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피터와 늑대(Peter and the Wolf)
[전대길 CEO칼럼] 피터와 늑대(Peter and the Wolf)
  • 편집국
  • 승인 2022.03.1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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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1936년,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i Prokofiev/1891~1953)’ 작곡가는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고 알기 쉬운 음악을 작곡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노래가 ‘피터와 늑대(Peter and the Wolf)’란 관현악곡(管絃樂曲)이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i Prokofiev/1891~1953)’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i Prokofiev/1891~1953)’

1937년 미국에서도 초연되어 큰 호평을 얻어 널리 퍼졌다. 자작의 동화에 붙여진 아름다운 음악에 의해 악기나 그 특색이 자유로워서 청취자를 이해시키는 이 음악은 영국 ‘Edward Benjamin Britten..1913~1976)’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The Young Person’s Guide to the Orchestra)>과 나란히 어린이를 위한 음악으로 유명하다. 

악기 편성은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파곳·호른·트롬본·팀파니·탬버린·트라이앵글·심벌즈·작은북·캐스터네츠·북과 5부의 현이다. 관악기는 호른이 3대 나머지는 1대씩이다.

소년 피터는 아침 일찍 푸른 목장에 나갔다. 새들이 지저귀고 있으며 집오리는 연못에서 놀고 있다. 새와 오리가 싸움을 하는데 고양이가 와서 작은 새를 노려본다. 그 곳에 걱정하던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늑대가 나오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라며 피터를 집으로 데리고 간다. 

회색빛의 늑대가 숲에서 나오며 더디게 도망치는 집오리를 쫓아가서 오리를 한 입에 집어 삼킨다. 또 다시 고양이와 작은 새를 노려보면서 늑대가 나무 주위를 빙빙 돌고 있다.피터는 문 뒤에서 이 모습을 보고 있다가 커다란 그물을 갖고 와서 돌담을 기어오른다. 그는 새들에게 “늑대의 머리 위를 빙빙 돌도록 하라”고 말한다. 

기회를 노리다가 그물을 던져 늑대를 잡아 버린다. 사냥꾼들도 달려오고 피터를 선두로 사냥꾼과 늑대 그리고 할아버지와 고양이가 동물원을 향해서 당당하게 행진한다. 이들의 머리 위에서는 작은 새들이 즐겁게 지저귄다. 늑대의 뱃속에서는 통째로 삼켜진 집오리가 가악가악~하며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이 곡의 연주에 앞서 해설자가 등장한다. 

인물의 주제와 그것을 맡는 악기를 소개한다. 우선 주인공인 피터는 현악 4중주가 맡고 제1바이올린이 Andantino로 피터의 주제(악보 1)를 연주한다. 작은새는 플루트, 고양이는 클라리넷, 집오리는 오보에, 늑대는 3대의 호른, 항상 중얼중얼 꾸짖는 말을 하는 할아버지는 파곳, 사냥꾼들의 총소리는 팀파니가 맡는다. 

곡은 해설자의 이야기를 곁들이며 이들의 주제를 교묘하게 접속하여, 묘사 풍으로 즐겁게 전개된다. 

늑대와 관련한 두 가지 이야기를 붙인다. 

첫째,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Wolf) 이야기다.  
19세기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초식동물을 해치는 늑대를 없애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리고 풀과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토양에 비료를 뿌리고 흙을 갈아엎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개체 수는 줄어들고 이로 인해 지반이 약해지는 문제까지 생겼다. 그 이유는 바로 늑대 수의 감소로 나무의 잎을 먹는 사슴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결국 1955년, 미국 정부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늑대를 방사했다. 그 후 나무가 자라나면서 토양이 쏠리지 않고 강의 흐름이 안정되어 양서류의 개체 수가 늘어나는 등 다시 생태계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둘째, 툰드라(Tundra)의 늑대(Wolf) 이야기다.  
유럽 상인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툰드라 지역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원주민과 교류하며 사냥을 배운다. 하루는 그들 중 한 사람이 사냥을 하고 돌아오는데 늑대가 따라왔다. 위협을 느낀 상인은 고기 한 덩이를 던져주었다. 

며칠 후 또 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늑대가 네 마리로 늘어났다. 그래서 지난번보다 더 많이 고기를 던져주었다. 그때부터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따라오는 늑대의 무리가 계속해서 늘어났다. 

결국 유럽인들은 그곳에서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원주민으로부터 쫓겨났다. 배고픈 늑대에게 사람을 따라가면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는 이유에서였다. 

'툰드라의 늑대 이야기'는 우리에게 섣부른 양보는 상대에게 더 큰 양보를 기대하게 만든다는 교훈을 일깨워준다. 

최근 어린이 동화책, <<강아지 똥>>, <<구름 빵>>이 어린이와 학부모들에게 많이 팔려서 저자의 인세(印稅)가 1년에 수 억 원에 이른단다. 따라서 순수 문학 장르인 시, 수필, 소설 보다는 동화(童話) 쓰기를 권(勸)하는 시류(時流)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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