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빅토리녹스(Victorinox) 
[전대길의 CEO칼럼] 빅토리녹스(Victorinox) 
  • 편집국
  • 승인 2021.03.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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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영혁신(Management Innovation)에 대하여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빅토리녹스(Victorinox)’는 원래 칼을 만드는 스위스 회사다. 필자를 포함해서 한국인이면 누구나 등산갈 때 필요한 칼로 꼭 챙기는 ‘스위스 칼’, ‘맥가이버 칼’로 유명한 회사다. ‘빅토리녹스(Victorinox)’는 품목당 약 20달러의 세계 최고 수준의 휴대용 칼을 생산하는 전통을 자랑한다.                          

<만능 Multi-Tool>
<만능 Multi-Tool>

그런 빅토리녹스가 “우리는 칼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스위스 육군이 쓰는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라며 새로운 경영혁신(Innovation)을 시도했다. 이처럼 사업영역을 재해석하고 변혁하니 스위스 육군에 필요한 모든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래서 나온 Victorinox 제품이 ‘스위스 육군(Army)용 손목시계’다. ‘Swiss Army Watch’는 개당 가격이 최소 200달러가 넘는다. 

스위스 육군 시계

맥가이버 칼의 가격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세계 여러 나라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태그호이어(TAG Heuer) 시계와 어깨를 겨룬다. 

빅토리녹스는 사업영역을 넓혀서 Outdoor Casual-Look 사업에도 진출했다. 더 나아가 여행용 가방, 나침반, 선글라스까지 ‘스위스 육군’이라는 개념이 닿는 곳은 모두 진출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사업 대상에 대한 재해석이다.

이런 게 바로 ‘기업의 경영혁신(Management Innovation)’이다. 

기업 내부에서는 이렇게 변혁하기 위해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을 쇼펜하우어는 “모든 진실은 3단계를 거친다. 첫째 비웃음. 둘째 격렬한 반대. 셋째 스스로 진실을 입증, 사람들이 수용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칼은 뽑았을 때 무서운 게 아니라 칼집 속에 있을 때 가장 무섭다”
“재능이 칼이라면, 겸손은 그 재능을 보호하는 칼집”이라는 말도 있다. 

기업에서 대표이사인 리더(Leader)는 ‘참을 인(忍)’자가 ‘마음(心) 위에 칼(刀)이 얹어져 있다’는 뜻을 새겨야 한다. 아무리 화(火)가 치밀고 감정이 북받쳐도 냉정하게 참고 인내하면서 결정적인 때를 기다려야 한다. 

온갖 미움, 증오, 분노, 배타심, 그리고 탐욕이 싹틀 때면 마음속의 예리한 칼로 이러한 탐진치를 과감하게 베어 버려야 한다. 인내에는 아픔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고의 삶을 터득한 지도자에겐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생겨난다. 

“지친 말은 채찍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마 위의 고기는 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굶주린 개는 매를 두려워하지 않고, 굶주린 사람은 체면을 따지지 않는다”는 중국 속담도 CEO들은 귀 기울여야 한다. 

끝으로 ‘빅토리녹스(Victorinox)’ 경영사례에서 보듯이 변화하고 혁신하지 못하면 기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어떤 미래가 다가 올지 아무도 모른다. CEO로서 살아가는 내 심경을 적는다.

추운 겨울 날, 한강에 살얼음이 살짝 끼었다. 하나님이 자전거 1대를 주면서 “이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건너가라”고 말씀하신다. 자전거 페달을 몇 바퀴 밟으니 살얼음이 쓱 내려갔다 올라온다. 언제 얼음 숨골에 빠져 죽을지 모른다.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뒤를 돌아보니 우리 회사 임직원들이 대표이사인 내가 지나온 얼음 위를 뒤쫓아 온다. 선택과 집중을 잘 못하면 모두가 한강물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로 산다는 게 왜 이리도 힘이 듭니까? 하나님, 우리 회사 임직원들을 제발 살려 주세요!”라고 기도하며 두 눈을 부릅뜨고 조심, 조심 자전거 페달을 쉬지 않고 밟는다. 멈추면 우리 모두 죽는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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