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동물과 인간의 수면시간(睡眠時間)
[전대길 CEO칼럼] 동물과 인간의 수면시간(睡眠時間)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4.13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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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지구상 동물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얼마나 될까?
기린과 아프리카 코끼리는 하루에 약 2시간, 말은 3시간, 소는 4시간 정도로 잔다. 이와 달리 개와 고양이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잔다. 사자는 약 13시간, 호랑이는 약 16시간을 잔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호주 동남부 유칼리나무 숲에서 주로 서식하는 포유류 동물인 코알라(Koala)는 하루에 약 20시간 잠을 잔다.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에 비해서 대체로 잠을 적게 잔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초식동물에게 수면시간은 천적에게 드러날 수 있는 위험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수면 방식도 다양하다. 말(馬)을 비롯한 일부 발굽이 있는 포유류는 누워서 잘 여건이 안 되면 눕지 않고 발로 선 채로 잠을 잘 수 있다. 

그리고 홍학이나 두루미 등 일부 새는 한 발로 서서 잠을 잔다. 이 새들은 주로 습지에 사는데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 머리와 한쪽 발은 몸속에 파묻고 한쪽 발로만 몸을 지탱하며 잠을 잔다. 

뇌의 절반씩 번갈아 잠을 자는 동물들도 있다. 이런 현상은 주로 새나 고래, 물개, 바다사자 등 물에서 사는 포유류에서 나타난다. 반구수면을 하면 한쪽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적의 접근을 알아차릴 수 있다. 또 물속에서 잠을 자는 동안에도 숨을 쉬려고  수면(水面) 위로 올라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수면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서울대학교 체력과학연구소와 조선일보가 공동으로 기획한 조사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100세 이상인 어르신 72명을 인터뷰 한 결과다. 우리나라 100세인들은 하루 평균 9시간 잠을 자며 절반 이상(76%)이 낮잠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마다 낮잠을 자는 어르신은 54%이며 간혹 낮잠을 자는 어른신은 22%였다.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자는데 지장이 있을 거라는 주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잠을 자는 것이 중요함을 알아보았다. 

스위스 로잔대학교 연구팀이 낮잠에 관해 연구했다. 성인 약 3,462 명을 대상으로 5년 동안 추적, 조사를 보면 낮잠을 자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심장마비, 뇌졸증, 신부전증, 심혈관 질환 등 혈관질환의 위험률이  48%까지 감소했다. 수축기혈압인 높은 혈압도 약 5.3~6까지 떨어진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과 아테네 의과대학 연구팀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이 낮잠을 자지 않는 사람들 보다 심근경색에 걸릴 확률이 30%가 낮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국립정신신경센터의 타카하시 키요사 박사팀은 낮잠과 알츠하이머 성 치매의 관계를 조사했다. 하루에 습관적으로 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 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1/3 정도로 떨어짐을 알아냈다. 

미국과 독일 그리고 이스라엘에서 낮잠에 관한 연구를 했는데 인간의 신체는 생물학적으로 오후에 짧은 숙면을 취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다고 한다. 미국 브라운 의과대학 연구팀은 인간의 뇌는 오후 1시에서 5시 사이에 일정 시간 낮잠을 필요로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머리를 많이 쓰는 직장인과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낮잠을 통한 휴식이 필수적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낮잠을 자는 유럽인이나 남미(南美)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북미인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한다. 

이탈리아 그리스등의 지중해 연안 국가와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월남 등 동남아 국가 사람들이 이른 오후에 자는 낮잠과 낮잠 자는 시간이 '시에스타(Siesta)'이다. 그들이 낮잠을 즐겨서인지 성격이 낙천적이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 수면과 사람 몸의 면역 체계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우리 몸의 척추와 관절에서는 평상시 쉴 새 없이 작은 염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이 염증을 자동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그런데 하루 중 몸의 염증을 제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시간은 밤에 잠을 잘 때이다.

평소 잠을 잘 못자거나 회사 일로 인해서 수면이 부족하면 우리 몸에 염증 반응이 증가하여 목,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직업상 야간 근무가 많은 근로자, 병원 의사와 간호사, 비행기 정비사, 경찰관, 소방관 등의 경우 나이가 젊은데도 불구하고 퇴행성 척추증이 가속되어서 목, 허리 디스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들이 일할 적에 일하고 잠을 잘 적에 잠을 잘 수 있는 직업을 사람들이 선호한다. 

편안한 몸 상태를 위해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옷은 최대한 편하게 입고 특히 긴 팔소매 옷을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좋다. 참고로 성인 기준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이 좋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고혈압, 당뇨병, 치매, 비만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편안한 침대와 소파 등 수면산업(睡眠産業)이 점차 부상(浮上)하고 있다.  

끝으로 잠을 잘 적에 꾸는 꿈에 관한 싱거운 유머를 적는다. 
사오정이 날마다 악몽에 시달렸다. 꿈에서 귀신에게 쫓기는데 귀신으로 부터 도망가기 위해 문을 계속 밀면서  도망을 쳐야만 했다. 마지막 문이 더 이상 밀리지 않아서 귀신에게 잡히는 꿈을 꾸곤 했다. 

참다못한 사오정은 용하다는 꿈 해몽하는 사람을 찾아갔다. 그는 꿈속에서 밀리지 않는 문을 만나면 문 위쪽을 바라보라고 했다. 그날 밤, 사오정이 또 다시 꿈을 꿨다. 마지막 문이 밀리지 않아서 문(門)의 위쪽을 보았더니 이렇게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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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지 말고 당기시오(Don't push, Pull it)~!!!"라고.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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