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발견형 쇼핑과 미디어 커머스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발견형 쇼핑과 미디어 커머스 
  • 편집국
  • 승인 2021.09.0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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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미디어 커머스(Media Commerce)는 미디어(Media)와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제품 구매를 목적으로 플랫폼에 접근하는 고객을 타겟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플랫폼에 접근한 고객을 자연스레 커머스의 영역으로 이끄는 방식이다. 

미디어 커머스는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속 웹드라마, 1인 크리에이터 등 모든 소셜 채널로 확대되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는 광고를 통해 자사몰로 이동시켜 실제 구매를 일으키는 업태로 예상치 못한 쇼핑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발견적 쇼핑의 하나이다. 이는 온라인 상에서 트래픽이 많이 몰리는 SNS 채널에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전에는 광고가 존재하고 소비자가 광고를 본 뒤 구매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소파 위에서 마치 TV를 보듯 계속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구매하는 카우치 트래킹(Couch Tracking) 패턴으로 변화했다. 

소비자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한다. 일례로 당장 에어 드레서를 살 필요가 없는 사람조차도 SNS에 노출된 정보를 통해 이미 어떤 에어 드레서에 대한 선호를 갖고 있다는 뜻이고, 에어 드레서를 구매할 필요가 생겼다면 무엇을 살 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 마케터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어느 순간, 어떤 이유로 구매를 결정했는지 조차도 알기 힘들다. 고객들은 365일 24시간 쇼핑 중이라고 보는 게 맞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렇게 순간적으로 나타나 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단기간 판매를 위해 잠깐 치고 빠지는 팝업 매장이 대표적이다. 

수능과 입사, 자격증 시험장, 지역축제 행사장, 지하철 입구의 폐업정리 매장과 같이 수험생과 응원하는 사람, 축제 참가자가 많이 몰리는 장소 앞에 간단한 먹을 것, 꽃, 시험준비물을 파는 매장은 쉽게 볼 수 있다.
 
미디어 커머스는 온라인 중심의 발견형 쇼핑의 형태다.
우리는 쇼핑행태를 사전에 구매를 위한 목적 유무에 따라 목적형과 발견형으로 구분한다. 예를 들어 신상 축구화가 사고 싶어 매장이나 인터넷쇼핑몰에 갔다면 목적형 쇼핑이다. 하지만 길을 지나가다가 쇼윈도의 축구화의 디자인과 가격을 보고 갑자기 사고 싶어 구매했다면 이것은 발견형 쇼핑이다. 

오프라인에서의 발견형 쇼핑은 우리가 길을 가다가 가판대에서 물건을 사거나, 혹은 지하철내 행상인으로부터 구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온라인에서도 프린터 잉크를 구해하기 위해 쇼핑몰에 접속했다면 이것은 목적형 쇼핑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하다가 피드에 뜬 Sponsored 광고를 보고 흥미를 느껴 들어가서, 구매를 했다면 이것은 발견형 쇼핑이다. 홈쇼핑은 대표적인 발견형 쇼핑채널이다. 집에서 TV 채널을 돌리다 홈쇼핑 채널에서 순간적으로 구매를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발견형 쇼핑이다. 

우리의 생활에서 모든 의사 결정의 순간은 목적형과 발견형이 섞여 있다. 예를 들어 축구화를 사러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 갔다가, 눈에 띄는 트레이닝복을 구매할 수도 있다.

발견형 쇼핑의 매장위치는 어디가 유리한가?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오픈할 경우, 우리 상품이 다른 경쟁 상품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고유의 장점(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을 없다면 ‘내가 파는 상품을 구매하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오픈하는 것이 매출에 유리하다. 수익 구조상 임대료만 낼 수 있다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어야 높은 매출을 낼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유동인구는 접속자수, 활동자수를 말하고, 이를 트래픽으로 표현한다. 오프라인에서 장사를 할 때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오픈해야 한다면, 온라인에서는 트래픽이 높은 곳에 오픈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에서 트래픽이 높은 채널은 고객이 많이 사용하시는 SNS 채널이다. 페이스북, 유튜브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트래픽이 몰리는 곳이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기에 이런 곳에서 광고를 한다면 굉장히 효과적일 것이다. 
  
미디어 커머스는 적은 비용으로 상품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강점이 있다.
미디어 커머스는 자연스럽게 고객들도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 효과적인 설득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또한 비디오 콘텐츠를 이용해 제품을 소개해 글과 이미지보다 효과적으로 상품정보를 전달하는 강점이 있다. 

‘비디오 메시지의 강력한 효과와 행동(구매)을 촉구하는 특성은 소비자가 최종 구매결정을 내리는데 결정적 동기가 된다’는 동영상 솔루션 플랫폼 브라이트코브(Brightcove Inc.)의 ‘2014 B2B 콘텐츠 마케팅 동향 보고서’ 내용처럼, 실제로 비디오 커머스가 일반화된 미국의 경우, 비디오 커머스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증가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마케팅 기법: 미디어 커머스 Digital Marketing by GBT 2020. 4. 29)

미디어 커머스의 최대 장점은 일반 광고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그 이상의 홍보 효과와 매출 상승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비싼 모델료를 지불하고 스타를 기용해 CF를 만들지 않아도, 드라마에 협찬을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다.

강력한 무기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중 어느 하나만 사용해도 좋으나 모두를 활용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다양한 SNS 채널은 기업이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무한한 접점이 됐다. 이런 디지털 창구는 더 정교하고 정기적으로 분석되고 피드백이 가능하다.

미디어 커머스 채널에서 소비되는 콘텐츠가 사진과 영상이기에 이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 상품과 콘텐츠가 판매량이 높았다. 제품을 사용하기 전과 후의 변화가 시각적으로 명확하거나 제품의 효과를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는 ‘마약베개’ 같은 상품은 대박을 터뜨렸다. 

미디어 커머스 시장의 무게 중심이 ‘콘텐츠’, ‘바이럴’에서 ‘브랜드’와 ‘제품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부터 SNS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이등장했다. 블랭크 코퍼레이션, 데일리앤코, APR 등 대표적인 기업들의 주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미디어 커머스 시장은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2016년 창업한 블랭크(blank)는 생활용품이나 힐링제품 등을 국내 제조 기반 중소기업과 손잡고 기획해 SNS에 재미있는 콘텐츠와 함께 올려 판매하고 있는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다.

블랭크의 고객 인입 채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채널이다. 날계란판 위에 ‘베개를 놓고 깔고 앉아도 계란이 깨지지 않는 푹신한 베개’, ‘한강물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샤워기’, ‘데이트 직전 다운펌을 만들어주는 남성뷰티제품’. 모두 블랭크가 판매하는 제품과 관련된 콘텐츠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실험적이고 흥미로운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어 설립 3년 만에 1,000억 원대의 매출과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SNS 채널에 올라가는 콘텐츠에는 해당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가 함께 올라간다. 고객이 인터넷 쇼핑몰에 방문하여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면서 구매하는 방식과 달리, 블랭크는 이미 콘텐츠를 통해 상품을 사고 싶은 마음을 가진 고객을 쇼핑몰에서 맞이한다.

티몬은 자신의 매장과 고객을 넘어 소셜 미디어에서 잠재고객을 찾아 나섰다. 티몬 입점 브랜드를 알리고 상품을 팔기 위해, 상품이 아닌 콘텐츠를 들고 직접 나섰다. 티비온(TVON)이라는 미디어커머스 전용 매장에는 다양한 포맷의 커머스 콘텐츠가 있다.

티비온 라이브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여 커머스의 틀을 지녔지만 그 속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미디어 커머스로 전환 중이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영상으로 상품을 생생하게 볼 수 있으며 그에 대한 궁금점을 질문에 대해 해결을 해줄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또한 여행과 맛집 탐방 등 체험하는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로 이름을 알린 화장품 브랜드 APR 코퍼레이션(에이프릴스킨)은 창업 2년 만에 연매출 3500만 달러(약 380억원) 달성, 단일 품목 200만개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가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미디어 전략 덕이다.

주 구매층인 10~20대에게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가 모델이 돼 상품을 사용하고 효과를 보여줬다. 모바일에서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 행태를 고려해 영상 길이를 불과 1분 내외로 하고, 편집은 리드미컬하게 처리했다. 각 게시물마다 링크 삽입으로 구매좌표를 찍었다.

미디어커머스는 젊은 층의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커머스 인프라가 결합해 기존 커머스 시장 성장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팬과 인플루언서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고객과 기업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미디어커머스가 이커머스의 한계점을 보완하며, 홈쇼핑 등 관련 기업들도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소비자의 궁극적인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미디어 커머스 전문 기업까지 등장하였다

미디어커머스는 기업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D2C 모델이다.
MZ세대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 활용과 모바일쇼핑 구매가 늘어나면서 기존 e커머스 기반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미디어 커머스가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별도의 커머스 플랫폼 구축 없이 인스타그램 및 유튜브를 활용해 마케팅 및 판매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D2C 채널로서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D2C 모델은 백화점이나 대형 몰, 대형 온라인 플랫폼 등 거대 유통 플랫폼 등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커머스 방식이다. 미디어커머스도 기업이 플랫폼기업을 통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D2C 모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기업으로부터 주도권을 지키려는 제조기업 뿐 아니라 유통기업, 소상공인, 온라인 셀러, 인플루언서까지 깊은 관심을 갖을 것이다.

D2C 모델의 물류는 재고를 보관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창고(DC)가 필요하다. 고객 가까이 위치한 배송거점과 도심 풀필먼트센터도 필요하다. 

운송시스템으로는 DC와 배송 거점를 연결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 운송과 당일배송, 새벽배송, 즉시배송까지 책임지는 라스트마일(Last mile) 배송시스템과 더불어 이들을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통합물류 솔루션 구축도 필요하다. 

D2C나 구독모델의 물류시스템과 솔류션 구축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플랫폼 기업과 대형유통 기업은 쿠팡에 이어 이베이를 인수한 신세계 SSG.com은 이미 구축을 완성해 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와 유통기업들은 취급물량, 기술력, 투자비용 면에서 독자적으로 물류시스템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이들 기업은 정부의 ‘한국형뉴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스마트물류체계 구축 사업’ 중 ‘스마트 공동 물류센터 조성’과 ‘수도권 대형 E-Commerce 스마트 물류단지’ 등의 사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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