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빨간 리빙스턴 다리(橋)를 아십니까? 
[전대길 CEO칼럼] 빨간 리빙스턴 다리(橋)를 아십니까? 
  • 편집국
  • 승인 2022.01.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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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강원도 인제 소양강의 ‘리빙스턴(Livingston) 다리’에는 6.25 전쟁의 슬픈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 다리는 남편의 숭고한 희생을 영원히 기리기 위한 리빙스턴 부인의 아름다운 마음씨가 간직되어 있다. 그 사연인즉 아래에 같다. 1951년 6월10일, 6.25전쟁 당시 U.N군으로 참전했던 미군 제10군단 소속 리빙스턴 소위는 인제지구 전투에서 매복하고 있던 적의 기습을 받았다. 

작전상 후퇴를 위해 인북천을 건너가려고 했다. 그러나 폭우로 강물이 범람했다. 거센 물살과 적군의 무차별 사격에 수많은 부대원들이 전사했다. 그때 리빙스턴 소위도 적탄에 총상을 입고 순직했다.​                     

 <강원도 인제 리빙스턴 다리(橋)>
 <강원도 인제 리빙스턴 다리(橋)>

리빙스턴 소위는 임종 직전에 “이 강에 다리만 있었더라면 수많은 전우들이 전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국에 있는 부인에게 “이곳(인제 합강리)에 사재를 털어서라도 다리를 놓아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후 6.25 전쟁이 끝나자 리빙스턴 소위 부인이 한국을 찾았다. 고인이 된 남편의 뜻을 받들어 다리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희사했다. 그래서 1957년 12월4일, 길이 150m 폭 3.6m의 아이빔에 붉은 페인트를 칠한 목재 난간 다리를 놓고 리빙스턴 소위 이름을 따서 ‘리빙스턴 다리(橋)’라고 이름을 붙였다.

강원도 인제 주민들은 “리빙스턴 다리”라는 영어 이름이 생소하고 부르기도 쉽지 않아서 그냥 “붉은색 페인트칠한 다리” 또는 “빨간 다리”라고 불렀다. ​세월이 흘러 리빙스턴 다리는 목재 시설이 낡고 다리 폭이 좁아서 차량통행에 불편하고 어려웠다. 

1970년 12월, 육군 207공병단이 길이 148m 폭 7m의 콘크리트 교량을 새롭게 건설했다. 다리 내부와 주변에는 군인 조형물 들이 설치되어 있다. 판초우의를 쓰고 총을 들어 사격자세로 사주경계를 하거나 총격전을 하는 모습이다. 

이는 1951년 6월 리빙스턴 소위가 이끄는 군인들이 이곳에서 폭우로 인한 인북천 범람과 적의 기습으로 크게 패했을 때 군인들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강원도 인제읍에서 원통, 속초, 설악산 방향으로 약 2km를 가면 인북천(仁北川) 위의 ‘리빙스턴 다리(橋)’가 나온다.   

강원도 인제의 리빙스턴 다리를 지날 적에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우다가 전사한 Livingston 소위와 수많은 전사자들의 명복(冥福)을 빌자. 감사하는 마음가짐으로  묵념(黙念)을 올리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빨간 리빙스턴 다리’의 유래를 꼭 기억해야 한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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