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터뷰] 제조혁신 '산업용로봇과 협동로봇'...사람과 연결고리 찾아야-박진하 연구원
[기획인터뷰] 제조혁신 '산업용로봇과 협동로봇'...사람과 연결고리 찾아야-박진하 연구원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1.06.25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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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로봇산업협회 '혁신성장 글로벌 인재양성사업' 참여
로봇-인공지능-사람의 유기적인 조화로 4차산업혁명 대비
덴마크 해외 파견 기간 중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연구
전문 지식 없어도 로봇을 다루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 구축
혁신성장 글로벌 인재양성사업을 통해 덴마크 현지의 Aalborg University에서 파견 연구를 진행한 박진하 연구원. 당시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동료들과의 모습.
혁신성장 글로벌 인재양성사업을 통해 덴마크 현지의 Aalborg University에서 파견 연구를 진행한 박진하 연구원. 당시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동료들과의 모습.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로봇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는 일반 근로자도 음성 명령을 통해 로봇에게 작업을 지시하고, 로봇을 다룰 수 있는 공장이 있다면 어떨까?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협회가 함께 진행한 '혁신성장 글로벌 인재 양성사업'에 참여한 박진하 연구는 이와 같은 미래를 보다 빠르게 우리 눈앞으로 앞당기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 스마트 공장과 협동 로봇 등 신기술을 도입한 제조업 혁신은 향후 미래 산업을 이끌 주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능형 공장을 구축하는 기업에 사업화 자금을 최대 2억 원까지 지원하는 등 신기술을 이용한 제조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조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관련한 기술에 대한 연구와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의 유명 인재를 국내로 영입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우수 인재를 직접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이번 글로벌 인재 양성사업을 통해 덴마크에 파견돼 연구를 진행한 박진하 연구원은 이런 산업의 기조 중심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연구원을 통해 제조업과 로봇산업, 덴마크 파견 연구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 박진하 연구원은 덴마크에 있는 관계로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부담스러운 첫 해외 파견... BTS로 걱정을 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협회에서 추진한 혁신성장 글로벌 인재양성사업에 참여를 결정한 시기, 박진하 연구원은 국내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졸업한 상태였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사업 공고를 확인한 그는 세계 다른 나라의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은 그가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진하 연구원은 "파견을 가게 되는 국가가 덴마크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덴마크는 대학과 기업체의 R&D 협업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실제로 유효했다.

첫 번째로 진행되는 사업에 참여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일 처리가 이뤄졌으며 운영 기관인 협회와 파견 기관의 실무진과 면접을 거치며 양측 모두 파견 연구에 적극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박 연구원은 "파견을 갔던 Aalborg라는 지역은 덴마크에서 4번째로 큰 지역이었지만, 제가 계속 자라온 한국의 서울과 다른 느낌이라는 것을 듣게 되었을 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면서도 "해외 파견이라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고, 생활환경이나 적응의 문제보다 좋은 경험을 쌓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며 참여 소감을 전했다.

해외 생활에 적응하는 일이 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로봇산업협회와 덴마크 주한 대사관, 파견기관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도움을 주긴 했지만 문화와 식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오롯이 그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언어가 다른 만큼 현지에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어울리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박 연구원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원군을 만났다. 바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다.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먼저 Do you know Kimchi?를 물어야 할 줄 알고 긴장했는데, 오히려 상대방이 먼저  I like BTS.라고 말을 걸며 다가왔다. 생각지도 못한 경험이었다"고 말한 그는 "삼성과 LG도 이제 한국의 기업으로 외국에 많이 알려져 있어 한국 문화와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경험으로 파견 연구 시절 그가 느낀 감정은 자신이 한국에서 온 파견근무자라는 사실이었다.

박 연구원은 "내가 한국에서 온 파견근무자란 사실에 충분히 자부심과 정체성을 갖고 근무하는 게 자기 발전과 현지 적응에도 더 도움이 됐다. 만약 누군가 나와 같이 해외 파견을 가게 된다면 반드시 이 점을 염두에 두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은?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사람
"최근 로봇은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에서 인공지능은 로봇과 작업자 간의 유기적인 작업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된다"

Aalborg University에서 재조 로봇을 실험하고 있는 박진하 연구원의모습.
Aalborg University에서 재조 로봇을 실험하고 있는 박진하 연구원의모습.

제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으로 인해 신기술 도입의 전면에 있는 산업 분야 중 하나다. 산업혁명을 통해 기계의 도입과 그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던 것처럼 산업용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대두되는 기술도 제조업에 빠르게 투입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 그로 인해 '혁신'이라 일컬을 수 있을 만큼 비약적인 산업 발전이 또 한차례 찾아올 것이란 기대 심리도 중첩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했을 때 국내 전체 제조업에서 협동로봇을 도입한 비율은 3% 내외에 그친다. 반대로 말하자면 나머지 97%의 제조업에 로봇이 투입될 여지가 있다는 셈이다. 제조업에 로봇의 침투를 예측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혁신성장 글로벌 인재 양성사업에 참여한 박진하 연구원은 덴마크 현지의 Aalborg University에 파견되어 ‘로봇과 제조업을 위한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R&D를 진행했다.

그는 "덴마크에 파견돼 연구를 하는 동안 파견기관과 기업체가 협업해 기업의 실제 환경에 맞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로봇이 제조업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며, 텍스트와 숫자에만 기반한 연구가 아닌 현장의 생생함을 담은 것.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박 연구원은 연구의 초점을 로봇과 인공지능 그리고 사람에 맞췄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폭넓은 인공지능 분야 중 Natural Language Processing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박 연구원은 "작업자가 로봇을 사용하기 위해 특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니라 별다른 지식이 없는 이들도 음성 명령을 통해 로봇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뒀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기능이 실현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이 보급되면 사람과 로봇의 조화와 협동이 보다 긴밀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승인된 사용자만 로봇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음성 인식을 통해 사람을 목소리로 구별해내는 것, 사용자가 어디서 말하는지 인식해서 그 방향으로 로봇을 이동시키는 것, 카메라 인식을 통해 사용자가 로봇을 향해서 말하고 있을 때와 잠시 다른 곳을 바라볼 때를 구별해서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등 사람과 로봇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연구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그가 연구를 통해 이루고자 한 요지는 결국 사람과 로봇의 조화다. 일각에서는 기술이 발달되고 로봇 도입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냐는 우려와 비판이 쏟아진다.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로봇 산업의 발전이 주춤거릴 수밖에 없는 사실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람과 로봇이 조화롭게 공생하기 위해선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박 연구원의 소견이다.

인간과 로봇의 공생에 대해 묻자 박진하 연구원은 "산업혁명 시기에도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기계로 인해 직업이 사라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많이 파생됐다"면서 "인공지능과 로봇은 이전과 다른 차원의 변화를 야기하겠지만 인류는 늘 그렇듯 해결 방법을 도출해낼 것이고,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해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다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에게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그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모습. 덴마크는 대학과 기업의 협업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실효성 있는 연구가 가능했다.
기업들에게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그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모습. 덴마크는 대학과 기업의 협업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실효성 있는 연구가 가능했다.

■ 해외 파견 경험이 남긴 자산, 그리고 지금도 ING
나라에서 지원하는 인재 양성 사업을 통해 해외 파견을 갈 수 있었던 것은 꽤나 좋은 기회였다. 정착 지원금을 통해 비용적인 걱정을 다소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라가 연계한 기관인 만큼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해외 생활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과정을 혼자서 준비하려 했다면 쉽지 않은 일들이 많았을 거라고 말한다.

박진하 연구원은 "서류 제출이나 비자 발급 등 로봇산업협회의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국내와 다른 환경을 접한 것도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해외와 국내의 시스템 차이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덴마크의 경우 직급과 상관없이 서로 이름을 호명하는 점은 한국에선 생각해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또 출근시간은 아침 8시~9시로 한국과 비슷한데 퇴근 시간은 오후 4시로 매우 빨라 자녀를 돌보는 등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박 연구원은 "서로 시스템에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이점을 말로 듣는 게 아니라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덴마크의 시스템을 직접 경험한 박진하 연구원은 혁신성장 글로벌인재양성을 통한 파견근무 기간이 끝난 뒤 다시 덴마크로 돌아가 박사 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덴마크의 박사 과정은 대학교와 기업이 함께 협업해 진행되는 시스템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는 "박사 과정 동안 지원을 해주는 기업과 매칭되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들에 대해 연구하고, 또 이 내용이 박사 학위 논문에 반영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이 신선했다"면서 "한국에 돌아갔을 때 기업과 대학교 모두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해있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혁신성장 글로벌 인재양성사업의 첫 참여자로 함께한 박진하 연구원은 후속 참여자들 또는 참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강권했다. 해외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과 상상으로 간접 체험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진하 연구원은 "이미 유럽에서는 많은 대학들이 학생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이런 사업을 진행하고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자신의 커리어 향상에 꼭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진하 연구원
박진하 연구원

Education
03/2017 – 02/2019 Master of Engineering in Industrial Technology (Robotics).
03/2011 – 02/2017 Bachelor of Engineering in Mechanical Design Engineering.

Employment
12/2019 – Current Research Assistant, Robotics & Automation Group
07/2016 – 08/2016 Summer Intern, Culture Technology Group Korea Institute of Industrial Technology (KITECH), Ansan, Korea.
12/2015 – 01/2016 Winter Intern, Integrated Safety Team, Safety Measurement Institute Korea Research Institute of Standards and Science (KRISS), Daejeon, K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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