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고사상(告祀床) 돼지머리
[전대길 CEO칼럼] 고사상(告祀床) 돼지머리
  • 편집국
  • 승인 2021.11.1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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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고사(告祀)를 지낼 때 돼지머리를 놓고 절하는 것은 설화(說話)가 그 배경이다. 
옛날 하늘세계는 옥황상제 아래에 '업(業)'장군과 '복(福)'장군이 있었다. 그런데 둘 사이가 좋지 않았다. 옥황상제는 이들의 시기와 다툼을 싫어해서 두 사람에게 탑을 쌓게 하여 먼저 탑을 쌓은 사람만 가까이 하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업’장군이 잔꾀를 부려 ‘복’장군을 이겼다. 그러나 곧 ‘업’장군이 잔꾀를 부린 게 탄로가 났다. 이에 옥황상제는 ‘복’장군을 돼지로 환생시켜서 사람들이 옥황상제께 소원을 빌 때 중개역할(仲介役割)을 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H건설사의  안전(安全)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告祀) 장면> 

이 때부터 고사상에 돼지머리가 올랐단다. 고사상의 돼지머리는 제물이 아닌 전달자를 상징한다. ‘돼지 돈(豚)’은 돌고 돌아가는 돈(錢)을 뜻하기에 고사상의 돼지 입에 돈을 물린다. 

입은 말을 잘하라는 의미다. 두 귀에 돈을 꼽는 전통은 귀로 무사고의 안전관리와 조직의 성장 발전에 관한 정보를 많이 듣고 실천하라는 의미다. 

재미난 설화(說話)를 하나 더 보탠다. ‘견원지간(犬猿之間)’이란 말의 유래를 서유기에서 찾아본다.
서유기는 중국 명나라 시대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손오공, 삼장법사, 저팔계 등이 등장하는 장편소설이다. 

옛날 옛적 '손오공'이 활개를 치고 다니며 시국을 어지럽게 하자 하늘나라에서는 '손오공'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손오공'과 대적할 상대는 옥황상제의 조카로 무술실력이 천하제일인 '이랑진군'을 뽑아 지상으로 파견했다. 

지상으로 내려온 '이랑진군'과 '손오공'은 싸움을 벌인다. 이들의 싸움은 막상막하의 혈투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둘은 더 이상 무기를 가지고 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이랑진군'은 괴물로 변신한다. 

'손오공' 역시 변신술로 응수하여 싸움을 계속 한다. 점점 치열해지는 전투 속에 '손오공'군의 원숭이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 지켜보기만 했다. 이 때를 틈타 '이랑진군'은 개떼를 풀어 원숭이들을 습격했다. 

이에 놀란 원숭이들은 무기를 버리고 뿔뿔이 흩어졌다. 서유기에 '손오공'군과 '이랑진군'의 치열한 대결 부분부터 개와 원숭이는 서로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되었다. 

오늘 날 사람들이 사이가 나쁠 적에 견원지간(犬猿之間)이라고 한다. <원숭이 엉덩이가 빨간 이유>는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먹다 흘린 떡을 개가 주워서 원숭이 항문 속으로 들어갔다. 이에 화가 난 원숭이가 개를 못 나오게 엉덩이로 막자 개가 원숭이의 엉덩이를 물어뜯는 바람에 엉덩이가 빨개졌단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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