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디지털 네이티브와 초개인화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디지털 네이티브와 초개인화
  • 편집국
  • 승인 2021.08.0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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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 Digital Native)는 태어나면서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한 세대이다. 디지털 장비와 언어를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고, 아침부터 잠자기전까지 디지털이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디지털과 함께하는 세대이다.

이 세대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하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등 일상에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활용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물질적 풍요속에서 자라서 소비지향적 성격이 강한 디지털이주민(Digital Immigrants)인 부모 세대(X세대)가 2000년 말 금융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따라서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로 대변되는 트렌드가 말해주듯이, 막연한 미래의 희망보다는 현재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중요시하고 현재를 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세대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타인의 시선보다는 개인의 삶에 가치를 두고,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며, 관습과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다양한 관계속에서 소통하지만 개인 프라이버시를 더욱 중시한다.

또한, 좋고, 싫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소신 있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자신(나)다움'을 찾는 개인주의 성향이 아주 강하다.

'개인화(personalization)'가 기업의 공통 지향점이 되면서 개인 맞춤서비스에 적극적이다.

디지털네이티브인 10~30대에서는 개인주의 문화가 강하다. 그러나 40대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모두를 고루 받아들인 과도기 세대이자 완충 지대라고 할 수 있고, 50대 이상에게는 집단주의가 훨씬 강하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개인주의에 반감을 가졌던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들조차 ‘개인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각 고객(사용자)의 취향이나 성향, 사용패턴 등에 상품과 서비스를 맞추는 '개인화(personalization)'가 기업의 공통 지향점이 되면서 개인 맞춤서비스에 적극적이다.

나이키는 운동화가 단지 제품 이상의 의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 고객들이 맞춤 버전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은 소재, 신발 끈의 색상, 나이키 스우시 로고를 새겨넣는 곳까지 미리 지정할 수 있다.

핀란드의 포마핀(Pomarfin)은 고객이 디지탈 카메라로 발 모양을 찍어보내거나, 직영 매장에서 고객의 신체 정보를 스캐너로 읽어들인 후 공장으로 송신해 그 고객만의 신발을 제작한다. 마케팅·디자인·제조·판매 등 기업의 가치 사슬 대부분은 외부에서 조달된다. 스캐너는 핀란드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디자인 그룹이, 제조는 에스토니아의 공장이 맡는 식이다.

‘구찌(Gucci) 온라인 단독 컬렉션’에서는 다양한 컬러와 이니셜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감성이 담긴 단 하나뿐인 오피디아 토트백과 에이스 스니커즈를 디자인할 수 있다.

2017년 생산을 시작한 아디다스(Adidas) 안스바흐 공장의 핵심은 단순 자동화가 아닌, 소비자 대상의 ‘맞춤형 신발’의 스피드 생산이다. 신발끈부터 깔창, 뒷굽, 색깔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5시간 안에 1개의 제품을 생산해 1주일 안에 고객에게 배송한다.

루이비통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명품 그룹인 LVMH가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Sephora)는 개인맞춤 알고리즘, 소매 기술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적절한 화장품을 추천하고, 그것이 바로 세포라 제품이라는 사실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게 한다. 이 알고리즘은 고객을 자체 앱과 사이트에 락인(lock in)시키고 있다.

개인화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로 넘어가고 있다.

개인화가 이름, 나이, 성별 등 인구 통계학적 정보와 온라인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특성에 집중한 서비스라면, 초개인화는 개인 특성뿐 아니라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까지 데이터화하여 특정 고객이 현재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그것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매우 진일보한 서비스다.

초개인화의 이면에는 개인의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축적되면서 페르소나 뒤에 가려진 개인취향의 세분화가 가능해진데 있다. 또한 AI, DI(Data Intelligence), IOT, 빅데이터 등 스마트 기술의 발전도 초개인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앞당겨지고 디지털네이티브가 소비의 주력으로 등장하면서 극단적개인주의는 초개인화 트랜드를 창조하고 있다. 이 트랜드는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살아온 기성세대까지도 점차 개인주의를 넘어 ‘극단적 개인주의(Extreme Individualism)’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극단적 개인주의 현상은 다양한 영역에서 더욱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취미 위주로 재편되면서 성별 연령. 직업 등 사회인구학적 변수를 통해 형성되는 정체성은 점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디지털네이티브가 빠르게 가면을 바꾸어 쓰듯이 기업도 상품과 서비스의 스토리를 유연하게 바꿔가며 고객들의 변화무쌍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치열한 분석과 시도가 필요하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가면을 바꿔쓰는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기업들의 더욱 어려운 숙제가 놓여있다.

AI는 스몰데이터(Small Data)와 디프데이터(Deep Data)를 기반으로 해결사로 등장했다. AI가 나보다내(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떠한 개성을 지니는지 더 잘 알게 되고 이는 모든 선택의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 시장에서도 개인의 취향을 고려하는 것이 시장 세분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적 토대가 되고, 상품과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또한 3D 프린터 기술의 발전은 고부가 개인 맞춤형 제품(보청기, 고관절, 치아 등)과 개인화된 소비취향에 대응한 맞춤형 니치 상품 생산(맞춤운동화 구두 등)의 초개인 맞춤형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치과용 의료기기, 인체이식 의료기기, 맞춤형 치료물, 맞춤형 개인용품 등 개인 맞춤형 활용분야에서 항공기 부품 등 산업분야로 그 활용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3D프린팅뿐 아니라 개방형 제조서비스(FaaS, Factory as a Service)와 無 공장 제조 기업(Factory-less Goods Producers)의 등장은 디지털 기반의 개인 맞춤형 대량생산(Mass Customization)을 더욱 쉽게 할 것이다.

초개인맞춤 상품과 서비스 시대가 오고 있다.

크라우드 쉬밥은 ‘제4차산업혁명’에서 2025년에는 3D프린터로 제작된 자동차의 최초 생산(발생가능성 84%), 소비재 중 5%는 3D프리터로 제작(81%), 3D프린터로 제작된 간의 최초 이식(76%)을 예측했다. 이는 단 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간, 자동차, 소비제품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Alexa)가 에코(Echo)를 통해 사용자의 구매 이력, 제품 선호도, 개인 일정, 가격 비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알렉사가 에코를 통해 이야기하면, 소비자는 간단한 대답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은 기기들을 연결시켜, 고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쇼핑을 가능케 하는 초개인화된 예측형 커머스(Predictive Commerce)가 가능하게 된다.

스타벅스는 이미 회원들의 주문 정보를 포함해 시간, 장소, 날씨 같은 부가 정보를 모두 데이터화하고 이를 통해 40만 가지가 넘는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렌 오더를 도입했다.

AI스피커 구글 홈은 “헤이 구글 음악을 들려줘"라는 동일한 명령에도 가족 목소리를 각각 따로 인식해 각자 취향에 맞은 음악을 틀어 준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Spotify)는 고객의 콘텐츠 조회 및 이용 이력,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등에 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음악선호도를 정확히 분석해 세분화된 음악을 추천하는 '콘텐츠의 초맞춤화(Hyper-Customization)를 지향하고 있다.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 등은 고객의 음악성향을 분석해 음악을 추천해 자신이 좋아하는지 몰랐던 가수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낸다. 넷플릭스는 고객 선호도를 2000개 유형으로 분류해 맞춤형 추천 콘텐츠를 선보인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모두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뮤지션과 고객에게 맞는 최적의 콘텐츠를 매칭한다.

어린이 옷 정기배송업체 위틀비(Wittlebee)는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알아서 치수를 조정해 옷을 보내주고, 남성의류 정기배송업체 트렁크클럽(Truck Club)은 고객이 카메라로 옷장을 찍어 보내주면 고객 스타일에 맞는 옷을 배송하고 코디네이션도 도와준다.

초개인상품과 서비스 기반에는 AI의 알고리즘과 3D프린팅 등 스마트기술의 발전으로 개개인을 초개인화된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로 분해하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개개인별 취향은 계절별, 요일별, 시간별, 장소별, 상황별로 0.1명이하의 단위까지 나눌수 있는 초개인화가 가능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는 물류를 개인맞춤물류로 급격히 전환시키고 있다.

자라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데가는 “자라의 경쟁자는 3D프린터로 미래의 의류회사는 디자인을 팔 것!"이라 했다. 3D프린팅, ‘개방형 제조’와 ‘無 공장 제조’가 발전하면서 킨코스(Kinkos)같은 전문점이나 매장은 고객의 주문 즉시 소량의 개인 맞춤 생산과 보관, 판매, 배송의 통합기능(공장. 물류센터. 매장)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밸류 네트워킹 (Value Networking)’ 거점으로 변신할 것이다.

물류 측면에서는 먼저, 보관, 풀필먼트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물류에 적합하게 진화될 것이다.
‘개인 맞춤형 소비’는 제조의 지연전략(Postponement Strategy)을 물류에서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개인 맞춤형 생산은 이미 ‘구찌(Gucci)’ ‘오피디아 토트백’ 과 ‘에이스 스니커즈’ 등 럭셔리 브랜드까지 확대되면서 1차 대량생산은 공장에서, 2차 개인맞춤생산은 물류센터에서 하게 될 전망이다.

B2C는 극소 수요 대응이 가능한 맞춤형 생산(MTO: Make To Order)이 필요하다. 물류센터는 넉다운방식으로 생산된 모듈(부품)을 보관. 조립. 가공하고, AS와 판매까지도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B2C물류는 소량 소규모 스피드 생산이 커지면서 소량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셀(Cell)방식의 생산이 보편화되고, 소비자의 개별화된 수요와 납기(긴급배송, AS 등)를 빨리 맞출 수 있는 도심 내 소규모 물류센터가 필요할 것이다.

B2B는 ATO(Assembly to Order) 제조에서 고객의 수요에 맞춤형 조립과 부가서비스(Value Added Service)를 추가하여 최종 생산하는 기능이 강화될 것이다. 반품, 폐기와 온라인 판매, AS도 공장이 아닌, 매장과 물류센터에서 수행하는 지연전략을 취할 것이다.

‘개방형 제조서비스’와 ‘無 공장 제조 기업’이 확산되면 부품들을 물류센터에서 조립. 가공이 일반화 될것이다.

조달, 생산의 JIT시스템은 재고를 최소화시킨다. 따라서 물류센터 입지도 산업공단, 항만 인근의 대형센터 중심에서 소비자의 개별화된 수요와 납기(긴급배달, AS 등)에 대응하기 쉬운 도심내 소규모 물류센터 중심으로 수요가 늘 것이다.

둘째, 라스트마일(Last-mile) 배송과 수령(무인보관함, Pick Up Center 등)도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될 것이다.

개인별로 세분화된 도착 시간(오전, 오후, 저녁, 점심시간, 새벽, 심야, 휴일 등)과 도착 장소(집, 회사, 휴가지, 업무지, 공공장소, 카페, 역전, 도서관, 이동장소 등)를 맞추기 위해 좀더 세분화된 물류서비스를 원할 것이며, 이에 대응하는 ‘온디맨드(On-demand)’ 물류서비스가 요구된다.

개인별 편의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아마존은 무선 홈 와이파이(WiFi) 지그비로 집 잠금장치를 제어하는 ‘아마존 키(Amazon key)’를 출시했다. 택배원은 부재중인 고객의 집 앞에서 물건 바코드를 스캔하면 아마존 클라우드는 확인 후 문을 열고, 택배원의 배달 장면을 녹화한다. 이는 고객부재로 재 방문을 줄이고 상품 도난을 방지할 수 있다.

아마존은 배달원이 프레임 앱을 이용하는 고객 차량 번호판 속 보관함에서 열쇠를 꺼낸 후 트렁크를 열어 주문 상품을 넣어주는 배송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

월마트도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오거스트 홈스마트 자물쇠’ 설치 가정을 대상으로 인 홈(In Home) 배달을 실험 중이다. 배달 직원은 배송 전에 일회용 비밀번호를 받아 고객의 집으로 들어간다. 신선식품을 비롯해 냉장 또는 냉동이 필요한 식품은 냉장고에 넣어준다.

4차산업혁명과 개인주의 트랜드는 개인맞춤형 커머스를 등장시켰고, 모바일의 개인성· 휴대성· 이동성· 확장성은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쉽게하고 있다.

물류측면에서, 개인맞춤형 커머스는 세분화된 고객별 니즈에 대응하는 ‘On-demand’의 맞춤물류서비스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고객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고착화(lock-In)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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