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물류카풀, 공동물류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물류카풀, 공동물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4.25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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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코로나19 팬테믹이후 차량용 반도체 대란, 미국 동부항만 중심의 물류대란, 수에즈 운하사태, 요소수대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대도시 재봉쇄로 이어진 글로벌 위기는 과거와 달리 하나 위기가 종식된 후 새로운 위기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위기가 진행되는 중에 다른 새로운 위기가 계속해서 겹쳐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장기화,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인상 등 동시다발적인 복합 악재가 다가오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라는 퍼펙트스톰(perfect storm)이 기업의 경영환경을 크게 악화시키면서 전세계 국가와 기업은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생산 위축과 경제활동 제약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예상하지 않은 코로나19 특수로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댈 곳이 없는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원가 부담은 커졌지만, 상품 가격에 이를 모두 전가할 수 없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기업들의 고민이다. 

대한상의는 4월14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 발표에서 응답 기업(제조기업 304곳)의 31.2%는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고, 66.8%는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ESG의 바람과 코로나19 등 공급망 불안이 겹치면서 ‘물류 카풀’이 주목을 끌고 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승용차를 함께 타는 카풀처럼 물류업계에도 '카풀(Carpool)'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인력(노동력)이나 운송수단, 물류센터, 보관설비, 정보시스템 등 물류활동에 필요한 제반 자산을 공동 이용하는 공동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류카풀, 즉 ‘공동물류’란 물류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고 친환경 물류활동을 위해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물류활동을 말한다.

공동물류의 장점은 먼저 물류비용의 절감이다.
공동물류는 여러 화주의 소규모 물량을 모아 대량으로 만들어 규모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대량보관, 대량수송과 대량처리를 통해 단위당 물류비용을 대폭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단독기업이 처리해야할 물량이 크게 증가해도 대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공동대응을 통해 개별회사별 거래량의 기복을 서로 보완하여 평준화에 의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둘째, 물류 서비스(품질)의 향상과 안정 공급이다. 
물류서비스에 동원되는 자산(차량, 시설, 물류거점, 인원)의 공동 이용을 통해 그 규모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정보화, 자동화 등을 통해 물류효율과 서비스 수준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셋째, 물류영역 ESG에서 가장 큰 이슈인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한다.
온실가스 저감은 물류영역 ESG에서 가장 큰 이슈이다. 물류활동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등의 소모량이 많아 자원과 에너지 낭비, 환경 저해 요소가 많다. 운송부분이나 물류센터내 보관, 상하역 부분에서 온실가스 저감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또한 사회부문에서는 산업 안전에서 물류산업은 열악한 작업 환경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동물류는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의 낭비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필환경의 주요 추진 활동이 될 것이다. 

공동물류는 당사자뿐 아니라 지역사회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류는 (생)산지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효율적인 이동에 관한 활동으로서 운송, 보관, 하역, 포장 활동과 지원 활동으로 유통가공, 정보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류활동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등의 소모량이 많아 자원과 에너지 낭비, 환경 저해(오염) 요소가 많다. 

하지만 공동물류는 중복 수행하던 여러 기업의 물류를 공동으로 수행하면서 물류센터의 중복투자와 개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배송 차량수의 감소와 차종의 대형화를 통해 물류효율의 향상 향상시키고, 공동투자를 통해 무인화, 자동화, 기계화 투자에 대한 채산성 향상시키고, 생력화를 통해 인력을 줄여 구인난을 해소하고, 환경 친화적인 물류가 가능하게 한다.

참여기업은 물류자산(인력, 차량, 시설, 시스템 등)의 가동율 향상, 공차율 감소, 적재율 향상 등 업무효율 향상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중소 제조나 유통기업들은 공동물류를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등 실질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공동물류를 통해 인력난의 해결, 작업의 간소화, 물류자산의 낭비를 줄여 자산 투자액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 물류 서비스 수준의 향상과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

상품을 배달받는 수화주(점포)는 중복하여 납품하는 납품횟수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여러 차량에 의한 점포의 혼잡 해소와 인수인계 시간을 줄여 판매에 전념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쾌적한 쇼핑공간을 만들어 판매를 늘릴 수 있게 한다.  

소비자입장에서 공동물류는 배송차량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낭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공동배송은 주택가 상점가 등의 교통체증이 완화되고, 배송차량 감소로 배출 가스를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가치에 부합한다. 무엇보다도 물류비용 절감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억제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지자체 중심의 공동물류 정책도 계속 수립되고 추진 중이다.
정부는 탄소중립, 기업은 ESG차원에서 기존 자원의 활용 극대화를 위한 공동물류 정책의 수립, 지원과 실행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제주도의 ‘제주형 공유물류 플랫폼 구축사업’은 도서지역 특성에 따른 높은 물류비 등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공유물류 통합플랫폼을 구축하여 이용자와 공급자 간 물류거래 서비스(매칭·역경매, 결제), 시설정보 공유서비스 등도 추진하는 사업이다.

둘째, 서울시는 주민들의 공용 공간을 활용하여 택배 등 배송을 위한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를 조성하여 가정까지 공동배송서비스를 실증할 예정이다. 또한 소상공인을 위해 노량진·마장동 등 재래시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도입해 보관 중인 농축수산물 등의 신선상품을 즉시 출고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시장 신선상품 빠른 배송’ 서비스를 검증할 계획이다.

셋째, 인천시의 '공유물류망 구축을 통한 당일배송 서비스사업'도 2022년도 국토교통부의 '디지털 물류서비스 실증사업'에 선정됐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실시간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물류창고가 아닌 주차장 등을 활용해 화물차량 간 상품을 전달·배송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공동배송 서비스를 실증할 예정이다.

넷째, 김해시 '바이오 의약품 콜드체인 물류체계 구축사업'은 의약품 스마트 공유물류센터 도입을 통해 특화산업인 의약품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콜드체인 물류망을 마련하고, 인근 제약사와 의료기관 등을 연계하는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명분의 개별 기업 물류서비스 경쟁은 우려할 만하다.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몰고온 뉴노멀 시대에는 비대면, 공유 등 새로운 트랜드에 맞는 생활 밀착형 맞춤물류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소량 주문과 빠른 배송, 배송장소의 지정, 배송시간의 지정, 조립, 설치, 반품, 회수 등의 물류 서비스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고객의 편리성과 코로나19로 택배물량 증가로 서울시내에서만 택배차량(6,300대)은 일일 28만km 운행으로 3.2t의 오염물질 배출 중이다. 택배화물차 운행 증가에 따른 교통·환경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배달건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앱 업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단건배달’이 대세를 이루며 경쟁을 격화되고 있다. 

또한 유통 〮플랫폼 기업이 다품종, 소량, 다빈도, 빠른 배송을 위해 경쟁적으로 조성한 도심내 소규모물류센터(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 MFC)도 물류의 낭비, 비효율, 환경 저해 등 부작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한 ‘즉시배달’용 도심내 개별 물류센터의 확충은 환경파괴, 소음, 공해, 교통체증과 위험을 동시에 가져오고 있다. 

공동물류는 필(必)환경(Green Survival)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ESG는 이제 개별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국가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환경이슈에서는 친환경을 넘어 환경을 반드시 생각하는 ‘필(必)환경 Green Survival’ 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며 필환경 트랜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공동물류는 확고한 글로벌 트렌드인 필(必)환경(Green Survival) 및 녹색물류(Green Logistics)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공동물류는 운송, 보관, 하역, 포장 활동에서 배출가스를 줄이고, 포장재도 줄이는 동시에 자원의 재활용, 폐기물의 감소, 에너지의 절약 등을 실현하는 것이다.

물류부문의 필환경 활동은 공동물류와 차량의 대형화, 교점의 집약화, 트럭수송의 해운과 철도로의 모덜쉬프트(Modal Shift), 등 여러 추진활동이 있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활동은 공동물류로 차량의 적재율 향상, 공차운행 감소, 복화의 활성화, 보관효율의 향상 등을 통해 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4차산업시대에는 공동물류가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의 낭비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필환경의 주요 추진 활동이 될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생활 편의와 환경친화, 물류비 절감, 물가상승 억제라는 여러 목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생활밀착형 공동물류서비스도 가까운 미래 새롭게 등장할 것을 기대해 본다.

이상근(ceo@sylogis.co.kr)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ㆍ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ㆍ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ㆍ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ㆍ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ㆍ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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