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기업 내 노동자 근로환경, 소비자가 바꿀 수 있을까
[취재수첩] 기업 내 노동자 근로환경, 소비자가 바꿀 수 있을까
  • 김지수 뉴스리포터
  • 승인 2021.07.27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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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에 과로사까지 악재 겹치는 쿠팡을 두고 '시끌'
MZ세대의 쿠팡 탈퇴 운동…소비 가치에 집중하는 세대
쿠팡의 노동자 처우 개선, 소비자의 선택에서부터 시작

[아웃소싱타임스 김지수 뉴스리포터] 한 기업에서 과로사 추정 사망자가 7명이 나왔다. 사망자 나이대는 40대~50대부터 꽃다운 나이인 20대 청년도 있었다. 바로 국내 대형 이커머스그룹이자 플랫폼 기업인 쿠팡에서 발생한 사고다.

이처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논란은 비단 과로사 문제만이 아니다.  

2020년 3월 12일을 발생한 사망사고를 시작으로 쿠팡은 과로사를 포함한 근로자의 열악한 근무환경 문제의 중심에 있었다. 올해 초 동탄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송파 1 캠프 배송 기사의 사망사고 등 수많은 이들이 쿠팡에서 근로하던 중 유명을 달리했다. 유독 과로로 인한 사망으로 의심되는 사고들이 많은 탓에 쿠팡은 여론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9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동안 쿠팡 측이 산재를 인정하며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한 경우는 2건에 그친다.

쿠팡이 낳은 논란은 과로사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5월 세간의 공분을 산 '새우튀김 환불 사건'에서도 쿠팡은 판매자를 향한 지나친 규제, 갑질 등으로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특히 플랫폼 기업으로써 소비자 유치에만 입각한 나머지 서비스 제공자, 판매자의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더해 쿠팡이츠의 불공정 약관 조항도 주목받으면서 쿠팡을 둔 논란은 몇 달간 끊이질 않고 흘러나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발생한 물류센터 화재 사고로 안전불감증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쿠팡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결국 겹겹이 쌓인 논란들은 소비자 불매운동의 단초가 됐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시작된 것. 2021년 6월 21일 쿠팡 물류센터 화재 발생 시점에 MZ세대는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쿠팡탈퇴완료 #쿠팡탈퇴 #쿠팡탈퇴인증 등의 게시물을 올리는 불매운동을 펼쳤다. 관련 헤시테그로 확인할 수 있는 게시물은 수백 건에 달한다.

수많은 논란이 결국 소비자의 등을 돌리는 불씨로 이어지자 그동안 책임 소명에 소극적이었던 쿠팡의 태도도 달라졌다. 화재로 일터를 잃은 덕평물류센터 직원 대부분에게 일터를 전환배치 하고 덕평물류센터 인근의 마을 주민들에게 출장 건강검진과 주민피해지원센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건 수습에 노력을 기울이며 자성의 모습을 보인 것.

화재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근로자 처우 개선도 일부 약속하면서 쿠팡에 대한 이미지는 다소 회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쿠팡이 여러 논란을 잠식하지 못한 채 외면하고 있어 불매 운동이 당분간 계속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쿠팡 사태는 MZ세대의 소비 형태에 주목하게 했다. 과거에 소비자들은 값싸고 질 좋은 물건과 서비스에 따라 지출을 결정했다. '가성비'가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였다.

때문에 한 기업을 향한 불매운동은 오래 지속되지 않으면서 '냄비근성'이라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쿠팡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 MZ세대의 불매운동은 과거의 그것과는 다소 다르다. 실제로 기업에 타격을 입힐 만큼 오래 지속되는가 하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ESG경영이라는 단어의 뜻은 몰라도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진 기업에 대해서는 소비를 줄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요즘의 MZ세대 소비자들이다. 소비자의 행동이 기업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자 기업들도 더 이상 '퍼주기식 서비스'로 논란을 잠재울 수 없게 됐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 놀이공원에서 무료개장으로 이슈를 덮거나, 위생 논란에 휩싸인 프렌차이즈가 무료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무마할 수 없게 된 것.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지 않기 위해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심어진 셈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보여주기식' 행위일 수도 있으나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쿠팡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근로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 인건비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대답을 내놓는다. 실제로 과거에는 근로자에게 좋은 복지를 제공하고 값이 비싼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보다 같은 항목의 제품이라면 보다 싼 것을 고르는 게 소비자들의 보편적 선택이었다. 

기업 입장에선 값싼 가격에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해야 하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 인건비부터 절감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근로자를 고용한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까닭이다.

MZ세대 그리고 더 뒷세대들은 자신들의 소비가 사회에서 가치 있는데 쓰이길 바란다. 이런 책임있는 소비를 아직 사회 초년생인 MZ세대들에게만 기대해선 안 된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기존 가성비 있는 지출에 집중했던 중장년, 고령 소비자들도 스스로 가치 소비에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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