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영화관람료 14000원 시대의 개막
[취재수첩] 영화관람료 14000원 시대의 개막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1.04.0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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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만 2000억 넘는 CGV, 최대 위기 놓여
대규모로 불어난 손실에...요금은 올리고 채용은 줄이고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지난해 10월 영화관람료 인상을 결정 했던 CGV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관람료 인상을 결정했다. 이제 오늘부터는 성인의 경우 주중 1만 3000원, 주말 1만 4000원의 표값을 내야만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인상의 주된 원인이야 묻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하다. 지난해 3월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영화산업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아니던가.

실제로 CGV는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했을때 관객수가 2020년 기준 전년대비 7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는 2019년과 비교했을때 87.9%가 줄었다. 지난해 CGV의 전체 매출은 약 5800억 원 이 중 국내 매출은 3,258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2,036억원에 달해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CGV도 이와같은 이유로 영화관람료 인상을 결정했다고 발표하며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한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아직까지 요금 인상에 대한 언급은 없으나, 항상 업계 요금을 좌우해온 CGV가 첫발을 뗐으니 두 기업도 자연스럽게 수순을 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들의 매출 다수가 관람료에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사 직전에 놓인 이들이 단기간 내 요금 인상을 결정한 사안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번 오른 요금이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영화 산업이 다시 성수기에 접어든다 해서 내릴 것으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뒷맛이 씁쓸하게 남는다.

한편, 영화산업이 줄어든 매출과 늘어난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결정한 또 다른 방편이 있다. 요금 인상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라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영화관들은 영업이 부진한 업장의 문을 닫고, 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CGV는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총 채용 인원은 전년 대비 2459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해 일자리를 잃은 경우도 있지만 정상 운영 중인 극장에서도 운영 인력을 줄이고 있으며 그 자리는 키오스크가 대신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영화관은 키오스크 도입이 가장 활발한 곳 중 하나였다. 오히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시네마를 말하며 키오스크를 더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티켓 발권 등의 운영 업무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요금은 올린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이유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 창출에 있다면 기업의 책임은 일자리 창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한번 오른 요금이 다시 내려오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코로나19 이후 영화 산업이 다시 흑자로 전환했을 때, 이들이 일자리를 늘리는 책임을 외면해선 안되지 않을까. 부디 코로나19 이후 극장이 키오스크만 남아있는 삭막한 공간은 아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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