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커먼스 기반의 공유물류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커먼스 기반의 공유물류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5.0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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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 팬테믹, 빅블러, MZ세대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뉴노멀시대는 물류 영역을 보다 넓히고 있다. 까다로워진 기업고객과 자기주장이 뚜렷한 소비자는 좀 더 빠르고, 편리하고, 저렴하면서 내게 꼭 맞춘 물류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이처럼 물류는 공급사슬(Supply Chain)을 넘어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제조나 유통기업은 고객과 소비자마다 최적화된 맞춤물류 제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조나 유통기업은 원하는 물류서비스를 전문 물류기업에 3PL(제3자물류)형태나, 택배 등 기능별, 부문별 아웃소싱을 통해 풀 수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 대형 물류기업 외에는 개별기업 차원에서 물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다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아마존과 쿠팡 등으로 대표되는 플랫폼기업은 기존 물류기업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개인맞춤형 물류서비스 수준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 기업은 소비자 배달을 물류영역으로 보지 않고 고객경험의 중요한 접점 서비스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 수준(배달시간, 반품 등)을 충족하기 위해 직접 라스트마일(Last mile) 서비스를 수행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화주(제조, 유통)기업은 자체물류망을 구축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부 기업은 D2C(Direct to Consumer)를 위해 플랫폼기업을 떠나 독자적인 물류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은 기존 물류기업을 통해 물류서비스를 수행할 수 밖에는 없다. 

◆물류기업간, 화주와 물류기업간 공동물류는 비용절감과 서비스 향상, 환경친화적이다.
기존 물류기업도 기업고객과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극히 일부 대형물류기업 외에 대부분의 중소물류기업에게는 역부족이다. 

이런 면에서 물류기업은 공동물류와 공유물류에 기반을 둔 ‘탄력적 물류 네트워크’ 구축으로 핵심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공동물류는 물류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고 친환경 물류활동을 위해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물류활동을 말한다. 운송수단이나 물류인력, 물류센터, 보관설비, 정보시스템 등 물류활동에 필요한 제반 자산을 공동 이용하는 활동이다. 

탄력적물류네트워크 구축은 화주들을 모아 시행하던 공동물류를 물류기업간, 화주와 물류기업간의 공동물류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물류기업간, 화주와 물류기업간 공동물류는 비용절감과 서비스 향상 등의 장점이 있다.
먼저 물류비용의 절감이다. 

공동물류는 여러 물류기업과 화주의 물량을 모아 규모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대량보관, 대량수송과 대량처리를 통해 단위당 물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참여기업이 자산을 공동으로 활용하면서 개별기업의 처리 물량 증가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공동대응을 통해 참여기업의 거래량 기복을 서로 보완하여 평준화에 의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둘째, 물류 품질의 향상이다. 
물류서비스에 동원되는 자산(차량, 인력, 시설, 물류거점)의 공동 이용을 통해 물류 처리규모를 향상시킬 수 있다. 정보화, 자동화 등을 통해 물류효율과 다빈도 배달, 빠른 배달, 소량배달등 물류 서비스 수준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셋째, 공동물류는 중복투자를 줄일 수 있다. 
기업의 개별물류를 공동으로 수행하면서 배송 차량수의 감소와 차종의 대형화를 통해 보관면적당,배달차량당 물류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물류시설의 공동투자를 통해 무인화, 자동화, 기계화가 쉬워져, 현장 인력을 줄이고 작업강도를 낮춰 구인난도 해소할 수 있다. 공동투자로 자금부담을 감소시키고 수익도 향상시킬 수 있다. 

넷째, 물류센터의 중복 개발도 줄일 수 있어 환경 친화적인 물류도 가능하게 한다. 
유통기업, 플랫폼 기업이 소량, 다빈도, 빠른 배송을 위해 경쟁적으로 조성한 도심내 소규모물류센터(MFC)는 물류의 낭비, 비효율, 환경 저해 등 부작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 

도심내 개별 물류센터의 확충은 환경파괴, 소음, 공해, 교통체증과 위험을 동시에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공동물류센터는 중복 개발도 줄일 수 있다. 또한 공동물류로 주택가와 상점가 등의 교통체증이 완화와 배송차량 감소로 배출 가스를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가치에 부합한다. 

◆공유물류도 물류기업간, 물류기업과 화주기업간으로 확대될 것이다
공유경제(共有經濟; sharing economy)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로런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말이다. 

공유경제가 확대되면 스마트폰, 웨어어블 디바이스, 일용 잡화, 속옷 등 극히 일부 상품만 소유한다. 대부분 상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까지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공유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공유경제는 거래 형태에 따라 크게 ‘쉐어링’, ‘물물교환’, ‘협력적 커뮤니티’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자신의 공간을 여행자에게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나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 등이 널리 알려져 있는 ‘협력적 커뮤니티’ 공유경제이다. 

실리콘밸리, 동경 스마트시티 등에서는 이미 ‘공유 플랫폼’이 구현되고 있다.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상품과 서비스는 ‘소유’에서 ‘공유’로 ‘공유’에서 ‘구독’으로 전환되고 있다. 

ICT 기반의 클라우드 소싱을 통한 물류 공급자-수요자 매칭은 수요자가 제공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2015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수많은 클라우드 컴퓨터와 이세돌 개인의 대결로 볼 수 있다. 이세돌은 크라우드 컴퓨터를 이겨본 유일한 인간이다. 그 만큼 클라우드의 힘은 강하다. 

ICT 기반의 클라우드 소싱을 통한 물류의 공급자와 수요자 매칭은 수요자(기업, 개인)와 공급자(물류기업이나 개인) 사이에서 물류서비스를 매칭하는 것이다. 이 시장에서는 수요자가 제공자 역할을 동시에 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반인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플렉스(Amazon Flax)’, ‘딜리브(Deliv)’, ‘우버이츠(UberEats)’, ‘쿠팡 플렉스(Cupang Flex)” 등이 있다.

뉴노멀시대에는 전업 배달자 외에 일시적인 휴직, 휴업자 외에 출퇴근과 출장, 여행 등 모든 이동시 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동하는 모든 사람이 배달이라는 공유경제에 참여할 수 있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매일 어떤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한다. 이 이동은 지역 내 움직임일 수도 있고 지역을 넘어 조금 더 멀리가는 여행일수도 있다. 피기비(Piggy Bee) 등은 이러한 대중의 여정을 통해 새로운 공유경제 배달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물류창고와 시설, 인력을 유휴 시간에 타사와 공유하고 사고파는 공유 배달서비스와 보관서비스는 물류기업간, 물류기업과 화주기업간으로 확대될 것이다.

보관서비스는 기존 물류창고내 유휴공간을 공유하고 사고파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한국의 ‘마이창고’, 일본의 ‘오픈로지(Open Logi)’와 영국의 ‘Stowga’ 등이 크라우드 기반 공유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토어엑스(Store X)’, ‘클러스터(Clutter)’ ‘쉐어마이스토리지 (ShareMyStorage)’, ‘커비홀(Cubbyhole)’ 등은 일반인의 유휴 보관 공간을 공유경제의 보관서비스에 제공하고 있다. 

공급자(제공자)는 물류창고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수요자(이용자)는 별도의 물류창고를 보유할 필요가 없어 환경 친화적이며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 아마존은 ‘벤더 플렉스(Vendor Flex)’를 통해 별도로 아마존이 창고를 보유하지 않고도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벤더 플렉스는 아마존 직원이 P&G 등 제조회사 또는 유통회사의 물류센터에서 포장과 배송을 완료한다. 

이밖에 직원들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퇴근길에 배달하는 월마트의 ‘퇴근배송제’도 기존 자산 활용(직원 배송)을 통한 ‘탄력적 물류 네트워크’ 사례로 들 수 있다.

◆커먼스(Commons, 공유재) 기반의 ‘공유물류 플랫폼’이 구축이 필요하다.
물류활동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와 자산은 항만과 공항시설과 물류단지, 물류창고, 터미널 등 물류시설, 화물차량, 컨테이너, 물류장비 등 하드웨어와 통신망, ICT기반의 소프트웨어가 있다. 

이들 시설과 장비, 통신망 등은 개별 물류회사가 단독 소유하거나 전용으로 사용하던 경직적 물류 네트워크에서 벗어나야 한다. 

뉴노멀시대에는 물류도 정부와 지자체, 물류, 유통, 제조와 서비스기업 등 다양한 물류 주체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커먼스(Commons, 공유재) 기반의 하이브리드(Hybrid)형 조직인 ‘공유물류 플랫폼’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항만, 공항, 도로 등의 인프라와 물류단지, 물류센터, 터미널과 같은 공유물류시설과 표준형 ICT(정보통신기술) 구축 등 물류플랫폼의 커먼스(공유재)에 투자를 확대하고 공유와 협력의 원칙이 준수되도록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중소 물류기업은 커먼스기반의 공유물류플랫폼을 통해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하고 기업마다의 핵심역량을 더하여 건전한 물류생태계 구성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중소 물류기업의 물류서비스 경쟁력은 국내 화주기업의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수직적 협업관계에 있는 대형 물류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류기업의 99%와 95%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중소물류기업은 부족한 자금력으로 인해 대단위 투자가 필요한 물류 인프라를 자력으로 구축에 한계가 있다. 

중소물류기업들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커먼스 기반의 물류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 

◆중소물류기업은 전문분야별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공유물류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중소물류기업은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수평적, 수직적 협업 구조를 만들어 건전한 물류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는 물류기업, 특히 중소물류기업이 커먼스기반의 공유물류플랫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공유물류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이다. 정부에서는 물류 수요가 풍부한 수도권과 지방에 위치한 철도부지, 유수지 등을 활용한 공공물류센터 구축을 검토중이다. 

스마트공동물류센터에 ‘행복주택’ ‘보금자리 주택’ 개념을 도입해 중소기업 공공임대전용 센터로 구축한다면 많은 중소물류기업들의 경쟁력 향상과 물류서비스 능력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중소물류기업의 열악한 배송망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동배송망을 통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주도로 중소물류기업 뿐 아니라 중소제조, 유통기업까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공용 물류 정보시스템도 개발도 필요하다. 

물류기업들도 개별적으로 구축한 물류시설, 장비, ICT, 인력 등의 일정 부분을 제공자이자 사용자로써 이를 공유하고 공동 이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저비용, 고품질의 물류운영시스템을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중소물류기업들은 수평적 협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를 구성하여 전문분야별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중소물류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생태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예측할 수 없는 속도와 방향으로 변화하는 뉴노멀 시대에 우리 경제는 혁신주도형 경제 성장으로 전환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 따라서 제조, 유통, 금융, 서비스, 플랫폼, 물류기업 간, 그리고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업 간 관계도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창의적 관계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뉴노멀 시대엔 극도로 개별화되고 파편화된 고객의 니즈(Needs)에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유연한 ‘탄력적 물류 네트워크’ 확보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될 것이다. 

따라서 물류기업, 화주기업, 플랫폼기업, ICT기업, 정부, 지자체, 대학 등의 협력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상근(ceo@sylogis.co.kr)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ㆍ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ㆍ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ㆍ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ㆍ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ㆍ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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