마디로 사람다워야 한다. 예전에 진급에서 탈락한 후배들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다. “가을 들녘에 피어난 코스모스 꽃을 유심히 바라보라. 보통 키 높이 보다 유별나게 키가 쑥 자란 코스모스 꽃은 행인의 손에 쉽게 꺾인다”라고.  
 
필자는 50여년 직장생활을 통해서 남들보다 키가 약간 작은 다수의 직장인들이 CEO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음을 수없이 보아 왔다. 물론 100% 맞지는 않지만 말이다. 

끝으로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돌매화처럼 겸손해야 한다. 인고(忍苦)의 삶을 버텨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직, 겸손, 열정>은 직장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이다. 

지능지수(IQ)가 높고 지식이나 기술을 갖추는 건 다음 차례다. “겸손은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 구부러지는 게 부러지는 것보다 낫다”는 영국 속담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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