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K방역은 있다 : K방역은 없다
[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K방역은 있다 : K방역은 없다
  • 편집국
  • 승인 2021.12.2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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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동 박사
김근동 박사

"우리는 K방역이 있다 든지 없다의 논란을 떠나 현재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 확산을 조속히 저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2~3개월전부터 위드 코로나(with corona : 단계적 일상 회복)를 실시했더니 코로나 확진자, 중증환자 및 사망자수가 갑자기 급증했다. 의료붕괴의 공포와 걱정이 확대되면서 K방역을 재차 점검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부족한 점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 뼈아프게 반성하고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서 "K방역은 없다"라는 서적까지 출간되어 K방역이 있다 와 없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K방역은 없다 라는 서적은 국내외의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인들이 모여 저술하였으며 신문, 잡지를 비롯해 유튜브 등에 위의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코로나 전염이 시작되었을 당시 정부와 의료진과 국민들이 일치단결해 신속히 대처하여 좋은 결과를 얻어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왜 충분한 준비도 없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해 최악의 코로나 혼란을 불러왔는가? 라고 강하게 항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말해 K방역은 없다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K방역이 있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작년 봄 대구의 어느 종교시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되었을 때 정부 의료진 대구 시민들은 힘을 합해 코로나 확산을 조기에 저지했다.

당시 한국이 앞선 IT기술을 사용한 코로나 확진자와 접근자 추적, 새로운 검사(드라이브인스루 등) 기법의 도입을 비롯해 민첩하게 의료시설을 확보했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봉사 의료진 행렬은 세계를 감동시켰다. 

코로나(COVID-19)가 뭐지? 라고 할 때 한국의 신속한 코로나 대처 뉴스는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때마침 의료바이오 붐과 맞물려 한국인들로 하여금 강한 자존심을 갖게 했다. 

우리는 이럴 정도로 K방역이 성공했다고 믿어 왔는데 불과 몇개월전에 위드 코로나로 국가 방역전략을 변경했다가 확진자 급증이라는 위기를 불렀다. 순식간에 코로나 혼란 사태에 접하게 되자 K방역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 대만 싱가폴 등은 코로나 확산 저지에 선방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왜 다양한 분야의 현장 임상의나 비의료 전문가의 의료전략 참여가 미흡하고 행정분야의 의료물자 지원 왜곡 등의 편향된 방역과 국가 차원의 총력방역이 되지 못했나 라는 성찰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K방역은 일본의 J방역을 크게 앞서고 있다고 믿어 왔는데 지난 10월초부터 역전되었다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인지 일본의 과학적인 J방역의 예를 들면서 K방역은 없다 라는 식의 극단적인 말까지 등장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코로나 초기 한국의 K방역은 선진국과 같이 과학적인 근거로 이루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자 선진국의 비의료 분야의 전문가들인 행동과학자 연구그룹이 의료 현장의 임상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 전염은 바이러스가 집결된 중심지에서 사람 이동을 따라 빠르게 확산된다"는 것을 밝혀내 코로나 핵심지 해체나 집단(클러스터) 감염을 막기 위해 사람의 모임을 3~4명 이하로 제한하는 조치를 국가정책으로 채택할 것을 건의한다. 한국정부도 이를 받아들여(벤치마킹) 사람의 모임 인원을 4명 이하로 제한하거나 거리두기를 엄격하게 실천했다.

코로나 감염 저지를 위해 백신이나 치료제 확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술을 믿고서 백신을 선택할까 치료제를 선택할까 국산 확보나 외국제 수입을 두고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시간이 지체되어 백신 접종의 시간을 앞당기고자 다소 열등한 백신이라도 구입한다.

일본은 코로나 발생후 인공지능AI를 사용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학술지에 공개된 20~30만건의 의학논문에 사용된 키워드를 분석했더니 백신, mRNA, 화이자, 바이오앤테크, 모데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용어가 상위에 랭크된 것을 근거로 조기에 양질의 mRNA 백신을 선주문해 충분한 백신을 확보한다. 

우리는 질병관리청-보건소 체제로 코로나 감염 저지에 나섰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은 의료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서 정부 내각이 지자체와 협력해 한정된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은 물론 신규 의료자원 확보를 서둘렀다. 정부가 코로나 정책을 설명하면 지자체의 수장인 도지사가 액션 플랜을 발표한다. 곧 이어 의료계를 대표해 나선 의사가 코로나 방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정보를 해설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의 국가 방역이 외국과 다르고 경제회복을 위해 취한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코로나 확진자 증가의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정부가 실체없는 K방역 정책을 근거없이 선택했다는 주장은 역풍을 불러올 리스크가 있다. 

요약하면 코로나 확산이라는 지금의 혼란 상황을 조속히 억제하지 못한다면 인명 피해 확대는 물론이고 K방역은 있다 없다는 논란과 나쁜 소문이 계속될 우려가 있기에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코로나 전염 확산을 조기에 저지해야 할 것이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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