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책임 떠넘기기 바쁜 원청 '논란'
[기획]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책임 떠넘기기 바쁜 원청 '논란'
  • 김민서 뉴스리포터
  • 승인 2021.09.17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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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 줄줄이 이어진 콜센터, PTSD 후폭풍 닥쳐
아웃소싱 기업으로 책임 전가하는 원청...근본적인 방지책 마련은 없어
원청업체의 노동환경 변화 의지와 정부 대응책 마련 급선무
코로나19에 취약한 콜센터 노동자들이 집단감염으로 인한 후유증까지 앓게 되며 콜센터 노동자 노동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콜센터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인한 후유증까지 앓게 되며 콜센터 노동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김민서 뉴스리포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위기에 빠진 콜센터 업종을 두고 업무환경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콜센터는 업무 특성상 좁은 공간에 다수의 사람들이 밀집해 말을 계속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어 각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미 집단감염이 수차례 발생하고 이후 후유증을 앓는 직원도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업무환경 개선의 속도는 더디다. 이러한 가운데 원청 업체는 책임소재를 아웃소싱 기업에만 떠넘기며 발을 빼고 있어 논란을 낳고 있다. 업무환경 개선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까닭이 원청 업체의 무리한 업무 요구와 최저가낙찰제 적용 등에서 기인하고 있음에도 정작 이런 문제에 대해선 외면하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 코로나19에 취약한 콜센터? 집단감염이 낳은 후폭풍
코로나19 발발 이후 콜센터 업종의 집단감염 사태는 수차례 이어졌다. 지난해 3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 17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4월까지 ▲라이나생명 콜센터(121명) ▲천안 신한카드·신한생명 콜센터(42명) ▲고용노동부 콜센터(38명) ▲서울 강남구 콜센터(28명) ▲서울 영등포구 콜센터(27명) ▲ BF 모바일 텔레마케팅 콜센터(25명) ▲ CJ텔레닉스(22명) 등 총 24건의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졌다.

콜센터의 코로나19 집단감염 문제는 단순 확진 및 완치에서 그치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병 특성으로 알려진 후유증 증세가 콜센터 직원들에게 나타나며 집단감염으로 인한 2차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

콜센터 사업장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 정리 자료 (제공=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2020년 3월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로 알려져 있는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집단감염’의 후폭풍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직원들은 완치 이후에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앓는 등 2차 피해가 있다고 호소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의원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지난 9월 9일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개최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피해실태 조사 발표 및 토론회’에서 발표된 실태 조사 결과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온전히 담겨 있었다.

해당 보고서는 에이스손해보험 CS센터 노동자 128명 중 95명이 참여하였는데(응답자 98명 중 3명은 집단감염 사태 발생 후 입사자라 제외함),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스 손해보험 콜센터 노동자 실태조사에 응답한 95명 중 27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적극적 상담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수치로 환산해보면 28.4%에 달한다. 이는 소방관, 철도‧지하철 기관사와 같은 고위험 직정 노동자의 유병율보다 높은 수치다. 

또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던 대다수의 직원들이 현재까지도 피로감, 기억력 감퇴 등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콜센터 직원들은 ▲피로감(31명) ▲기억력 감퇴(21명) ▲탈모(21명) ▲집중력 저하(19명) ▲운동시 숨참(16명) ▲우울감(15명) ▲불안(10명) ▲근육통(8명) ▲두통(4명) ▲호흡곤란(4명) ▲가슴통증(3명) ▲기타 증상(7명) 등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기타 증상으로는 ▲후각 저하 ▲미각 저하가 각 2명 ▲관절통 ▲근육통 ▲손발톱 부서짐 ▲분노 등이 보고됐으며 무증상은 5명에 불과했다. 

실태조사단은 보고서를 통해 “감염으로부터 치료가 종결된 상태임에도 현재까지 우울, 호흡곤란, 집중력감소, 탈모 등의 증상이 절반에 가까운 분들에게 남아있어 지금이라도 심리적 지원을 비롯한 건강관리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적정인력 확보, 연차 사용에 대한 보장, 유급병가 등의 제도적 개선도 절실하다”고 밝혔다.

에이스 손해보험 콜센터 직원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이후 후유증 증세 설문조사 결과 자료 (제공=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열악한 업무환경 원인이 아웃소싱 업체? 내면 살펴봐야 
콜센터 집단감염이 줄줄이 발생하면서 집단감염 원인을 두고 원청업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하청업체에게 탓을 돌리고 있있다. 본인들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하도급 형태인 아웃소싱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악용해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에이스손해보험 측은 2020년 국정감사를 앞둔 상황에 윤미향 의원실에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문을 제출했다. 

해당 주장의 근거로 ▲집단감염은 하청업체인 ‘메타넷엠플랫폼’의 사무공간에서 발생했다는 점 ▲사무공간은 메타넷엠플랫폼이 전적으로 보유·관리하는 공간이라는 점 ▲사무공간의 배치, 운영에 대한 결정권을 에이스손해보험에서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모습을 두고 마치 꼬리자리기 식 대처라는 비판이 나온다.

근로자의 업무환경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원청-하청 업체간의 책임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대다수의 원청업체는 문제 발생 시 직접 고용 및 관리를 도맡은 아웃소싱 업체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일쑤다.

반면 하청업체의 경우 원청업체로부터 비용 절감 등의 무리한 요구가 지속되면서 결국 근로자에게 저임금, 열악한 노동환경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토로했다. 실제로 대다수 콜센터 계약은 최저가 낙찰제로 이루어지고 있고 계약서 내에는 아웃소싱 기업이 달성해야하는 콜 수의 목표치 등이 언급돼 있다. 이런 까닭에 열악한 노동환경을 제공하는 데에는 원청업체의 책임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업무 계약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웃소싱 기업들은 원청업체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를 수용할 시 콜센터 노동자에게 열악한 환경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을 면치 못한다는 것. 직접적인 작업 지시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열악한 노동환경을 조성하는데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탓이다.  

결국 갑을 구조로 형성되어 있는 지금의 구조적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하청업체보다는 원청업체의 적극적인 의지가 근로자 노동 환경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이스 손해보험 성명서 일부 사진 자료 (제공=윤미향 의원실)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에이스 손해보험 설명자료 사진 자료 (제공=윤미향 의원실)

■근로자 열악한 노동환경 해소에는 ‘원청업체’ 의지 가장 중요해 
하청업체는 원청업체로부터 도급을 받아 업무를 위탁 운영하는 구조기 때문에 결국 근로자의 노동환경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 역시 원청업체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위기는 이미 일상적인 재난이 되었다. 이렇게 장기화 된 감염병 위기를 대비해서 노동 환경은 달라져야 한다. 정부도 다양한 업무 환경을 고려한 방역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콜센터 특성 상 아웃소싱으로 운영되는 사업장인 만큼 안전한 노동환경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원청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노동환경 개선의 첫 걸음은 원청업체의 자발적 의지와 정부 차원의 제도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데는 아웃소싱을 단순히 비용절감의 차원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요구하기보다 낮은 비용에 초점을 둔 데서 비롯된다. 

고용환경이 계속해서 변화하면서 앞으로는 고용의 유연성이 어느 시대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원청 기업도 더 이상 아웃소싱을 단지 낮은 비용으로 비핵심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이들에게 특정 업무를 위탁하는 과정으로 바라보고, 갑을관계가 아닌 파트너십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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