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정말 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제발 이러지 맙시다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정말 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제발 이러지 맙시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4.01 07: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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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회장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회장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수행기관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다. 실제로 조사를 시작하기 전 비정규직노동센터에서 협회를 방문해 노조가 있는 콜센터만 조사를 하면 결과가 왜곡될 수 있으니 다른 기업들도 조사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분에게 2008년에도 인권위가 ‘콜센터 텔레마케터 여성비정규직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발표 자료를 보고 그때 회원사들이 모여서 한 얘기가 언제적 얘기를 하는 지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해 하며, 아직도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곳이 있냐 하며 의아해 했었던 적이 있다. 

어디에선가 그렇게 운영을 하고 있으니 발표를 했겠지만 정상적으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텔레마케터 실태조사였으니 직원 몇 명 데리고 불법 DB를 받아 전화권유판매하는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조사로 인해 인권위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인권위의 조사에 협조해도 제대로 보여줘도 결과적으로 그들이 발표하고 싶어하는 숫자만으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해 가면 자기들 입맛에 맞는 부분만 편집해 말한 사람의 의도와는 전혀  방송을 내보내듯이 인권위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어디서 열악한 상황만 보고 그것을 전체인 것처럼 발표해 상담사들이 자괴감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드리지 못했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협회의 의견을 전달했기에 이번에는 어느 정도 현실을 반영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인권위에서 발표한 자료를 읽어보면서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이 제도권내에서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들인지 의아심이 들었다. 

이런 조사를 통해 인권위가 기대하는 무엇일까? 컨택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사들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근무하기를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대부분의 상담사들에게 자괴감을 갖게 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들의 진의가 무엇일까?
내가 컨택센터 산업에 몸 담은 때가 1997년 2월이다. 그리고 2008년에 KT 주도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사)한국텔레마케팅협회를 설립했다. 지금이 2022년 4월이니 25년이 되었다. 

1997년도만 해도 지금처럼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이 거의 없고, 전화권유판매를 하는 아웃바운드 TM위주여서 대부분의 상담사들이 비정규직이었다. 그래서 이직율이 매우 높았다. 이직율이 5~10%였으니 1년이면 모든 상담사들이 바뀐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다 한 기업이 용감하게 정규직화를 시도했고 이직률이 잡히는 것을 보고 다른 기업들도 따라서 정규직화를 따라했다. 지금은 정상적인 기업에서 근무하는 상담사라면 모두 정규직이다(무기계약직 포함). 

그런데도 아웃소싱기업에서 근무하는 상담사들은 원청사의 비정규직이라고 분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아웃소싱기업은 대기업이며 상장사도 많다. 그리고 컨택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정부나 공공기관 그리고 대기업들이다. 중소기업은 아직까지 고객센터를 운영할 정도로 고객의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컨택센터의 근무환경은 어떤 기업의 사무실보다 좋다. 단지 몇가지 개선해야 할 것이 있지만 말이다.

첫째, 적정 임금을 받게 하고 싶다. 
제대로 된 철저한 실태조사를 통해 상담사들이 기업에 기여한 가치를 평가해 그에 걸맞는 임금을 받게 해야 한다.

둘째, 감정노동자라는 나쁜 이미지를 벗게 해주고 싶다. 
컨택센터에 전화를 걸어 언어폭력을 구사하는 못난 고객은 3진 아웃, 성희롱하는 나쁜 놈은 원 스트라이크로 고소와 고발을 하고 있는데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의 2에 감정노동자를 고객응대근로자로 바꾸고 사업주에게 철저히 직원들을 보호하라고 법에 규정하면서 못난 고객들이 갑자가 싹 사라질 수는 없지만 정말 느끼지 못할 정도로 줄어든 것만은 사실이다.

이것을 제로화하기 위해서는 언어폭력을 하거나 성희롱하는 고객의 정보를 암화화하여 모든 고객센터에 배포하여 언어폭력 전력이 있는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시스템이 알아서 보호받아야 할 상담사가 아니라 민원팀으로 전화를 돌려 상담사를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다. 그런데도 누구도 이것을 시행하려는 의지가 없는 듯 해서 안타깝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으로 컨택센터에 근무하는 상담사의 인권을 증진시키고 싶다면 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괜히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담사들에게 비현실적인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결과를 발표해 자괴감을 느끼게 하지 말기를 정중히 요청한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
(사)푸른아시아(기후위기 대응 NGO 환경단체) 이사

(사)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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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물정 2022-04-01 12:10:22
우물안 개구리

다른세상에사는사람 2022-04-01 10:12:30
당연하겠지만 이글을 쓴사람은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사람이거나 우리나라의 컨택센터의 현실을 모르는사람이겠다. 나는 군대를 전역하고 40이 된 지금까지 수많은 컨택센터에서 일을 해왔다. 그러나 어디에도 글쓴사람(이런사람이 컨택센터 산업협회 회장이니 내가 그렇게 고생한것같다) 이 말하는 정상적인 컨택센터는 없었다. 대기업통신사3사 도급업체부터 정규직업무도 해보았으며 외국계기업의 도급업체에서 외국계콜센터도 경험해보았다. 어디에도 상담사의 인권이 존중되는 곳은 없었다. 나는 항상 회사가 내거는 인센티브를 만원이라도 더받기위해 화장실조차도 눈치보며가야하는 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고 그것에 대해서 내가 노조를 만들어 바꾸기전까지는 지금 회사도 그랬다. 꿈꾸지마라 당신이 보는 세상은 굉장히 왜곡된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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