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산 원장의 아름다운 뒤태] 습관과 고스톱을 쳐라
[가재산 원장의 아름다운 뒤태] 습관과 고스톱을 쳐라
  • 편집국
  • 승인 2022.01.1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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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강요하지 않았어도 자신이 한계 정하면 벗어나기 힘든 함정이나 덫이 된다
인생이나 삶은 물론, 가정이나 회사의 운명도 수많은 선택의 결과
100세 시대에 제2, 제3의 삶을 살아가려면 인생의 리모델링이 필요
습관을 바꾸려면 습관과의 고스톱에서 이겨야 한다
가재산ㆍ한류경영연구원 원장ㆍ피플스그룹 대표
가재산ㆍ한류경영연구원 원장ㆍ피플스그룹 대표

피라니아는 아마존에 서식하는 열대성 민물고기다. "아마존의 저격수"라 불릴 정도로 유일하게 육식을 하는 민물고기로 잘 알려져 있다. 피라니아란 원주민 말로 "이빨이 있는 물고기"라는 뜻이다.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며, 삼각형의 예리한 이빨로 하천을 건너는 소나 양 등을 공격해서 뼈와 가죽만을 남기고 모두 먹어치운다.

우리나라에서도 관상용으로 많이 키운다. 먹이로는 살아 있는 물고기 외에도 생닭, 돼지고기, 소고기까지 닥치는 대로 잘 먹는다. 실제로 2015년 여름 횡성군에서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던 피라니아를 저수지에 풀어놓는 바람에 큰 소동이 일어난 일이 있다. 가뭄이라 물 한 방울이 소중한 때에 중장비까지 동원해 농업용수로 쓰이는 저수지 물까지 모두 퍼낸 끝에 일단락됐다.

이 무섭고 거친 피라니아를 어항이나 수족관에 넣고 한 가지 실험을 해보면 재미있는 일을 발견하게 된다. 실험은 아주 간단하다. 먹이를 한쪽 수족관에 매달아 놓고 녀석들이 먹이를 쫓아 수족관의 한쪽 끝에 몰렸을 때 한가운데를 투명한 유리판으로 막아버리면 된다. 처음에 피라니아는 먹이를 향해 끊임없이 유리판에 돌진을 거듭한다. 이 거친 녀석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에 유리판에 돌진하는 것을 그만둔다.

깜짝 놀랄 일은 유리판을 치워버린 뒤에 벌어진다. 몇 주 후에 유리판을 치우고 먹이를 매달아 놓아도 녀석들은 유리판이 있는 곳을 넘지 않고 빙빙 돌다가 되돌아온다. 이미 넘을 수 없는 투명한 유리판에 철저히 적응해버린 것이다. 그 순간 녀석들은 틀림없이 이렇게 외치게 된다.

"여기가 끝이로군. 나는 여기서 더 갈 수 없어, 더는 해봐야 안 돼!"

많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같이 어처구니없는 피라니아를 닮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자기 함정'이나 '습관의 덫'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엔 실패라는 쓰라린 기억, 타인의 흉내 내기, 노력의 부족 때문에 시작된 한계 긋기가 당연한 도덕률로 굳어지기도 한다. 어느 누구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말라고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자신이 알아서 한계를 정하면 드디어 벗어나기 힘든 함정이나 덫에 걸리고 만다.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는 이렇게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사실 자신의 인생이나 삶은 물론, 가정이나 회사의 운명도 수많은 선택의 결과다. 이러한 선택은 습관이라는 자전 궤도를 만든다. 이 궤도는 습관이라는 덫을 만들어간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면 그냥 거기서 안주한다. 다시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생겨도 남을 탓하고 규정이나 제도를 탓하며 변화를 포기하고 살아가는 것이고, 이 정도면 족하다고 단념해버리기도 한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습관병은 의외로 대기업 근무자나 명문대 출신 등 잘나가는 사람들이나 고학력자에게 많다고 한다. 특히 이 같은 질환은 합병증을 일으키기 쉬운데, 개인 차원의 합병증도 문제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조직 안에 나타나는 ‘집단적 합병증’이다. 집단적 합병증은 기업에서는 ‘대기업 병’으로, 공무원이나 공조직에서는 일의 양과 상관없이 인원이 증가하는 소위 ‘파킨슨 법칙’으로 나타난다.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대한내과학회는 '성인병'이라는 명칭을 ‘생활 습관병’으로 개명하기로 결정했다. 내과학회는 "이 질환들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잘못된 생활 습관의 반복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므로 예방을 위해서 올바른 생활 습관을 지녀야 한다."는 인식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남과 다른 습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더 멋진 인생, 더구나 100세 시대에 제2, 제3의 삶을 살아가려면 인생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자신이 사용하던 PC도 10년이면 교체하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도 20년 이상 되면 리모델링을 하는데 정작 60년을 살아온 자기의 삶은 바꾸려 들지 않는다.

습관은 GO만 있고 STOP이 없다. 게다가 습관은 남이 스톱을 시킬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습관을 바꾸려면 습관과의 고스톱에서 이겨야 한다. 좋은 습관은 계속 고(Go)해서 내 습관으로 만들고, 나쁜 습관은 스톱(Stop)해서 하나씩 버리는 일이다.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나 시작은 할 수 있다.

나는 20년 동안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해마다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꼭 해온 습관이 하나 있다. 다음해에 Go해야 할 습관 3가지와 Stop해야 할 3가지를 정해 "습관과의 고스톱판"을 짜는 일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핸드폰에 저장해놓는다. 자주 꺼내 보면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 결과 실제로 삶의 변화가 서서히 일어났다.

해마다 Stop해야 할 단골 메뉴는 금연이었고, 덕분에 오랫동안 실패를 거듭했던 담배도 끊을 수 있었다. Go해야 할 습관으로는 평소에 걷기와 주말에 트레킹을 다니는 일이었다. 덕분에 병원에서 인공관절 시술까지 권고받았던 퇴행성관절염도 거의 사라졌다. 10여 년간 트레킹을 한 결과 아예 포기했던 등산도 가능하게 되었다. 게다가 감사한 일은 40대 후반에 대기업을 퇴직한 이후 20년 이상 인사교육 분야의 컨설팅, 강의, 자문 등을 통해 액티브시니어로 적극 활동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왕초보였던 내가 책도 30여 권을 출간한 것은 순전히 길들여진 내 습관과의 고스톱판 덕이다.

가재산
ㆍ한류경영연구원 원장
ㆍ피플스그룹 대표
ㆍ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 회장
ㆍ청소년 빛과 나눔장학협회 회장
ㆍ책과 글쓰기대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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