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4차 산업은 우리에게 득일까?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4차 산업은 우리에게 득일까? 
  • 편집국
  • 승인 2021.03.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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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상담사로부터 일자리 지키키 위한 콜센터 상담사 박성실(誠實)에 대하여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회장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회장

tvN단막극 <드라마 스테이지2021> 4번째 이야기인 “박성실씨의 사차산업혁명”을 보면서 재미있기는 했지만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마음 졸이며 시청했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새로 도입된 AI상담사로부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콜센터 상담사 박성실(誠實)씨를 통해 미리 만나보는 사차산업혁명 간접 체험 드라마다. 

자동차보험 회사 콜센터 상담사인 주인공은 밝은 표정과 즐거운 마음으로 상담을 하다가 업무 종료 1시간을 남기고 갑자기 긴급 공지가 화면에 뜬다. 

내용인즉슨 AI상담사인 오미래(未來)가 보낸 것으로 “직원 여러분, 안타깝게도 AI상담사 도입으로 인간 상담사 90%를 감축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대부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니고 있던 상담사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다행이 AI가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주인공을 포함한 3명의 상담사는 계속 출근을 하게 되는데 “살아 남자”는 다짐을 하지만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평소에 하지도 않던 사소한 실수를 하게 되고, 점점 더 불안은 커져만 간다. 

하지만 고객마다 얼마나 요구가 다양하고 까다로운데 AI가 모든 것을 해결할 리 없다며 직접 센터에 전화를 걸어 허점을 찾으려 하지만 완벽한 AI의 응대에 시름은 더 깊어져만 간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AI센터에 근무하는 담당자를 남자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다 “내가 이곳에서 잘리면 가족 모두가 길바닥으로 나 앉아야 한다”며 읍소해 “성실하게 하지 말고, 새로운 것 즉 예전에 없었던 것을 하”라고 조언을 듣게 된다. 

이세돌이 유일하게 AI를 이긴 한 판도 정석이 아니라 AI가 예상하지 못한 수를 두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 박성실씨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가 긴급출동서비스 접수를 받는 과정에서 차량번호 20저1234를 확인할 때 ‘저울’이나 ‘저고리’의 ‘저’라고 해야 하는데 실수로 ‘저팔계’의 ‘저’라고 얘기하게 된다. 

순간적으로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며 걱정하려는 찰나 운전에 지쳐있던 기사가 “내가 핸들 밥 먹고 사는 사람이라 긴급출동 자주 전화하는데 ‘저팔계’ ‘저’는 신선하네요.”라며 호탕하게 웃자 그 순간 간 AI담당자가 했던 “예전에 없던 것’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를 계기로 살아남은 3명의 상담사는 “VIP를 담당할 소수의 상담사만 남기겠다”는 사측의 말을 되새기며 우리가 AI랑 똑같이 한다면 우리가 왜 필요하겠냐며 생존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자동차 긴급출동에서 VIP 고객은 우리가 아는 우수한 고객이 아니라 불만 콜을 건 적이 많아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사이렌 울고 화면에 경고사인이 뜨는 클레임 많은 운전기사(빨간색), 즉, 까다롭고 예민하고 말 안 통하는 고객으로 정의한다.

그런 고객을 감정 없는 AI보다는 인간 상담사가 훨씬 잘 응대할 수 있다고 자신하며, 감정적인 고객을 감성적으로 응대하자고 결의한다. 

그 후 VIP(불만고객)의 만족도가 치솟자 회심의 미소를 짓지만 그도 잠시 AI 상담사가 인간 상담사의 우수한 콜을 학습해서 인간 상담사보다 더 유연하게 응대하게 된다.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지금 인류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짐에 따라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시의적절하게 표현하였지만 이미 AI와 로봇을 도입한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AI와 인간은 천적이 아니라 서로 협력해야 할 동지로 정의하고 인간과 로봇이 협력해서 시너지를 낼 전략들을 짜고 있다. 

만의 하나 인간이 모두 일자리를 잃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로봇세를 신설해 실직자에게 보상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컨택센터도 이미 Voice에서 Chat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챗봇을 넘어 보이스봇까지 도입되고 있으며, 고객확인절차도 목소리를 통한 성문분석으로 대체해나가는데다 고객의 감정까지 실시간으로 분석해 상담사들에게 토스하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드라마처럼 AI 상담사에게 맥없이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선제적으로 직무전환교육을 통해 AI나 로봇을 제어하며 고객만족을 높이는 역량을 갖춰나가야 한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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