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되기 싫어요” 2030세대, 빚투·영끌 등 너도나도 재테크 열풍
“벼락거지 되기 싫어요” 2030세대, 빚투·영끌 등 너도나도 재테크 열풍
  • 김민서 뉴스리포터
  • 승인 2021.04.26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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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경제위기 맞은 2030세대, 주식시장 뛰어 들어
'동학개미운동’ 등 주식 열풍에 작년 주식계좌 5000만개 넘어
빚투·영끌 등 자본 부족한 2030세대 위험한 재테크 우려
불안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자 주식과 코인에 열광하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빚을 내 투자를 하는 등 일부 2030세대의 기형적인 투자 방식은 반드시 주의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안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자 주식과 코인에 열광하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빚을 내 투자를 하는 등 일부 2030세대의 기형적인 투자 방식은 반드시 주의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웃소싱타임스 김민서 뉴스리포터]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찾아 온 경제위기에 두려움을 느껴 주식을 시작했어요. 친구들을 만나도 비트코인, 주식 얘기가 많이 나오다보니 관심이 생겼고 주변에 주식으로 돈을 버는 친구들이 많아지자 불안해져 안 할 수가 없었어요.”

갓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 정모씨는 작년 12월 주식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주식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취업을 하고 나면 탄탄대로일 것 같았던 기대와 달리 나날이 올라가는 집값과 물가에 정 씨는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그러던 도중 주변에서 주식으로 목돈을 마련한 이야기를 들으며, 안정적인 예·적금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불안감을 느꼈다고. 결국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른바 '주린이'였던 정 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 주식 계좌를 개설했다.
 
이런 현상은 단지 정 씨 개인의 문제 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일종의 사회 현상으로 볼 정도로 주식, 코인 시장에 대한 열풍은 뜨겁다. 특이점은 과거에는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2030세대 사이에서 주식 붐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취업난, 경제난으로 경제위기를 느낀 2030세대 청년들은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행 이자가 최저를 기록해 월급을 예금, 적금으로 불리는 재테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값은 천정부지 치솟으면서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는 일은 '꿈 같은 일'로 여겨진다. 주식이나 코인 등 높은 수익률을 볼 수 있는 재테크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전망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연령별·성별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2030세대는 주식·부동산을 꼽았다.

20대의 경우 1위는 주식(40.0%), 2위는 부동산(27.6%) 투자를 선택했으며 30대는 1위로 부동산(33.4%), 2위 주식(28.8%)을 꼽았다. 또 20대는 전 연령층 중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재테크 수단으로 가장 많이 활용한다(9.5%)는 결과가 나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래보다 현재를 더 즐기는 ‘욜로’가 유행했으나 현재 청년층의 주식열풍은 국가 경제위기에 심각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부익부 빈익빈 사회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청년층이 이를 돌파할 수단으로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재테크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즉 2030 세대가 고수익 재테크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한 경제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

2020년 주식계좌 5000만개 넘어..‘동학개미운동’ 한창
2030세대의 주식 열풍을 증명하듯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신규 주식계좌를 개설한 연령층은 2030세대다.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계좌 수는 5440만개로 전년 대비 890만개가 증가했다.

연령별 선호 재테크 수단(제공=한국경제연구원)
연령별 선호 재테크 수단(제공=한국경제연구원)

개인 투자자는 914만 명으로 늘었는데 계산해 보면 투자자 1명 당 평균 6개의 주식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짐작된다. 연령별로 살폈을 때 계좌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층은 20대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394만개에서 2020년 643만개로 249만개가 늘었다. 30대의 경우 230만개가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한 주식 계좌의 절반이 2030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셈. 

일반 은행거래 계좌와 달리 주식거래를 위한 계좌를 별도로 개설해야 하는데 지난해 주식을 시작한 청년층이 500만개를 훨씬 넘겼다.

이런 주식 시장의 열기를 대변하듯 2021년 1분기 하루 평균 주식결제대금은 2조 7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다.

4월 22일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증권결제대금 현황’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장내·외 주식결제대금이 전 분기대비 42.6% 증가해 2조 7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전년대비 58.1% 상승한 수치다.

장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결제대금을 보면 전 분기대비 41.5%가 증가해 1조 2500억 원을 넘겼으며  장외 시장은 1조 4600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대비 43.5% 상승했다.

이처럼 주식결제대금이 상승한 원인으로는 대다수 전문가가 ‘동학개미운동’의 열기를 꼬집는다. 동학개미운동이란 2020년 코로나 19 사태로 경제위기가 심각해지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여 표현한 신조어다.

국내 주식, 채권 현황 (제공=한국예탁결제원)
국내 주식, 채권 현황 (제공=한국예탁결제원)

현재 주식 시장은 말 그대로 과포화 상태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학개미운동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부동산 거래 등 2030세대의 재테크 열풍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기성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거나 자본이 적은 2030세대들은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끌·빚투에 사활을 건 청년들, 위험한 투자가 이어진다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과 공포감으로 자본을 끌어 모아 유동이 심한 주식 시장이나 비트코인에 사활을 건 청년들도 늘어가고 있다. ‘벼락거지’가 되지 않기 위해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 

‘벼락거지’란 소득에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일부 2030세대는 자신이 벼락거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대출을 받는 등 무리하게 자금을 마련한 뒤 이를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를 감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이에서는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를 하는 ‘영끌’과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재테크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주식은 일반 적금, 예금과 다르게 매일 변동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과 손해가 발생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2030세대의 경우 자본이나 사회적인 지위가 낮기 때문에 4050세대에 비해 수입으로 손해를 매꾸기까지 오래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최근 7400만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의 경우 25일 기준 6100만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23일 5000만 원대까지 추락했으나 이틀 사이 급상승했다. 이처럼 주식, 암호화폐는 일반 적금, 예금과 달리 유동성이 심해 수익과 손해의 편차가 크다. 이런 불안정한 재테크를 대출까지 받아 무분별하게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암호화폐의 특성 상 손익의 편차가 크게 발생하고 또 주식시장과 다르게 24시간 시장이 열려있어 수시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독증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급격한 추락 변동이 나타날 경우 2030세대가 많이 모여 있는 사이트에 자살을 예고하는 게시물이나 암호화폐 관련 게시물이 급격히 증가한다.

또 비트코인이 상승할 경우 자신의 수익을 공개하는 게시물이 증가하는데 이는 암호화폐 거래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마치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

이에 대해 경기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대성 교수는 “2030세대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재테크를 하는 것은 암담한 청년경제의 현실이다”며 “청년들의 미래가 안정될 수 있도록 치솟은 부동산 집값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하고, 취업난,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는 청년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주 정부는 암호화폐와 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재산을 보호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잘못된 길은 어른이 바로 잡아 줘야 한다"라는 표현을 했다. 일견 맞는 말이다. 경기의 위축과 불안한 사회는 어른이 일궈놓은 자화상이다. 그 자화상을 따라 무턱대고 위험한 길로 들어서고 있는 청년 세대가 있다면 다른 방향을 제시해줘야 할 책임이 있다. 건전한 투자에 대해 시사할 수 있는 교육과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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